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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회법 해설: 병자성사의 거행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2-23 조회수5,270 추천수0

[교회법 해설] 병자성사 (1) 병자성사의 거행

 

 

■ 병자성사는 무엇인가요?

 

“병자성사는 교회가 위급하게 앓고 있는 신자를, 수난하시고 영광을 받으신 주께서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시고 구원해 주시도록, 주께 맡기는 성사”이다.(교회법 제998조 ㄱ)

 

⇒ 교회는 일곱 성사 중에 특별히 병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기 위한 성사가 있음을 믿고 고백합니다. 병자성사가 그것입니다. 병자의 거룩한 도유는, 우리 주 그리스도께서 신약의 성사로 세우신 것이라고 마르코 복음에 암시되고 있으며, 주님의 사도이며 형제인 야고보가 신자들에게 권고하고 선포한 것입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511항 참조)

 

■ 성경에 병자성사에 관한 구절이 있나요?

 

“여러분 가운데에 앓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교회의 원로들을 부르십시오. 원로들은 그를 위하여 기도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그에게 기름을 바르십시오. 그러면 믿음의 기도가 그 아픈 사람을 구원하고, 주님께서는 그를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야고보 서간 5장 14-15절)

 

⇒ 병자성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시고 야고보 사도에 의해 반포된 성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두 사도를 파견하시면서 이렇게 명하셨습니다. “앓는 이들을 고쳐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마태10,8) “병자들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마르16,18)

 

■ 병자성사는 누가 받을 수 있나요?

 

“병자성사는 이성의 사용을 하게 된 후 병이나 노령으로 위험하게 되기 시작한 신자에게 집전될 수 있다.”(교회법 제1004조 1항)

 

⇒ 병자성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세례를 받은 신자 중에서 다음에 해당되는 사람들입니다. a) 병자, b) 위험한 수술을 앞두고 있는 사람, c) 기력이 많이 떨어진 노인, d) 이성 사용이 가능하고 심각한 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병자성사예식 8항, 10-12항)

 

■ 종부성사라는 말을 들어봤습니다.

 

한 때 병자성사를 ‘종부성사(終傅聖事)’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세례와 견진에 이어 성사 중에서 도유를 받는 마지막 성사라는 뜻이었는데, 신자들은 이를 마지막 죽는 순간에 받는 성사로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사제를 부르는 시기를 미루다가 병자가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사망하여 병자성사의 은총을 못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는 이 성사의 이름을 초대교회의 명칭대로 다시 “병자성사”라 불렀고, 이후 임종 직전의 환자뿐 아니라, 위험하게 된 누구라도 병자성사를 청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병자성사를 다시 받을 수도 있나요?

 

“병자가 회복되었다가 다시 중병에 빠지거나 혹은 같은 병이 지속되다가 더욱 위독하게 되면 이 성사를 다시 줄 수 있다”(교회법 제1004조 2항)

 

⇒ 병자성사는 임종 직전에 한 번만 받는 성사가 아닙니다. 위험한 병 때문에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병자는 그때마다 병자성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병자성사는 어떻게 신청하나요?

 

병이나 노령으로 인해 임종이 예견되거나 큰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당사자가 직접 혹은 타인을 통해서 신청을 합니다, 먼저 본당 사무실로 병자의 상황, 의식 상태, 영성체 가능 여부 등을 알리고, 이후 본당 신부님과의 면담을 통해 환자 방문 일시를 정합니다. 만일 긴박한 경우라면, 빨리 도착할 수 있는 사제 누구에게라도 연락할 수 있습니다.

 

■ 병자성사를 위해 환자와 가족은 집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요?

 

⇒ 성사가 거룩하게 거행될 수 있도록, 환자나 보호자가 준비할 것이 있습니다. 먼저 환자는 고해성사를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합니다. 자신의 죄를 성찰하고 통회하고 다시 죄 짓지 않겠다는 결심을 해야합니다.

 

가능하다면 보호자는 환자 영성체를 위해, 성합을 올려둘 수 있는 흰 보가 깔린 작은 탁자를 준비합니다. 탁자 위에 십자가와 초를 놓아두면 좋습니다. 그리고 성체를 넘기기 어려운 환자라면 물도 준비해야 합니다. 환자가 병원에 있다면 상황에 맞게 간소하게 준비합니다. [2021년 2월 21일 사순 제1주일 청주주보 3면, 최법관 베드로 신부(대소 주임 겸 이주사목담당, 교구 법원 성사보호관)]

 

 

[교회법 해설] 병자성사 (2) 병자성사의 거행

 

 

■ 병자성사는 어떻게 수여하나요?

 

“병자성사는, 병자에게 기름을 바르며 전례서에 규정된 말(경문)을 외움으로써 수여된다.”(교회법 제998조 ㄴ)

 

⇒ 병자성사는 개회식(성수뿌리기), 고해성사, 복음 낭독, 호칭기도, 안수, 기름바름(도유), 주님의 기도, 영성체, 파견강복 순으로 이루어집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고해성사와 영성체가 생략될 수도 있습니다.

 

■ 병자성사때 어떤 기름을 사용하나요?

 

“교역자는 성유를 사용하여야 하는 성사들을 집전할 때 주교에 의하여 최근에 축성되거나 축복된 올리브나 그 밖의 식물에서 짜낸 기름을 사용하여야 한다.”(교회법 제847조 1항)

 

⇒ 병자성유는 올리브 열매에서 짜낸 기름을 사용합니다. 만일 올리브 기름을 구하기 어렵다면 그 밖의 식물에서 짜낸 기름을 사용합니다. 통상적으로 병자 성유는 성목요일 성유축성미사 때 주교에 의해 축복됩니다. 병자성사에 사용되는 기름을 축복하는 것은 a) 주교, b) 법률상 교구장과 동등시되는 이들인데, 병자성사의 거행 중에 필요한 경우에는 어느 사제든지 기름을 축복할 수 있습니다.(교회법 제999조 2호)

 

■ 병자성유는 어디에 바르나요?

 

“성유는 병자의 이마와 두 손에 바른다”(병자성사 예식 23항).

 

⇒ 병자성사의 핵심은 도유입니다. 사제는 먼저 병자의 이마에 기름을 바르면서 “주님, 주님의 자비로우신 사랑과 기름 바르는 이 거룩한 예식으로 성령의 은총을 베푸시어 (아무)를 도와주소서.”라고 경문을 외웁니다. 이어 병자의 두 손에 기름을 바르면서 “(아무)를 죄에서 해방시키시고 구원해 주시며 자비로이 그 병고도 가볍게 해 주소서.”라고 경문을 외웁니다. 기름 바르는 예식은 전례서에 규정된 경문과 규칙과 양식에 따라 정확하게 행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규정된 격식을 온전히 외우면서 이마 또는 몸의 다른 부분에 한 번만 기름을 발라도 충분합니다.

 

■ 코로나 환자 같은 경우는 어떻게 병자성사를 받나요?

 

“기름 바르는 의식은 집전자 자신의 손으로 행하여야 한다. 다만 중대한 이유로 도구를 사용하여야 하면 그러하지 아니하다.”(교회법 제1000조 2항)

 

⇒ 현재로서는 코로나 환자에 대한 대면 성사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감염병에 걸린 환자에게도 병자성사를 줄 수 있도록, 교회는 도구의 사용을 허락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방역당국의 협조가 있다면, 방역복을 입은 사제가 코로나 환자를 방문해 의료도구를 이용해 병자성사를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 병자가 이미 의식을 잃었습니다

 

“병자들이 정신의 자주 능력(의식)이 있을 때 이 성사를 적어도 묵시적으로라도 청하였으면 수여되어야 한다.”(교회법 제1006조)

 

⇒ 성사를 받기 위해서는 성사의 의미를 깨닫고 받아들일 만큼 이성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병자가 이성을 잃기 전에, 믿는 마음을 가지고 묵시적으로라도 성사를 청했다고 판단되면 사제는 병자성사를 줄 수 있습니다.

 

■ 사제가 오는 도중에 이미 병자가 운명했습니다

 

“병자가 이성의 사용을 하게 되었는지 혹은 위급하게 앓고 있는지 혹은 이미 사망하였는지 의문 중에는 이 성사가 집전되어야 한다.”(교회법 제1005조)

 

⇒ 사제가 오는 도중 병자가 이미 사망했다면, 병자성사는 주지 않습니다. 대신 사제는 망자를 위해 하느님께 그의 모든 죄를 사해 주시고 자비로이 천국으로 받아들여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러나 만일 병자가 확실히 죽었는지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병자성사를 주어야 합니다.

 

■ 병자성사의 효과는 무엇입니까?

 

“이 성사의 효과는 성령의 은총이다. 그 도유는 아직 속죄해야 할 죄가 있다면 그 죄를 없애 주고, 죄의 흔적을 씻어 주어 병자의 영혼을 위로하고 격려해 주며, 그에게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커다란 신뢰를 불러일으킨다. 그리하여 병자는 다시 힘을 얻어 병고를 더 가볍게 견디며, 마귀의 유혹을 더 잘 이겨 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영혼의 구원에 도움이 될 때에는 육신의 건강도 뒤따르는 것이다.”(바오로 6세, 교황령 ‘병자의 거룩한 도유’) [2021년 3월 21일 사순 제5주일 청주주보 3면, 최법관 베드로 신부(대소 주임 겸 이주사목담당, 교구 법원 성사보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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