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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 속 교회법10: 인간 구원 전제로 세속 간섭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1-09-27 조회수2,212 추천수0

[한영만 신부의 생활 속 교회법] (10) '인간 구원' 전제로 세속 간섭

 

 

‘세속사물에 대한 교회의 간접권한’(potestas indirecta)은 루터에 의한 종교개혁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대응으로서 트렌트 공의회에서 주창된 교회론이다. 즉, 가톨릭 교회는 교회의 관할권은 단지 교회 내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교회와 국가 사회와의 접경지역에 있다고 볼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서 자신의 권한 행사를 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교회직무 서임권이나 혼인문제, 성직자의 군 입대 문제, 학교의 신앙교육문제, 교회재산문제 등에 대해서 교회는 자신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예를 들자면 인간의 생명공학부분도 마찬가지로 이에 해당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주제들은 인간 구원을 위하여 교회가 간과할 수 없는 문제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이러한 문제들을 그냥 세속의 정치 권력자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교회의 이러한 입장을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는 것은 국가권력의 몫이겠다. 자신의 권력을 통하여 이런 문제들의 해결규범들을 인간구원을 배제한 상태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것도 국가권력이 갖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이 ‘세속사물에 대한 교회의 간접권한’ 이론의 바탕에는 교회가 자신의 목적과 그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에 있어서 국가보다 우월하다는 입장을 전제하고 있다. 왜냐하면 교회는 인간의 궁극적 목적인 ‘영원한 구원’이라고 하는 초자연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권한은 교회가 하느님으로부터 직접 받은 권한이라고 여겼다.

 

개신교 지역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이제 가톨릭 교회지역에서도 국가 종교화경향이 짙게 나타나게 된다. 다시 말해서 교회가 국가 군주의 예속 하에 들어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국왕은 자기 지역에서 가톨릭 교회의 보호자처럼 처신하게 되었고 그럼으로써 교회는 온전한 자신의 자유를 잃어가게 되었다.

 

[가톨릭신문, 2009년 3월 15일, 한영만 신부(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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