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 해설 23] 교구(또는 그에 준하는 개별 교회)의 성격(369-374조)
“교구는 주교에게 사제단의 협력을 받아 사목하도록 위탁되어 자기 목자에게 밀착하고 그에 의하여 복음과 성찬을 통하여 성령 안에 모여서 개별 교회를 구성하여, 그 안에 하나이요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 오는 그리스도의 교회가 참으로 내재하며 활동하는 하느님 백성의 한 부분이다.” - 369조.
교구는 개별 교회의 단위이자 기준입니다. Dioecesis(교구)는 본래 가정의 살림을 뜻하는 용어였는데 이 용어가 로마법에서 도시(국가)에 종속되는 행정 구역을 뜻하는 말로 채용되었습니다. 도시에 종속되는 구역을 서로마에서는 ager 또는 territorium이라고 일컬은 반면에 동로마에서는 dioecesis라고 일컬었었습니다.
사도들에게는 관할 구역이라는 한계가 없었으나 그들의 후계자들인 주교들에게는 관할 구역의 한계가 있습니다. 초세기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도읍에 설립되었었고 인근에 사는 개종자들도 전례거행 때 자연히 도읍의 공동체에 합류하면서 도읍에 정주하고 있는 주교의 영향력이 미치는 한계가 교구의 경계로 간주되었습니다.
교구에 있어 ‘구역’은 본질적 구성 요소는 아니고 다만 교구의 경계를 정하는 요소일 뿐입니다. 교구의 본질적 구성 요소는 주교가 사제단의 협력을 받아 사목하도록 그에게 위탁된 하느님 백성의 한 부분 곧 ‘신자 공동체’입니다.
교구(또는 준교구)는 원칙적으로 속지적(屬地的)입니다. 경계가 명확한 구역 안에 사는 모든 신자들이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그 공동체의 영적 지도자는 그 개별 교회의 교구장입니다(372조 1항). 그러나 그 구역 안에 동방 예법이나 언어가 다른 신자들이 존재하여 그 특수 신자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가 그 교구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없다고 사도좌가 판단할 때는 동일 구역 내에 또 다른 개별 교회가 속인적(屬人的)으로도 설정될 수 있습니다(372조 2항). 바로 개별 교회의 본질적 요소는 구역이 아닌 신자 공동체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교구나 기타의 개별 교회든지 본당 사목구들로 분할되어야 합니다(374조 1항). ‘본당 사목구’는 그 사목이 교구장의 권위 아래 본당 사목구 주임에게 맡겨진 ‘개별교회 내에 고정적으로 설정된 일정한 신자들의 공동체’입니다(516조). ‘감목 대리구’ 또는 ‘지구’는 인근 여러 본당 사목구들이 결합된 구역입니다. 이 결합은 1917년 법전에는 의무 규정이었으나 현행 법전에는 교구장의 재량에 따른 다양한 선택 사항입니다(374조 2항).
[2010년 7월 4일 연중 제14주일(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경축 이동) 가톨릭마산 11면, 김정훈 도미니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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