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 해설 77] 일과 전례 기도(성무일도) (1173-1175조)
“교회는 그리스도의 사제 임무를 수행하면서 일과(전례) 기도를 거행하고 이로써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께 귀를 기울이고 구원의 신비를 기억하며 노래와 기도로 하느님을 끊임없이 찬미하고 온 세상의 구원을 간구한다.” - 1173조.
성무일도(officium divinum)는 ‘하느님께 대한 의무’라는 뜻으로써,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이 날마다 바치는 기도가 중대한 임무임을 강조하는 표현이며, 성무일과(hora canonica)는 ‘교회법적 시간’이라는 뜻으로써,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날마다 시간에 맞추어 기도해야 할 의무를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이 두 용어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까지 사용되던 것이며, 현재는 ‘일과 전례 기도(liturgia horarum)’라는 용어로 더욱 통용됩니다. 이는 ‘시간의 전례’라는 뜻으로써, 성직자들과 수도자들 특히 수도승들이 일과 기도를 공동체의 노래로 창하는 ‘전례 행위’로 바쳐야 함을 강조하는 표현입니다.
일과 기도는 고대로부터의 교회의 공적 경배의 일부입니다. 주님께서 항상 기도하라고 분부하신 대로(루카 18,1) 하루의 매시간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목적으로 설정되었습니다. 일과 전례 기도는 기도 집회에 참석하여 공동으로 바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러나 일과 기도를 개인적으로 바치는 경우에도 혼자서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온 교회의 공적인 영속적 찬미에 자기 목소리를 합치는 것입니다.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은 일과 전례 기도를 바칠 의무가 있습니다(1184조 1항). 그래서 성직으로 나아가는 신학생들은 하느님의 교역자들이 교회의 이름으로 자기에게 맡겨진 백성 전체를 위하여 또한 온 세상을 위하여 하느님께 간구하는 일과 전례 기도를 거행하도록 양성됩니다(246조 2항). 신자들도 각자의 형편대로 교회의 행위로서의 일과 전례 기도에 참여하도록 간곡히 요청됩니다(1174조 2항).
하루를 참으로 성화하기 위해서나 영적 이익을 얻으면서 시간경을 바치기 위해서는 교회법적 본 시간에 가장 가까운 때에 그 시간경을 바쳐야 합니다(전례헌장 94항). 동녘에 첫 햇살이 나타날 때 바치는 아침기도는, 성 바실리오의 표현에 의하면, “우리 정신과 마음의 첫 움직임을 하느님께 봉헌하기 위하여” 드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낮이 기울어 저녁이 될 때 바치는 저녁기도는 “그 하루 동안 우리에게 주어진 은총과 우리가 올바로 행한 것에 대해 감사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낮기도는 삼시경, 육시경, 구시경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세 시간경 중 낮에 자신이 바치기에 제일 잘 맞는 시간경을 택할 수 있습니다. 끝기도는 자정이 지난 후라도 밤의 휴식을 취하기 전에 바치는 하루의 마지막 기도입니다.
[2011년 12월 11일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가톨릭마산 11면, 김정훈 도미니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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