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 해설 81] 거룩한 장소(1205-1213조)
“거룩한 장소란 하느님 경배나 신자들의 매장을 위하여 전례서가 이 목적으로 규정한 봉헌이나 축복으로 지정된 장소다.” - 1205조.
거룩한 장소(locus sacer)란 하느님 경배나 신자들의 매장을 위하여 전례서가 이 목적으로 규정한 봉헌이나 축복으로 지정된 장소를 말하며, 같은 목적으로 쓰이나 봉헌이나 축복이 아니된 장소는 경건한 장소(locus pius)라고 일컫습니다. 봉헌은 성당과 제대를 장엄하고 확정적 형식으로 거룩한 장소로 영구적으로 지정하는 예식이며, 축복은 성당이나 경당이나 이동 제대를 덜 장엄하고 비확정적 형식으로 거룩한 장소로 비영구적으로 지정하는 예식입니다.
거룩한 장소에 대한 봉헌의 집접자는 교구장(또는 법률상 그들과 동등시 되는 이들)입니다. 교구장 자신이 봉헌식을 집전할 수 없는 경우에는 사목에 협조하고 있는 다른 주교(부교구장 주교나 보좌주교)에게 집전을 위임합니다. 그럴 수 없는 경우에는 탁덕에게 위임할 수 있으나 그때에는 특별위임을 하여야 합니다(1206조).
거룩한 장소에 대한 축복의 집전자는 직권자입니다. 즉 교구장, 준교구장, 교구장 직무 대행, 교구장 대리, 수도회 장상입니다. 그러나 성당의 축복은 교구장 주교에게 유보됩니다. 필요한 경우 다른 사제에게 위임할 수 있습니다(1207조).
성당의 봉헌과 축복의 증명을 위해, 문서를 작성하여 그 등본의 한 부는 교구청에 또 한 부는 그 성당의 문서고에 보관을 합니다.
거룩한 장소에는 경배와 신심과 종교의 행위를 실행하거나 증진시키는 데 이바지하는 것만 허가되고, 장소의 거룩함에 맞지 아니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직권자는 사목적, 사회적으로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장소의 거룩함에 상충되지 아니하는 다른 용도를 임시 조치로만 허가할 수 있습니다(1210조). 예를 들면 저속하지 않은 음악회 장소로 사용될 수 있겠고 전쟁이나 긴급한 경우에 병원이나 대피소나 임시 수용소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거룩한 장소에 대하여는 교회의 권위가 존중되어야 합니다. 즉 교회의 권위는 거룩한 장소에서 자기의 권력과 임무를 자유로이 집행합니다. 이를 교회의 면속권이라고 합니다. 1917년 법전에는 면속권과 함께 교회의 비호권, 즉 교회로 피신해 온 범인은, 교회의 동의 없이는 체포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규정되어 있었으나 현행 법전에서는 명시적 규정은 없습니다. 그러나 종교의 성역은 사회적 인정을 받는 특권이며 사회의 요청이기도 합니다.
[2012년 1월 22일 연중 제3주일 가톨릭마산 11면, 김정훈 도미니코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