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 해설 20] 추기경(349-359조)
“거룩한 로마 교회의 추기경들은 특별법의 규범에 따라 교황 선거를 대비하는 소임이 있는 특수한 단체를 구성한다. 또한 추기경들은 중대한 문제들을 다루기 위하여 함께 소집되는 때에 합의체적으로 행동하여 교황을 보필하거나, 또는 개별적으로 수행하는 여러 가지 직무로 특히 보편 교회의 일상 사목에 교황을 도와 드림으로써 교황을 보필한다.” - 349조.
교회는 초세기부터 로마 제국의 원로원을 모방한 자문 기관을 설치하고 있는데 추기경단이 바로 교황의 자문기관으로서 설치된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에서 로마 원로원의 특색인 진홍색 옷을 추기경들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cardinalis(추기경)라는 용어는 5세기에 처음 등장하는데 문의 돌쩌귀(cardo, 문지도리)에서 유래된 말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자’를 뜻합니다. 당시 로마에는 25개의 주요한 성당이 있었는데 이들을 추기성당(중추성당)이라고 불렀고, 각 성당의 수석사제를 추기경(중추자)이라고 호칭하였습니다. 그레고리오 대교황(590-604년) 때에 교회법 용어로 채택되어 역사적 변천과정을 거쳐 11세기부터는 교황의 최고 측근자들이고 후임 교황의 선출권을 독점하며, 실제로 후임 교황이 그들 중에서 선출되는 최고위 성직자를 뜻하게 되었습니다.
추기경은 적어도 탁덕품(사제품)을 받았고 학식과 품행과 신심과 업무 처리의 현명이 특출한 남자들 중 교황이 자유로이 선발합니다. 아직 주교가 아닌 이들은 주교 축성을 받아야 합니다(351조).
교황을 보필하기 위한 통상적인 업무는 ‘교황청’이 담당합니다. 그러나 신앙적 중대한 사안의 자문이 필요하거나 세속에서의 교회의 행위에 관한 큰 방향에 대해 논의할 때는 세계 여러 지방에서 선발된 주교들이 모이는 ‘주교 대의원 회의’(342조)가 개최됩니다. 그러나 더욱 중대한 문제에 관하여 교황에게 자문과 정보를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한 단체’가 추기경단입니다. 주교단과는 달리 추기경들은 신정 제도(하느님이 만드신 제도)가 아니라 교회의 법률로 설정된 제도에 따른 교회 지도자들입니다.
추기경들은 각자 여러 임무를 수행함으로써 세계 교회의 일상 사목에 교황을 보필할 뿐 아니라, 교황의 명령으로 소집되고 사회되는 추기경 회의 곧 ‘추기원 회의’를 통해 교황을 보필하고(353조) 개별적으로도 교황이 부를 때마다 로마로 가야 합니다(356조). 또한 추기경들은 교황 선거 특별법의 규정에 따라 교황을 선출할 의무와 권리가 있습니다(349조).
[2010년 6월 6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가톨릭마산 11면, 김정훈 도미니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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