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답하고] 제 딸이 본당 아닌 다른 곳에서 혼인 성사를 하겠다고…
묻고 : 제 딸이 오랫동안 사귀던 남자친구와 결혼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저희 가족은 수원교구 정자동본당에 다니고 있고 신랑이 될 바오로는 서울대교구 돈암동성당에 다닙니다. 사정이 있어서 결혼식은 명동성당에서 하고자 합니다. 성당에서는 결혼 준비가 복잡하다고 하던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하고 : 정성들여 키운 따님이 드디어 결혼을 한다고 하니 얼마나 행복하십니까? 따님의 혼인을 축하드립니다. 하느님께서 내려주시는 축복 속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시기를 빕니다. 흔히, 성당에서의 혼인이 복잡하다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혼인식이 자주 있는 일이 아니지만, 조금만 알면 복잡하지 않습니다.
혼인이 결정되면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이 혼인 날짜와 장소이겠지요. 세상에서는 길일을 택한다고 하는데 우리 신앙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지요. 모든 날이 다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날이 아닐까요? 혼인을 하면 안 되는 날은 특별히 없지만, 본당의 상황이나 교회의 전례 시기 등을 고려해봐야 할 것입니다. 예전엔 주일에는 안됐지만, 요즘은 주일에도 혼인식을 하기도 합니다.
날짜와 연관되는 것이 바로 장소입니다. 예전에는 신부(新婦)에게 자신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본당에서 식을 올릴 우선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신랑과 신부가 속한 본당 어디서나 식을 올릴 수 있습니다. 서로 상의하여 좀 더 나은 곳을 선택할 수 있지요. 자신이 속한 본당에서 혼인을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본당이 신축중인 경우처럼 특별한 상황에는 어려움이 있지요. 그래서 제3의 성당에서 혼인식을 하기로 정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본당에서 혼인을 하지 못할 특별한 상황이 있다면, 이에 대해서 미리 본당 신부님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은 교양 있는 신앙인의 모습이겠지요. 따님의 경우는 제3의 본당에서 하는 경우가 되는군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시겠지요. 본당 신부님의 양해를 얻고, 혼인식을 거행할 성당에서도 허락을 얻었다면 이제 서류를 준비합니다. 준비할 서류는 많지 않습니다. 예비부부의 혼인관계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만 준비하시면 됩니다.(참, 혼인관계증명서를 발급받을 때, 혼인관계 전체가 다 나오는 것을 해달라고 해야 합니다) 이 서류를 준비한 후, 교구에서 진행하는 혼인강좌(수원교구는 가나혼인강좌라고 말합니다)를 두 사람이 같이 받고 이수증을 받아오시면 됩니다. 각자가 자신의 본당 사무실을 통해서 본당 신부님과 면담을 하시면 나머지는 사무실에서 준비를 해드립니다. 자신의 본당에서 혼인하는 것이 아니면 ‘소속 본당 사목구 외 성당에서의 혼인 허가서’도 본당신부님이 준비하실 것입니다. 서류가 준비되고 본당신부님과의 면담이 끝나면 사무실에서 모든 서류를 혼인 봉투에 넣어서 드릴 것입니다. 각자가 자신의 혼인 봉투를 혼인이 거행될 성당에 내면 됩니다. 참, 혼인식 주례를 어느 신부님이 하실 지를 먼저 본당신부님과 상의하는 것은 신앙인의 상식이겠지요?
[외침, 2014년 4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김길민 신부(광주성당 주임, 교구 사법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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