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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회법과 신앙생활19: 병자성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9-12-22 조회수3,282 추천수0

[교회법과 신앙생활] (19) 병자성사


근심에서 벗어나 하느님 사랑 느끼도록 도와

 

 

* 제 배우자가 부모님께서 편찮으실 때, 신부님의 방문을 애타게 기다리더군요. 신부님이 환자에게 무엇을 할 수 있는지요?

 

신부님에게 병자성사를 청하기 위함입니다. 병자성사는 하느님의 특별한 사랑의 표시이며 환자에 대한 배려입니다. 이 성사는 환자에게 힘과 격려와 위로를 주는 기도와 축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해성사와 영성체로 환자에게 지난날의 잘못으로 인한 근심에서 벗어나 위로와 자유를 얻게 합니다.

 

병자성사는 과거에 종부성사라고 하였습니다. 마지막 도유의 성사라고 부른 것인데,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맡기신 다른 성사, 즉 세례와 견진 그리고 성품 때의 도유 다음에 받는 마지막 도유임을 뜻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성사를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받는 도유로 잘못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환자나 그의 가족들이 사제를 부르는 시기를 미루다가 환자가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사망하여 병자성사의 은총을 못 받는 경우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이 성사의 이름을 다시 병자성사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 1525항에 고해성사와 병자성사, 그리고 노자로 모시는 성체성사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종말에 이르렀을 때 천상 고향에 갈 준비를 갖추는 성사 또는 나그넷길을 마무리하기 위한 성사들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마지막 성사인 병사성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세례 받은 신자이어야 합니다. 세례성사는 입문성사이기 때문에 세례 받지 않은 사람에게는 다른 성사가 유효하게 수여될 수 없습니다.(교회법 제842조 참조) 그러므로 세례 받은 신자에게만 유효하게 수여될 수 있습니다.

 

② 이성 사용이 가능한 나이에 도달해야 합니다.(교회법 제1004조 1항 참조) 왜냐하면 병자의 도유는 죄의 용서를 선사하며 그리스도인의 회심 여정에 완결을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성을 사용할 나이에 도달하지 못한 사람은, 죄를 지었다고 할 수 없기에 죄에 대한 용서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③ 병환이나 노환을 앓고 있어야 합니다. 병자성사는 육체적이나 영성적 악을 싸워 이기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러므로 도유는 생명을 가진 사람에게만 집전될 수 있습니다.

 

교회법 제1004조 2항에서 병자성사는 병이나 노령으로 생명이 위험하게 되기 시작한 신자에게 집전될 수 있고, 병자가 회복되었다가 다시 중병에 빠지거나 혹은 같은 병이 지속되다가 더욱 위독하게 되면 이 성사를 다시 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병자성사를 받을 사람은 질병이나 노환으로 인하여 위중하게 앓고 있는 신자들과 위험한 병 때문에 수술을 받아야 하는 신자들과 노환으로 말미암아 기력이 많이 쇠약해진 신자들에게 병자성사를 줄 수 있습니다. 병자성사를 받아야 할 적절한 시기에 이르게 되면 지체 없이 병자성사를 청해서 올바른 신앙과 경건한 믿음으로 이 성사를 받도록 해야 하고, 이 성사를 미루는 폐습에 떨어져서는 안 됩니다.

 

교회법 제1006조에 병자들이 정신의 자주 능력(의식)이 있을 때 이 성사를 적어도 묵시적으로라도 청하였으면 수여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유효하게 성사를 받기 위해서는, 성사를 받는 사람의 의향이 요구됩니다. 그래서 병자성사 예식 제13항은 병환 중에 있는 신자 자신이 병자성사를 청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병자들이 이성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의식을 잃었다 하더라도, 의식이 있었을 때 신자로서 적어도 묵시적으로 도유를 원했을 것으로 판단하면 병자성사를 주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병자 자신이 의식이 있을 때에 병자성사를 청하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이 성사를 받도록 도움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 사제가 도착했을 때 병자가 이미 사망했다면, 사제는 주님께서 임종한 신자의 죄를 용서하시고 그를 하느님 나라에 받아들이시도록 의탁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미 사망한 신자에게는 병자의 도유를 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성사는 살아있는 신자들에게만 수여될 수 있기 때문에 사망한 자에게는 병자성사를 수여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병자가 분명히 사망했는지 의문이 든다면, 교회법 제1005조에 의해서 병자성사를 집전해야 합니다.

 

교회법 제1007조는 분명한 중죄 중에 완강히 머물러있는 자들에게는 병자성사가 수여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공공연한 중죄 중에 있으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사람에게는 병자성사를 수여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병자성사는 죄의 용서를 선사하는 것인데, 공공연한 중죄 중에 고집스럽게 살아온 사람이 회개하지 않는다면 병자성사를 집전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중죄 중에 고집스럽게 살아온 사람이 병자성사를 청한다면, 먼저 중죄 중에 있는 환자에게 고해성사를 집전하고 병자성사를 수여해야 합니다.

 

[가톨릭신문, 2019년 12월 25일, 박희중 신부(가톨릭대 교회법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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