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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함께 걸어가는 길 - 한국교회와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28 조회수1,888 추천수0

[창간 95주년 특집 좌담] ‘함께 걸어가는 길’ - 한국교회와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교회 구성원 각자 고유 역할 있다는 주체 의식부터

시노드 교구 단계, 함께 가는 여정에 첫 신발 끈 동여맨 것

 

 

-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성공적인 시노드를 위해 3월 18일 본지가 개최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민택 신부, 박문수 박사, 윤진 수녀, 최현순 교수가 토론하고 있다. 사진 박민규 기자.

 

 

한국교회는 전 세계 교회와 함께 ‘시노달리타스’를 주제로 한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이하 시노드)에 참여하고 있다. 전 세계 모든 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이 새로운 교회가 되기 위해 함께 걸어가는 이 여정은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위로부터가 아니라 풀뿌리 하느님 백성으로부터 시작되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특별히 8월까지 이어지는 교구 단계는 2년 동안 진행되는 시노드 여정의 첫 단계로서, 하느님 백성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시노드 전체의 가장 중요한 단계다. 중반을 넘어선 교구 단계의 진행을 점검하고 성공적인 시노드를 위해 무엇을 더 보완해야 할지 좌담회를 통해 생각해본다.

 

좌담은 박문수(프란치스코) 박사가 진행을 맡아 윤진(니콜라) 수녀, 최현순(데레사) 교수, 한민택(바오로) 신부가 참여했고, 김도형(스테파노, 춘천 만천본당 주임) 신부가 서면으로 질의에 답했다.

 

일시: 2022년 3월 18일 오후 1시

장소: 서울역 회의실

참석자: 김도형(스테파노) 신부, 윤진(니콜라, 거룩한 말씀 수녀회 총원장) 수녀, 최현순(데레사, 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 한민택(바오로, 수원가톨릭대 교수) 신부

진행: 박문수(프란치스코,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연구위원) 박사

 

 

- 박문수 박사(이하 박 박사):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0월 시노드 개막 연설에서 시노드의 세 가지 기회와 세 가지 위험을 강조했다. 세 가지 기회는 행사가 아닌 시노드적 교회를 향해 나아갈 기회, 경청하는 기회, 친밀함의 교회가 될 기회이고, 세 가지 위험은 형식주의, 주지주의, 현실 안주의 유혹이다. 이 여섯 가지가 시노드 준비 상황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기준으로 혹은 각자의 기준을 적용하여 현재 한국교회의 시노드 준비와 진행 상황을 평가해달라.

 

▲ 김도형 신부(이하 김 신부): 춘천교구 시노드 책임자이자 본당 주임 사제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드린다. 춘천교구는 원활한 소통이 유리한 작은 교구의 이점을 바탕으로 만남과 경청, 소통의 분위기가 잘 조성돼 있다. 따라서 시노드 과정에서 이러한 물리적 조건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교구 시노드’의 경험이 없다는 점은 단점도 되고 장점도 된다. 교구 시노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준비 과정에서 ‘시노드’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과 교육이 많이 요청됐다. 반면,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시노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없고, 더 큰 자발성과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함께 소리낸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

 

- 박 박사: 의정부교구의 경우, 대화의 기회를 소공동체나 구역반 모임 등 기존 논의 구조에 얹어서 진행하니까 유연한 진행이 가능했다. 특별히 과제처럼 주어지는 방식은 지양하고 자발성을 강조하며,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도록 이끌었다. 많은 분들이 적극 참여했으나 1/3 정도는 경청과 대화의 자리에 익숙하지 않거나 소극적인 모습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 한민택 신부(이하 한 신부): 시노드와 관련해 보편교회의 흐름을 보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끄는 일종의 흐름을 볼 수 있다. 제13차와 제14·15차에 이어서 이번 제16차 시노드까지, 교황은 사목적 쇄신의 의지를 단계적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시노드의 획기적 진행 방식과 주제는 교황의 ‘선교적 쇄신의 사목정책’이 보편교회 안에 제대로 수용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노드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그런 측면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한다.

 

▲ 최현순 교수(이하 최 교수): 기대보다도 훨씬 한국교회 각 교구들의 참여도와 열의가 높다. 하지만 일정상 매우 급한 진행이긴 하다. 보편공의회는 준비에만 몇 년이 걸린다. 하지만 이번 시노드는 준비 기간 자체가 너무 짧아서 심리적·정신적·신앙적 준비가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이다. 하느님 백성 모두가 함께 소리를 낸다는 것 자체가 시노달리타스의 실현 과정이다.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은 둘째 치고, 누구든지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경험 자체만으로도 시노드의 긍정적인 의미는 낮게 평가 될 수 없다.

 

 

시노달리타스의 체험들

 

- 박 박사: 중간 점검이라는 면과 관련해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한국교회의 이전의 체험들, 즉 200주년 사목회의나 각 교구 시노드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한국교회가 30년 가까이 추진해오고 있는 소공동체 역시 시노드의 지향과 많은 공통점이 있을 수 있다.

 

▲ 최 교수: 한국교회는 이미 여러 기회를 통해 시노달리타스를 체험한 바 있다. 여러 교구의 교구 시노드들 역시 그러했지만, 특별히 한국 천주교 200주년 사목회의 의안은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게 작성된 것이다. 세계교회 전체 안에서도 그런 수준의 높은 안목을 담고 있는 문헌이 없을 정도다. 문제는 200주년 기념이 끝난 후 그 적용이 유야무야된 감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시노드 역시 논의만으로 그치지 않을까 여러 사람이 우려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윤진 수녀(이하 윤 수녀): 가장 최근에 열렸던 교구 시노드가 대전교구 시노드다. 그렇게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가 함께 모여 서로 귀기울이고 대화를 나눈 기억은 정말 아름답다. 이런 체험들을 바탕으로 이제부터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적극적인 고민이 이어져야 한다. 200주년 사목회의, 각 교구의 시노드들, 소공동체 등 이러한 체험들은 잊힌 것 같지만 항상 새롭게 깨어난다. 경청과 대화의 체험들은 시간이 지났다고 소용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몸과 마음 안에 담겨 있기에 얼마든지 다시 깨어날 수 있다.

 

 

자발성이 관건

 

- 박 박사: 자연스럽게 두 번째 주제, 즉 교구 단계의 마무리 과정에서 보완하거나 주력해야 할 과제들이 언급되고 있다. 교구 단계는 주교회의에 보고서를 보내는 6월 중순이면 마무리가 된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교구마다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앞의 평가를 고려할 때 남은 기간 보완하거나 주력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 최 교수: 가장 먼저 강조돼야 할 부분은 자발성이다. 소공동체가 오랫동안 추진돼 왔으면서도 여전히 많은 교구에서 활성화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자발성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한국교회 안에 여전히 권위주의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신자들은 위에서 하라고 해서 하긴 하는데 딱히 기쁨을 느끼지도 못하고, 지시처럼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신자들이 교회 일에 있어서 각자 주체라는 의식이 선결돼야 한다. 각자가 교회 안에서 자기 고유의 역할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자신이 주체라는 인식이 신자들 안에서 자발성으로 이어지고, 사제들이 이러한 인식의 개선을 돕지 않으면 소공동체나 시노드나 모두 실패하게 된다.

 

▲ 김 신부: 결론을 내려고 서둘러서는 안 된다. 가시적 결과에 집착하면 ‘이걸 해봐야 무엇이 변하는가…’하는 회의론에 빠진다. 시노달리타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정신을 살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문제 인식에 주목해야 한다. 시노드 진행에서 저는 시노드 정신이 교회의 ‘구성적 차원’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구현되지 못한 우리 공동체의 현실을 자각할 수 있었다. 그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시노드 교구 단계의 마무리는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교두보가 돼야 한다.

 

 

시노드적 회심이 필요하다

 

▲ 한 신부: 이른바 ‘시노드적 회심’이 중요하다. 평신도의 주체 의식도 그 한 축이다. 이는 공동책임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오늘날 신앙 전수가 교회의 가장 큰 어려움이자 과제다. 보편교회는 이를 염두에 두고, 제13차 세계주교시노드의 주제를 신앙 전수로 정했고, 14차는 가정과 혼인, 그리고 15차는 청소년을 주제로 다뤘다. 이 모든 주제들이 하느님 백성 각자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반영한다. 이를 인식하고 극복해나가는 것은 공동체 전체의 과제다. 모두가 주체로서 공동책임감을 갖고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 박 박사: 이 대목에서 우리는 신자들의 신앙 감각과 능력을 충분히 높이 평가해야 한다.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생각이 없는 게 아니다. 교구 단계의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면서 신자들이 우리가 갖고 있고 구상하는 것을 이미 마음속에 품고 있고 오히려 그것을 뛰어넘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신자들을 짧은 생각으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우리가 피상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깊은 신앙을 갖고 있다. 겸손해야 한다.

 

▲ 윤 수녀: 어떤 면에서 시노드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체험하던 것들을 다시 이야기하고 나누는 것이다. 교회는 이미 우리가 지니고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도록 그 장을 열어주어야 한다. 신앙인으로서 우리는 신앙을 갖는 것의 매력을 전해야 한다. 수도자로서 수도성소의 부족을 고민하곤 한다. 그런데 예수님을 만나는 일의 매력을 우리가 전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젊은이들을 초대하는 것이다. 수도자로서 신앙인으로서 우리를 만나는 이들이 우리에게 매력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후속작업의 중요성

 

- 박 박사: 이제 조금 더 현실적 이야기를 하려 한다. 여러 경청 모임에서 많은 분이 시노드를 위해서만 하는 모임인지, 아니면 교회 쇄신을 위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인지 묻는다. 이런 질문 자체가 교회 쇄신의 지향을 품고 있다. 이는 곧 후속작업의 중요성을 드러낸다. 각 교구는 어떻게 후속작업을 준비해야 하는가?

 

▲ 김 신부: 시노드가 이벤트가 아니라 시노드적 교회로의 쇄신 여정의 첫 발걸음이라는 것은 당연하다. 춘천교구의 경우 ‘시노드 정신의 토착화’를 강조한다. 보편교회에서 일괄적으로 제시한 개념이지만, 구체화는 각 공동체 현실에 맞게 적용돼야 하기 때문이다.

 

2021년 새 교구장 착좌 후 교구 규정집과 직제 개편 작업에 착수했으나, 시노드 개막과 함께 전면 중단했다. 이후 시노드에서 모인 의견은 주교회의에 제출하는 의견서의 바탕이 될 뿐만 아니라, 교구의 후속작업 자료로 활용된다.

 

제도적 후속작업과 함께 ‘시노드적 태도’가 중요하다. 초반에 성직자들의 쇄신에 대한 요구가 쏟아졌다. 하지만 지속적인 성찰 끝에 ‘성직자만 쇄신?’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인 나부터 쇄신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뤘다. 이어서 ‘쇄신을 왜? 누가?’가 아니라 ‘어떻게 쇄신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후속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쇄신의 첫 과제는 성직주의, 공동체의 책임

 

▲ 최 교수: 시노드는 시노달리타스 구현의 방법론을 배우고 체험하는 시기다. 물론 후속작업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리고 교회 쇄신을 말할 때 교회 내의 권위주의와 성직주의는 항상 가장 먼저 논의의 대상이다. 이에 대해서는 사제들이 더 투철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사제들만의 문제일까? 공동체 전체의 책임이다. 평신도들도 권위주의와 성직주의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교계제도와 성직자들의 권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사제와 평신도 모두에게 필요하다.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모두 문제가 된다.

 

▲ 한 신부: 교회 쇄신의 첫 번째 과제가 사제들의 성직주의라는 견해는 맞다고 본다. 많은 이들이 시노드 정신의 수용에 있어서 성직주의가 큰 벽이라고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교황이 기회 있을 때마다 지적하듯, 교회 운영이 성직자 중심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시노드를 통해 쇄신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성직자들은 정말 진지하게 교계제도의 직무 이해, 교회 내 힘과 권위의 이해에 대해 성찰해야 한다. 후속작업에서 이 문제는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윤 수녀: 시노드의 개최 자체가 교회 쇄신의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도자로서 생각해볼 때에도 교회 쇄신의 의지는 항상 있었다. 수도자에 관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교령 「완전한 사랑」은 ‘수도생활의 쇄신’을 표명한다. 또 교회헌장 31항은 “수도자들은 참행복의 정신이 아니고서는 세상을 변혁시킬 수도 없고 하느님께 봉헌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자기 신분으로 빛나는 뛰어난 증거로 보여 주는” 사람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시노드의 여정뿐만 아니라 우리는 삶 안에서 끊임없이 쇄신돼야 하고, 특별히 시노드는 그러한 쇄신의 특별한 계기가 된다.

 

 

신앙을 새롭게

 

- 박 박사: 프란치스코 교황은 개막 연설에서 시노드를 통해 “또 하나의 교회를 만들어낼 필요는 없지만… 다른 교회, 곧 하느님께서 제시하고자 하시는 새로움에 열린 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미래가 없는 박물관 교회가 되지 않게 지켜 주소서”라고 청했다. 이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한국교회는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 윤 수녀: 새로움에 열린 교회는 성령에 열린 교회다. 수도자로서 저는 저의 직분에 맞는, 제가 인식하는 보편적 신앙에 충실하고 성화를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한국교회, 하느님 백성 전체가 변화되어 나아가는데 있어서 그 작은 출발점이 되는 세포가 되기를 바란다.

 

▲ 한 신부: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새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노드 자체가 신앙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교황도 이번 시노드가 우리들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복음을 선포하고, 친밀함의 교회가 되는 기회가 되라고 권고했다. 하느님을 새롭게 만나고 이웃에게 행복하게 다가가서 나누는 교회, 세상 속에 더 들어가는 교회가 되라고 했다.

 

▲ 최 교수: 교회는 같은 신앙을 고백하고 같은 성사를 베풀지만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변하고 있다. 급변하는 사회 안에서 20대라고 다 같은 20대가 아니다. 20대 초반과 중반의 젊은이들이 다르다. 서로 다른 사람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하면 듣지 않는다. 예컨대, 수입의 80%를 수입차 할부에 쓰는 젊은이들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해선 안 된다. “왜?”라며 귀기울여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게 의미 있는 예수가 그들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말하려면, 먼저 경청해야 한다.

 

 

이제부터 시작, 함께 걸어가자

 

▲ 김 신부: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첫째는 의견을 개진하고 식별하며 공유하는 ‘시노드적 공론장’을 마련해야 한다. ‘하느님 백성만의 공동체적 삶’의 외형적 기초를 마련할 수 있는 교회적이며 시노드 정신을 담은 공론장이 교구와 본당에 다양한 형태로 마련돼야 한다. 둘째, 시노드적 ‘식별’을 가능하게 하는 ‘양성’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느님 백성의 신앙 감각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복음적인 것이 정말 무엇인지를 알아야 올바른 ‘식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 내적 및 외적인 ‘시노드적 개선’이다. 외적으로는 공의회 이후 강조되거나 제정된 평의회와 자문기구들을 시노드 정신에 입각해 개선해야 한다. 내적으로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시노드적 혹은 공동체적 결정을 가능하게 하는 ‘동반자적 의식 함양’이 요청된다.

 

- 박 박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통을 못하고 있던 교우들은 지금 제한적으로나마 비대면 모임을 하면서 행복해하고 있다. 팬데믹은 신앙과 전례, 공동체의 중요성을 더 깊이 일깨워주고 있다. 그런 면에서 시노드가 비대면 상황에서 개최된 것이 더 호기가 될 수도 있다.

 

새로운 길이 아니라 늘 있었으나 실현되지 않았던 길을 찾아가는 과제를, 성직자에게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이 아니고 상호 책임성에 바탕을 두고 기쁘게 참여한다면, 시노드는 위기의 시대에 시대의 요청을 실현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시노드 교구 단계는 마무리라기보다는 첫 신발 끈을 동여맨 것에 불과하다. 이제 함께 걸어 나아가야 한다.

 

[가톨릭신문, 2022년 3월 20일,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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