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 해설] 성체성사 편 (3) 영성체 ■ ‘영성체’는 무엇인가요? 영성체(領聖體, Holy communion)는 미사 중에 그리스도의 거룩한 몸인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시는 것을 말합니다. ■ 영성체를 입으로 해도 되나요? “영성체는 혀로나 손으로 자유로이 할 수 있다.”(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 제87조) ⇒ 주님의 몸인 성체를 신자들의 혀에 얹어주는 영성체 방식은 오랜 세기 동안 이어온 교회의 전통적인 관습입니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손으로 영성체하는 것도 허락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 주교회의의 결정에 따라 영성체하는 이의 선택에 따라 손으로 성체를 받아 모실 수 있습니다.(미사경본 총지침 161항) ■ 평신도가 성체를 신자들에게 분배해줄 수도 있나요? “① 영성체의 정규 집전자는 주교와 탁덕과 부제이다. ② 영성체의 비정규 집전자는 시종자와 제230조 제3항의 규범에 따라 위탁된 다른 그리스도교 신자이다.”(교회법 제910조) ⇒ 일반적으로 성체 분배는 사제와 부제의 역할이지만, 교역자들이 부족한 곳에서는 평신도들이 성체를 분배할 수도 있습니다(교회법 제230조 제3항). 물론 수도자들이나 평신도가 상시적으로 성체를 분배하기 위해서는 먼저 교구가 정한 규범에 따라 교구장 주교로부터 분배권을 받아야 합니다. ■ 어린이는 몇 살부터 성체를 영할 수 있나요? “어린이들에게 지성한 성찬(성체)이 집전될 수 있기 위하여는 그들이 그리스도의 신비를 제 능력대로 이해하고, 주의 몸을 신앙과 신심으로 영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인식과 정성된 준비가 요구된다.”(교회법 제913조 1항) ⇒ 어린이들이 성체를 받아 모시기 위해서는, 먼저 ‘첫영성체 교리’를 받아야 합니다. 한국 주교회의에서는 이 시기를 10세(초등학교 3학년) 전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 제82조 2항). ■ ‘모령성체’는 무엇인가요? “중죄를 자각하는 이는 먼저 고해성사를 받지 아니하고서는 미사를 거행하지도 주의 몸을 영하지도 말아야 한다.”(교회법 제916조) ⇒ 합당한 준비 없이 성체를 영함으로써, 성체를 모독하는 것을 ‘모령성체(冒領聖體)’라고 합니다. 십계명을 어기는 등의 중죄를 지었다면 먼저 고해성사를 보아야 합니다. 만일 그렇지 않고 영성체를 했다면, 다음 성사 때 모령성체 내용까지 고해를 해야 합니다. ■ 하루에 몇 번까지 영성체를 할 수 있나요? “같은 날 여러 대의 미사에 온전히 참여하는 사람이라도 두 번만 성체를 영할 수 있다.”(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 제79조, 교회법 제 917조 참조) ⇒ 영성체를 자주 하도록 권장하는 것은 교회의 분명한 뜻입니다. 하지만, 성체를 행운의 부적이나 만병통치약처럼 여기는 신자들도 때로 있습니다. 교회는 이런 그릇된 신심과 미신을 피하고자 하루 두 번까지만 영성체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오늘 영성체할 준비를 잘하고 오셨습니까? 영성체를 통해 여러분은 살아있는 ‘감실’이 됩니다. 여러분 안에 거룩한 주님의 몸인 성체를 모시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그 감실은 깨끗하게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영적으로는 마음의 때를 씻는 ‘고해성사’가 필요합니다. 육적으로는 성체와 음식물이 섞이지 않도록 영성체 1시간 전부터 배를 비우는 ‘공복재’가 필요합니다. 오늘 여러분은 얼마나 깨끗한 감실이 되셨습니까? 준비를 잘해온 여러분에게 주님이 말씀하십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마태 5,8) [2019년 9월 15일 연중 제24주일 청주주보 3면, 최법관 베드로 신부(이주사목담당, 교구 법원 재판관)] [교회법 해설] 성체성사 편 (4) 병자 영성체 ■ ‘노자성체’는 무엇인가요? “어떤 원인으로 말미암아서든지 죽을 위험 중에 있는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노자성체로 기력을 얻게 하여야 한다.”(교회법 제921조 1항) ⇒ 노자성체(路資聖體, Viaticum)는 죽을 위험이 있는 신자가 병자성사 중에 마지막으로 모시는 성체입니다. 천국을 향해 먼 길을 떠나는 신자에게 주는 성체라고 해서 ‘노자성체’라고 합니다. 노자성체는 환자의 위중상태에 따라 여러 번 주어질 수도 있습니다. “병자가 죽을 위험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각각 다른 날에 여러 번 영성체가 집전되도록 권장”됩니다. (교회법 제921조 3항) ■ ‘병자영성체 (봉성체)’는 무엇인가요? “병자를 위한 노자성체는 너무 미루지 말아야 한다. 사목을 행하는 이들은 병자들이 온전한 자주 능력이 있는 동안에 노자성체로 기력을 얻도록 성실히 감독하여야 한다.”(교회법 제922조) ⇒ 거동이 불편한 병자들이나 공동체 미사에 참여할 수 없는 신자들에게, 사제(혹은 부제)가 성체를 모시고 가서 영해주는 것을 병자영성체라고 합니다. 전에는 봉성체(奉聖體)라고 불렀습니다. 본당에서는 보통 한 달에 한 번, 첫 금요일이나 다른 적당한 날에 봉성체를 하고 있으므로, 거동이 어려운 병자가 있으면 본당 사무실로 신청하시면 됩니다. ■ 주일미사 때 성혈까지 영할 수는 없나요? “영성체는 빵의 형상만으로나 또는 전례법의 규범에 따라 두 가지 형상으로 수여된다. 그러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포도주의 형상만으로도 수여된다.”(교회법 제925조) ⇒ 성체와 성혈을 모두 영하는 영성체를 “양형(兩形) 영성체”라고 합니다. 이는 가장 완전한 형태의 영성체이지만, 성혈을 흘릴 위험과 훼손의 염려가 커지면서, 13세기 이후에는 빵의 형상만으로 영성체하는 것이 일반화 되었습니다. 미사경본 총지침 283항에 따르면, 교구장 주교는 자기 교구를 위하여 양형 영성체 규범을 정할 수 있습니다. ■ 영성체 하다가 성체를 떨어트리면 어떻게 하나요? “성체나 그 조각이 바닥에 떨어졌으면 경건히 줍는다. 성혈을 바닥에 흘렸으면 그 자리를 물로 깨끗이 씻고 그 물은 나중에 제의실에 마련된 세정대에 버린다.”(로마미사경본 총지침 280항) ■ 성체를 집에 들고 가서 영해도 되나요? “아무도 성체를 자기 집에 두거나 여행 중에 가지고 다닐 수 없다. 다만 긴급한 사목적 필요성이 있고 교구장 주교의 규정을 지키면 그러하지 아니하다.”(교회법 제935조) ⇒ 성체는 그 자리에서 영해야 합니다. 이동 중에 훼손되거나 모독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홍수나 화재 같은 일이 발생하면, 교구장이 정한 규정에 따라 다른 장소로 성체를 옮길 수 있습니다. ■ 성체조배는 아무 때나 가서 해도 되나요? “성체가 보존되는 성당은 매일 적어도 몇 시간 동안 신자들이 성체 앞에서 기도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야 한다. 다만 중대한 이유가 방해하면 그러하지 아니하다.”(교회법 제937조) ⇒ 성체 앞에서 기도하는 것을 “성체조배”라고 합니다. 신자들이 성체 앞에서 기도할 수 있도록, 성당은 개방되어야 합니다. 다만 성체 모독이나 도난 방지를 위해 밤이나 새벽 시간에는 성당 문을 닫기도 합니다. 병자영성체를 갔는데 와병 중이던 어르신이 떨리는 목소리로 “어이쿠, 예수님 오셨습니까!” 하며 감격하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성체를 자주 모시고 싶어도 그렇게 못하는 병자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에 비해, 원할 때 언제든 미사에 참례하고 성체를 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콜로 3,16). [2019년 10월 20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전교 주일) 청주주보 3면, 최법관 베드로 신부(이주사목담당, 교구 법원 사법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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