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노드 특집] 소그룹 모임을 통해 알아차린 것들 교구 내 많은 본당과 단체에서 감염병 예방 안전 수칙을 준수하면서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교구 단계 소그룹 모임(a consultative meeting)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대면과 비대면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모임에 참여하며 시노드 교회를 위한 제안을 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소그룹 모임에 참여하신 분들께서 몇 가지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첫 번째는 시노드(sinodus)가 무엇인지 여전히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세 번째는 ‘대화하는 것이 서툴다’는 고백입니다. 소그룹 모임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이 있음을 발견하고, 발견된 내용을 공유하며 그에 대해 응답하는 과정 역시 시노드 과정에 포함된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시간에는 주셨던 피드백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우리 모두를 시노드 교회로 이끌어 주시는 성령께 감사드립니다. 첫 번째로 시노드(함께 걷는 여정)는 우리가 함께하는 모든 신앙생활을 통해서는 물론 교회의 직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실현됩니다. 우리는 시노드의 함께 걷는 여정을 통해 서로를 동반자로 만나고 서로의 필요와 관심에 귀기울이면서 존중과 신뢰를 갖고 친교를 이루어 동반합니다. 이것이 바로 시노드 교회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각자 삶의 길에서 시노드 교회, 하느님 백성으로서 함께 여정을 걸어나가는 것이 우리 모두 공동으로 이루어야 하는 사명임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함께 걷는 시노드는 언어적인 표현이나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크고 실제적인 교회적 삶의 방식입니다. 함께하는 교회 안에서 우리는 이미 시노드 교회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는 성령 하느님을 구체적인 삶 안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삶 안에서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순간에 우리와 함께하며 도움과 위로가 되어주는 이들을 통해 성령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합니다. 어려운 순간이 아니더라도 삶의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 깨닫는 하느님의 지혜를 통해서도 체험합니다. 때로는 따스하게 데워진 찻잔에 담아주는 정성이 담긴 차 한 잔이나 푸념 섞인 한숨 소리를 부드럽게 받아주는 이웃의 목소리에서도 성령 하느님을 만납니다. 성령 하느님은 대단한 기적의 순간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삶의 주목받지 못하는 그 순간에서도 여전히 함께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작은 일상을 소중히 바라본다면 그 곳에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성령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시노드의 대화는 타협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답게 말하기,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느님처럼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경청을 필요로 합니다. 대화는 정답을 말해야 하는 구술시험도 아니고 억울함을 변명하거나 상대방의 실수를 지적하고 가르치는 것도 아닙니다. 시노드의 대화는 경청을 통해 서로와 우리 가운데에서 활동하시는 성령 하느님에 대해 알아차림으로써 상대방과 우리 자신을 이끄시는 하느님을 따르는 여정입니다. 함께 걷는 우리의 시노드 여정이 성령의 이끄심으로 좋은 목적지에 도달하기를 기도합니다. [2022년 3월 27일 사순 제4주일 서울주보 5면, 양주열 베드로 신부(통합사목연구소 소장, 시노드 교구 실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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