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아 놀자] 성사생활에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궁금해요 : 안녕하세요. 신부님, 저는 작년에 세례를 받은 신자입니다. 성사생활에 고민이 생겨서 이렇게 연락드립니다. 저는 10년 전 신자와 성당에서 관면혼을 올렸으나 생각했던 혼인생활과는 너무도 달랐기에 결혼생활을 지켜내지 못하고 작년 초에 이혼했습니다. 힘든 마음을 신앙에 기대고자 성당을 찾게 되었고 그 해 세례를 받았습니다. 전 남편은 다른 여자와 다시 결혼을 하였습니다. 저도 새롭게 만나는 분이 생겼고, 그 분은 신자이며 미혼입니다. 앞으로 둘이 결혼을 계획하게 된다면, 성사생활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깊은 사이로 발전하기 전에 마음을 정리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이 많이 됩니다. 신부님, 혹시 저와 새롭게 만나는 사람과 성사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으며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많이 바쁘실테지만 답변 부탁드리겠습니다.
대답입니다 : 자매님, 교회법의 제일 마지막 조문 내용을 알려드릴게요. “최상의 법은 영혼들의 구원이다.”(제 1752조 참조) 이 말마디 안에는, ‘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서’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것이지요. 교회법은 신자들을 속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자들을 돕기 위해 존재합니다.
물론 자매님의 문제도 해결방법이 있습니다. 일단 성당에서 관면혼인이나 성사혼인을 하셨다면, 그 혼인에 대해서는 교회법원에 와서 혼인 무효판결을 받으셔야 새로운 혼인을 맺을 수 있습니다. 교회법원에서 일하시는 신부님들께서는 당사자와 상대방, 그리고 증인들의 진술과 증언을 청취하고 혼인에 대한 판결을 내리시게 됩니다. 이때 무효판결을 내리면, 혼인 시초부터 무효임을 판결하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자매님도 관면혼인을 하셨기 때문에 교회법원에 혼인 무효소송을 제기하시고, 무효판결을 받아야 지금 사귀는 분과 새로운 혼인을 맺으실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 내용을 보면, 신자인 전 남편이 다시 혼인을 하였군요. 그렇다면 이미 전 남편이 교회법원에서 자매님과 맺었던 혼인에 대해서 혼인무효판결을 받았다고 추정이 됩니다.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일 전 남편이 먼저 무효판결을 받았다면, 자매님은 새로운 혼인을 맺기에 아무런 장애가 없는 자유로운 신분이 되는 것이지요. 자매님, 새롭게 출발하셔서 하느님의 축복 안에서 행복한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가톨릭신문, 2013년 12월 15일, 신동철 신부(안동교구 남성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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