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교회법 이야기 (10) 나주에 가면 자동처벌을 받는다는데, 그게 뭐죠? 나주의 어느 성모상에서 1985년 6월 30일부터 피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는 주장과 함께 ‘나주 성모 발현’이라는 사적 계시가 문제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1991년 5월 16일을 시작으로 이른바 ‘성체의 기적’이 그의 사적 계시의 절정을 이룹니다. 그리고 ‘윤 율리아’라는 사람이 예수님에게서, 또 성모님에게서 수차례의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합니다. 이에 따라 당시 관할 교구장이었던 윤공희 빅토리노 대주교님은 1994년 12월 30일 조사위원회를 결성하여 조사를 의뢰하셨고, 그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나주 기념행사를 금지하셨으며, 1998년 1월 1일에 최종 결과를 바탕으로 공지문을 발표하셨습니다. 이후 2001년 후임 교구장 최창무 안드레아 대주교님도 2005년 5월 5일에 발표하신 교구장 공지문을 통하여 전임 교구장이신 윤공희 대주교님의 지시를 재확인하셨고, 그래도 그들이 끝까지 순명하지 않자 2008년 1월 21일, 마지막 포고 성격의 공지문을 발표하셨습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나주 윤 율리아와 그 관련 현상들’은 결코 올바르고 균형 잡힌 신앙인의 자세가 아니며, 건전한 신앙 행위나 경신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최종 확인합니다. 따라서 임의적인 ‘경당’과 ‘성모 동산’에서 본인이 금지한 성사집행과 준성사 의식을 주관하거나 참여하는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는 자동처벌의 파문 제재에 해당된다는 것을 선언합니다(교회법 제1336조, 1364조 참조). 이는 광주대교구에 소속된 신자들뿐만 아니라 가톨릭교회의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누구에게나 해당됩니다. 자동처벌은 법률안에 이미 자동적으로 형벌이 부과되어 있어서, 범죄행위 자체로 형벌까지 성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파문이라는 것은 교회법상 가장 무거운 형벌로서, 그 신자가 세례를 통해서 얻은 교회 공동체와의 친교에서 완전히 추방·격리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광주대교구에 소속된 신자든 타 교구 신자든, 그 신자가 성직자든 수도자든 평신도든 간에, 이른바 ‘나주 성모님’을 따르는 장소에서 성사나 준성사를 주관하거나 참여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 순간부터 교회 공동체에서 완전히 추방되어 격리된다는 선언인 것입니다. 파문된 신자는 교회의 어떤 직무나 교역이나 임무를 맡을 수 없고, 성사나 준성사를 거행할 수 없으며, 성사를 받는 것 또한 금지됩니다(교회법 제1331조). 그러나 ‘파문’은 ‘교정벌’의 일종으로서, 범죄인의 개선과 회개를 위한 것이기에 그들이 회개하고 돌아온다면 언제든지 용서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그들이 교회에서 떨어져 나간 것을 가슴 아파하며, 하루빨리 그들이 가톨릭교회로 돌아와 교회와의 온전한 일치와 친교 안에서 참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함께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2020년 11월 8일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춘천주보 2면, 이태원 시몬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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