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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회법 해설: 감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11-20 조회수3,556 추천수0

[교회법 해설] 감실

 


■ ‘감실’은 무엇인가요?

 

“성체가 보존되는 감실은 성당이나 경당 안에서 눈에 잘 뜨이는 뛰어난 곳에 아름답게 꾸며져 기도하기에 적합하게 설치되어야 한다.”(교회법 제938조 2항)

 

⇒ 감실(龕室, Tabernaculum)은 미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병자들에게 병자 영성체를 해주고, 신자들의 성체 공경을 위해 성당 안에 성체를 모셔 둔 곳입니다. 성체를 안전하게 모셔야 하기에, 견고하고 불투명한 재료로 만들어 고정시켜 두어야 합니다. 감실은 미사와 병자성사 같은 때를 제외하고는 늘 닫혀 있어야 합니다.

 

■ ‘감실’ 앞에 등불을 켜두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성체가 보존되는 감실 앞에는 그리스도의 현존을 표시하고 현양하는 특별한 등불이 항상 켜 있어야 한다.”(교회법 제940조)

 

⇒ 감실에 성체가 모셔져 있다는 것을 알리고, 성체께 존경을 표시하는 의미로, 감실 옆에는 등불을 켜 둡니다. 현대에 들어 전깃불을 이용한 감실등(燈)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촛불 색깔과 비슷한 빨간색이나 주황색이 많이 사용됩니다.

 

■ 개인적으로 집에 감실을 설치할 수도 있나요?

 

“성체는 주교좌 성당이나 그와 동등시되는 성당, 각 본당 사목구의 성당 및 수도회나 사도 생활단의 집에 부속된 성당이나 경당에 보존되어야 한다.”(교회법 제934조 1항).

 

⇒ 성체를 보관할 감실은 성당이나 (작은 공동체를 위한) 경당에 설치되어야 합니다. 아무도 교구장 주교의 허락없이 성체를 자기 집에 두거나 여행 중에 가지고 다닐 수 없습니다.

 

■ 감곡성당에서는 매년 감실에서 성체를 꺼내어 산을 한 바퀴 돌던데, 그건 무엇인가요?

 

“교구장 주교의 판단에 따라 가능한 곳에서는 특히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에 성체께 대한 공경의 공적인 증거로 공공 도로에서 성체 거동 행렬을 하여야 한다.”(교회법 제944조)

 

⇒ 지역 공동체에 성체의 신비를 알리고 신앙을 전하기 위하여, 감실을 열어 성체가 잘 보이도록 장엄히 드러내는 것을 ‘성체 현시’라 합니다. 그리고 거룩한 성체를 모시고 경건하게 행렬을 하는 것을 ‘성체 거동’이라고 합니다. 또한 성체를 들어 신자들에게 강복을 주는 것을 ‘성체 강복’이라고 합니다. 한국교회 최초로 1914년부터 ‘성체 거동’을 시작한 감곡성당은, 내년에 102번째 ‘성체 대회’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청주교구 남부지구(보은군, 옥천군, 영동군)에서도 올해 제31차 성체현양대회를 거행했습니다.

 

■ ‘수난 감실’은 무엇인가요?

 

“성체는 성당이나 경당의 한 감실에만 늘(상시적으로) 보존되어야 한다.”(교회법 제938조 1항)

 

⇒ 성체는 성당이나 경당에 마련된 한 감실에만 늘 보존되어야 합니다. 다른 장소에는 성체를 모실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부활을 앞둔 성삼일에는 예외가 허용됩니다. 성목요일 밤에 각 성당에서는, 주님의 수난을 묵상하며 밤샘 조배를 합니다. 이때 밤샘 성체 조배와 성 금요일에 쓸 수 있도록 성체를 옮겨 모시는 특별한 감실이 마련되는데, 이를 ‘수난 감실’이라고 합니다.

 

◈ 생각해 봅시다 ◈

 

누군가 물었습니다. “감실등이 빨간 이유를 아십니까?” 머리를 긁적이고 있을 때 이런 답이 왔습니다. “신호등이 빨간 색이면 건너지 말고 멈추어야 하듯이, 주님께서도 우리가 감실 앞에 잠깐 멈추어 기도하시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씀이었습니다.

 

바쁘고 힘든 일상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멈추어 주님을 쳐다보아야 합니다. 박자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휘자를 응시하는 합창단원들처럼, 우리도 삶의 방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인생의 지휘자이신 주님을 끊임없이 바라보는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2019년 11월 17일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청주주보 3면, 최법관 베드로 신부(이주사목담당, 교구 법원 사법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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