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만 신부의 생활 속 교회법] (17) 평신도의 본성과 사명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평신도 교령」은 다음과 같이 평신도의 역할을 강조한다. “평신도는 현세 질서의 개선을 고유 임무로 받아들이고, 그 질서 안에서 복음의 빛과 교회 정신의 인도를 받아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며 확고하게 바로 행동하여야 한다. 평신도는 시민으로서 전문 지식과 고유한 책임감을 지니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협력하며 어디서나 모든 일에서 하느님 나라의 정의를 찾아야 한다. 현세 질서는 그 고유 법칙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더 높은 그리스도교 생활의 원리에 맞게, 그리고 다양한 시대, 장소, 민족의 상황에 알맞게 개선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도직 활동 가운데 그리스도인의 사회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거룩한 공의회는 이 운동이 현세의 모든 분야와 문화에 펼쳐지기를 바란다”(평신도 교령 7항). 공의회 교회헌장 31항도 이러한 평신도의 정체성에 대하여 아주 분명하게 표명하고 있다. “평신도들에게는 세속적 성격이 고유하고 독특하다. … 평신도들의 임무는 자기 소명에 따라 현세의 일을 하고 하느님의 뜻대로 관리하며 하느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것이다. 평신도들은 세속 안에서, 곧 각각의 온갖 세상 직무와 일 가운데에서, 마치 그들의 삶이 짜여 지는 것 같은 일상의 가정생활과 사회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거기에서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아, 자기의 고유한 임무를 수행하며 복음 정신을 실천하고 누룩처럼 내부로부터 세상의 성황에 이바지하며, 또 그렇게 하여 무엇보다도 자기 삶의 증거로써 믿음과 바람과 사랑으로 빛을 밝혀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분명하게 보여 준다. 그러므로 평신도들이 특별히 하여야 할 일은 자신들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모든 현세 사물을 조명하고 관리하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일이 언제나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이루어지고 발전하여 창조주와 구세주께 찬미가 되도록 하여야 한다”(교회헌장 31항). 앞선 공의회 문헌에서 분명히 언급하고 있듯이 평신도의 고유성은 바로 그들이 매일 생활하고 있는 일상과 관련된 세상, 곧 세속의 일들을 복음의 빛으로 처리하는데 존재한다(참조: 교회헌장 33,36항 평신도 교령 2항). 끝으로 평신도 교령 2항에 나온 평신도의 고유한 임무인 세속에서의 복음적 생활증거에 대한 표현을 되새겨 보기로 하자. “평신도들은 복음화와 인간 성화에 힘쓰며 현세 질서에 복음 정신을 침투시켜 그 질서를 완성하도록 노력하여 실제로 사도직을 수행한다. 이렇게 평신도들은 그 활동으로 현세 질서 안에서 그리스도를 분명하게 증언하며 인간 구원에 봉사한다. 세상 한가운데에서 세속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 평신도의 신분이므로 바로 평신도들은 그리스도인 정신으로 불타올라 마치 누룩처럼 세상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도록 하느님께 부름 받았다”(평신도 교령 2항). [가톨릭신문, 2009년 5월 3일, 한영만 신부 · 가톨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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