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만 신부의 생활 속 교회법] (16) 하느님 - 인간 일치 위한 교회 노력 세상에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봉사하는 교회의 모든 사명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세상사물에 대한, 교회의 거룩하게 하는 사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은 하느님을 위하여 태어났으며 하느님께로 돌아가야 할 운명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를 위해 교회는 하느님께로 인간을 이끄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그리고 교회의 여러 가지 수단을 통하여 인간은 하느님과 깊은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 그 일치를 통해 세상 사물을 거룩하게 해야 한다. 공의회는 이러한 교회의 사명을 다음과 같이 포괄적으로 설명한다.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뜻은 사람들이 마음을 합하여 현세 질서를 개선하고 끊임없이 완성해 나아가는 것이다. 현세 질서를 이루는 것들, 곧 삶의 행복, 가정의 선익, 문화, 경제, 예술과 직업, 국가제도, 국제 관계 그리고 이러한 것들의 발전과 진보 등 이 모든 것은 인간을 그 궁극 목적으로 이끄는 수단일 뿐 아니라 … 하느님께 받은 고유 가치를 지니고 있다. … 이러한 것들의 자연적 선성(善性)은 인간과 이루는 관계에서 그 특수한 품위를 갖추게 된다. … 역사 속에서 현세 사물은 심각한 악습으로 잘못 쓰여 왔다. 그것은 원죄에 물든 인간이 참 하느님, 인간 본성, 도덕률의 원칙과 관련하여 자주 많은 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의 관습과 제도가 부패하고 때로는 인간 그 자체마저 짓밟히게 되었다. 현대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연과학과 기술의 진보를 과신한 나머지 현세 사물을 마치 우상으로 섬기며, 그 주인이 아니라 오히려 노예가 되어 버렸다. 사람들이 현세 질서를 바로 세우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힘껏 도와주는 것이 온 교회의 임무이다”(평신도 교령 7항). 또한 “그리스도의 구원 활동은 인간 구원을 그 목적으로 하며 모든 현세 질서의 개선도 포함한다. 따라서 교회의 사명도 그리스도의 복음과 은총을 사람들에게 가져다 줄 뿐 아니라, 현세 질서에 복음 정신을 침투시켜 그 질서를 완성하는 것이다”(평신도 교령 5항). 하지만 교회라는 조직을 통해서만 인간에 대한 봉사, 세상 사물에 대한 성화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에 대한 봉사는 교회라고 하는 조직을 통해서만이 아니다. 교회를 구성하는 개별 신자들, 즉 세상에서 그 고유한 소명을 수행하도록 불리운 평신도들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오히려 세상에서의 사회관계 문제들에 대한 사명은 평신도의 고유한 몫이라고 말해도 좋을 듯하다. [가톨릭신문, 2009년 4월 26일, 한영만 신부 · 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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