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궁금해요 교회법 전례 Q&A: 교회 법원의 재판관, 검사, 변호인이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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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0-07-06 | 조회수3,694 | 추천수0 | |
[궁금해요 교회법 전례 Q&A] 교회 법원의 재판관, 검사, 변호인이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대한민국 법조계에 종사하는 이들을 이른바 ‘고위 공직자’라 부릅니다. 그래서 사회통념상 그들의 지위가 높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교회 법원의 재판관, 검사, 변호인들은 성격이 다릅니다. 이들은 하느님 백성의 영혼 구원(salus animarum)과 형평(aequitas)을 위해 각 교구 교구장 주교의 사법권을 위임받아 신자들의 영신적인 사건을 다룹니다. 따라서 교구의 최고 목자이신 교구장 주교의 선임이 없으면 법원에서 근무할 수 없습니다. 법원은 교구장 주교의 사법권에 대한 협조 및 자문기관으로, 대표적으로 신자들의 혼인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교구 내에서 일어나는 혼인 문제에 대한 자문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역할 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자격 요건이 있습니다. 재판관과 검사는 평판이 좋고 교회법 관련 박사 또는 석사 학위를 가진 성직자나 평신도이어야 합니다(교회법 제1421조, 제1425조 4항, 제1432조, 제1435조). 위 자격 요건 중 핵심은 ‘교회법 학위를 지닌 자’입니다. 교회법 학위란 사제를 양성하는 신학교가 아닌, 교황청립 대학교(Pontifical University) 소속 교회법학과(faculty of canon law)에서 수여한 학위를 말합니다. 과거 외국에서만 가능했던 학위 취득이 지금은 한국에서도 가능해졌습니다.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 내에 있는, 교황청 승인을 받은 교회법 대학원*에서 3년의 석사과정을 밟을 수 있습니다.
변호인의 자격 요건은 조금 다릅니다. 변호인은 성년자로서 평판이 좋고 교회법의 박사나 석사 학위를 가진, 또는 적어도 그에 정통한 성직자나 평신도이어야 합니다(교회법 제1483조). 다시 말해서 변호인은 교회법 학위가 없어도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보통 본당 사목구 주임 신부가 본당 신자들의 혼인무효소송에서 변호인 및 소송대리인 역할을 합니다(교회법 제1481조, 1972년 추계 주교회의 결정). 따라서 혼인 문제로 고민하는 경우 본당 사목구 주임 신부와 면담을 하면 됩니다.
이처럼 현재 한국교회에서는 본당 사목구 주임 신부가 변호인이 되고 성직자들로 단독 재판부(한 명의 재판관으로 재판부를 구성하는 제도)가 구성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평신도들도 교회의 여러 학문을 공부하고 법원 등 교회 여러 기관에 활동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들의 투신과 봉사 없이는 교회가 운영될 수 없고 발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교회법 대학원 : https://canonlawinst.catholic.ac.kr/canonlawinst
[2020년 7월 5일 연중 제14주일(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수원주보 3면, 김의태 베네딕토 신부(교구 제1심 법원 법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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