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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활 속의 교회법44: 어떻게 이제까지 제가 범한 수많은 죄에 대한 책임인 벌이 모두 사해질 수 있나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7-28 조회수4,880 추천수0

생활 속의 교회법 (44) 어떻게 이제까지 제가 범한 수많은 죄에 대한 책임인 벌이 모두 사해질 수 있나요?

 

 

교회법은 ‘대사(大赦, indulgentia)는 죄과에 대하여는 이미 용서받은 죄에 따른 잠시적 벌(잠벌)에 대한 하느님 앞에서의 사면(赦免)이다. 합당한 마음 자세로 규정된 일정한 조건들을 채우는 그리스도교 신자는 구원의 교역자로서 그리스도와 성인들의 보속 공로의 보고를 권위 있게 분배하며 적용하는 교회의 도움으로 대사를 얻는다(교회법 992조).’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죄에 따른 응분의 잠시적 벌에서 일부만 풀리는 것은 부분대사(部分大赦, indulgentia partialis)이고 전부 풀리는 것은 전대사(全大赦, indulgentia plenaria)’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교회법 993조).

 

대사에 대한 교회법 규정을 통해 전대사 조건을 이행한 우리의 공덕으로 인하여 이제까지 세상을 어둡게 한 모든 악행에 대한 책임인 벌을 면제받는 것이 아니라, 하늘의 창고에 무수히 쌓여있는 그리스도와 성인들의 보속 공로를 은총의 분배자인 교회를 통해 우리가 무상으로 받아서 사면을 누리게 되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사의 수여권은 천국의 창고 열쇠를 지니고 있는 교종(교황)에게만 있고 그 외에는 법률이나 교종으로부터 대사 수여권을 부여받은 이들만 줄 수 있습니다(교회법 995조). 따라서 전대사를 위해 교종님의 지향대로 기도(보통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 다른 기도도 가능)를 바친다는 것은 교종님을 위해 기도를 바친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에게 전대사를 주고자 하시는 교종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를 바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보통 전대사의 조건을 보면 ① 대사를 얻겠다는 의사가 있어야 하고 ② 대사 수여의 취지에 따라 지정된 선행을 정해진 시기에 합당한 방식으로 이행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③ 고해성사를 하고 미사에 참례하여 영성체를 한 후에 교종님의 지향에 따라 기도를 해야 합니다. 이 중에서 지정된 선행을 하는 것이 전대사를 받기 위한 행위 조건이라면, 고해성사를 하고 미사에 참례하여 영성체하는 것은 전대사를 받기 위해 은총(그리스도/교회와 일치된)의 지위에 있어야 하는 상태 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사를 얻기 위해서는 영세자로서 파문 처벌자가 아니어야 하며 적어도 규정된 선행이 끝나는 때 은총의 상태에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교회법 996조).

 

따라서 만일 하루에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전대사를 얻기 위해 어제 돌아가신 어머님을 위해 전대사 조건을 채운 후 고해성사를 하고 미사에 참례하여 영성체한 후에 교종님의 지향대로 기도를 바쳐서 전대사를 받았고, 오늘 다시 돌아가신 아버님을 위해 전대사 조건을 채운 후에, 특별히 하루 사이에 지은 죄(악행)가 없어서 주님과 단절된 죄의 상태가 아니라 주님과 일치된 은총의 상태를 누리고 있다는 윤리적 확신이 서면 고해성사 없이 미사에 참례하여 영성체를 통해 주님과 일치를 이루고 교종님의 지향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를 바쳐서 전대사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하루 사이라도 죄의 상태에 놓였다고 판단된다면 당연히 전대사를 얻기 위해서 미사 전에 고해성사를 청해야 할 것입니다.

 

[2018년 7월 29일 연중 제17주일 가톨릭제주 4면, 황태종 요셉 신부(제주교구 사법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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