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만 신부의 교구살림 해설 (1) 무엇이 교회 재산인가?
영적 · 현세적 재산 함께 사용 교회는 영적 존재인 동시에 이 지상에서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조직된 단체로, 영적 재산과 현세적 재산을 함께 사용한다. 교회의 영적 재산으로는 하느님의 은혜와 성인들의 공로, 성사적 은총 등도 포함되며, 또한 이 세상의 경제적 가치로도 환산될 수 있는 현세적 재산도 지닌다. 현세적 재산은 교회의 사명 수행을 위해 다양한 사도직 활동 등을 통해 사용된다. 이러한 재산의 사용과 관리, 양도 등은 교회법과 그 교회가 위치한 국가의 법을 준수한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교회의 재산이 어떠한 법 절차와 원칙 등에 따라 사용돼야 하는지 그 올바른 방향을 짚어본다. 교회에도 재산이 필요한가? 만약 필요하다면 무엇을 위한 것이고, 그 소유의 한계는 어디까지 있는가? 이에 대해 응답하려면 교회가 가르치는 교회 본성에 대해서도 이해가 필요하다. 특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밝히고 있는 ‘현세 재화’에 대한 근본 원칙들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회헌장 8항에 따르면 “교회는 볼 수 있는 단체인 동시에 영적 공동체로서 교계 제도로 조직된 단체인 동시에 그리스도의 신비체”이다. 지상의 교회와 천상의 보화로 가득 찬 교회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실제로 이해될 것이 아니라, 신적이고 인간적인 두 요소가 합성된 하나의 복합적 실체를 구성한다는 말이다. 이는 그리스도의 인간적 본성이 말씀 안에 취해졌고, 그리스도 안에 서로 분리될 수 없이 하나로 결합된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사목헌장 76항은 “현세 사물과 이를 초월하는 것과는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기에 교회 자신은 고유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 현세적 재물을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교회 재산이냐 아니냐의 기준은 그 종류보다는, 그 재산이 속해 있는 명의가 교회 공법인에 속하느냐에 따라 정의할 수 있다. 교회 공법인만이 교회의 이름으로 사명을 실현하기 때문이다. [가톨릭신문, 2011년 4월 24일, 한영만 신부(서울 홍은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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