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한국 교회 종합 의견서(요약)
시노드 교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전체 하느님 백성 목소리 담았다 -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에 제출한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한국 교회 종합 의견서는 10가지 핵심 주제별로 한국 교회의 시노달리타스 현실을 10페이지에 걸쳐 요약해 담았다. 서울대교구 교구 단계 시노드 감사 미사에서 시노드 참가자들이 봉헌한 교구 시노드 종합 문서와 4만 건의 시노드 의견, 본당 단위 종합 의견서, 52개 시노드 제안 종합 보고서가 왼편에 놓여 있다. I. 서론: 한국 교회의 교구와 주교회의 단계 시노드 여정 한국 교회 교구들에서는 2021년 10월 15~17일 개막 미사를 시작으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열리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의 여정을 시작했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의 제안에 따라 대부분 교구에서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로 구성된 시노드 교구팀을 구성했다. 전체 하느님 백성이 시노드 여정에 참여하고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교구마다 자체 연구와 홍보, 교육을 확대해 나갔다. 냉담 교우, 장애인, 이주민, 난민, 성 소수자, 북한 이탈 주민, 타 교파ㆍ타 종교인, 일반 시민 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참여도 독려했다. II. 본론: 10가지 핵심 주제에 따른 한국 교회의 시노달리타스 현실
1. 여정의 동반자 우선 하느님 백성인 성직자와 평신도, 수도자가 서로에게 온전한 동반자가 되지 못했음을 고백하며, 이것이 교회 내 여러 어려움에 근본적 요인이 되고 있음을 성찰했다. 또한, 청소년ㆍ청년과 노인, 장애인, 북한 이탈 주민, 이주 노동자와 가족, 성 소수자 등은 교회 안에서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음을 바라보게 됐다. 하느님을 향한 여정의 동반자로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교회 공동체가 돌볼 것을 제안했다. 특별히 북한 주민과 북한 교회를 동반의 대상으로 삼았다. 2. 경청 함께 걸어가는 여정에 대한 동반자적 인식과 믿음의 부족이 경청의 부족으로 이어진다. 교회의 뜻을 결정할 때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경향을 지양하고 전체 신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사목 방향을 정하면 좋겠다. 사회의 소수자들,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듣는 가시적인 조치도 필요하다. 또한, 생명과 생태, 환경에 대한 관심과 공동선 증진의 실천이 요청된다. 3. 발언 교회 구성원들의 소중한 발언들이 교구와 본당의 결정 구조 속에 폭넓게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소리함 설치, SNS를 활용한 건의, 주일 미사 뒤 함께하는 시간 등 다양한 소통의 도구들이 제안됐다. 결국, 용기 있는 발언에는 격려하고 포용하며 경청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으며,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4. 거행 신자들이 형식적이고 의무적이며 타성에 젖어 전례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곧 ‘전례 안에서의 시노달리타스 체험’이 부족하다. 본당이 신앙과 전례를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 공동체 내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특별한 지향으로 기도와 전례의 시간을 갖고 회의에 임했으면 좋겠다. 장애를 가진 신자들을 공동체 전례에서 분리해서 그들만을 위한 별도의 미사를 거행하기보다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이주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좀 더 쉽게 주일 미사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5. 사명 안에서의 공동 책임 많은 신자는 교회 활동보다 사회생활을 우선시하며, 가족 문제와 경제적 문제로 교회 활동에 함께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또한, 교회 밖에서 보이는 신자들의 모습이 모범적이지 못할 때 복음을 전하기가 어려워지고, 본당 공동체의 불화와 불일치는 복음 선포 사명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다. 낙태, 자살과 안락사, 사형제도 반대, 환경 보호, 세계 평화의 증진 등에 관한 교회의 입장에 대해 그리스도인답게 응답하지 못했다. 이웃 사랑의 실천과 사회와의 연대 활동에 무관심했으며, 지역 사회에 폐쇄적인 태도를 취하였음도 성찰했다. 6. 교회와 사회 안에서의 대화 사회 현안에 대해 교회가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 안에서 사회적인 담론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어서 교회의 대사회적 목소리에 전혀 힘이 실리지 않는다.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여러 사회 문제에 교회가 함께 고민하고 극복해 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7. 다른 그리스도교 교파들과 함께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다른 교파와의 대화에서는 ‘그리스도인’이라는 공통점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함께 공동선을 추구하며, 공통의 사회 문제(이주 노동자, 이주 여성, 소외계층, 아동, 생명, 생태 환경 등)에 대한 대책을 함께 마련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8. 권위와 참여 교회 구성원들 간의 관계는 전반적으로 ‘수직적이며 닫힌 구조’이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사제평의회, 교구 사목 평의회, 본당 사목 평의회, 재무평의회 등이 실질화 내실화하고, 더욱 활발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 사목 평의회가 하느님 백성에 대한 대표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각 기구의 위원을 임명ㆍ선출할 때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며, 그리스도교적 기준에 적합한 봉사자들로 구성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누구도 소외되거나 일부 사람들이 독점하는 일이 없도록 정기적인 구성원들의 변화와 순환이 이루어지는 공동체 운영도 강조됐다. 9. 식별과 결정 신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도입해 발언의 기회를 제공하고, 책임감과 참여 의식을 향상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연령, 구역·반, 단체 등 소공동체 모임을 통해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논의하며, 이 과정에서 다수가 아닌 소수의 의견(반대 의견)도 무시하지 말고 고려해 주기를 희망했다. 더불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역시 식별과 결정의 과정에 배제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0. 시노달리타스 안에서 이루는 우리의 양성 경청과 참여와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교회 구성원 모두 하느님의 자녀답게 말하는 능력과 경청 방법, 그 안에서 성령의 말씀을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의 기회가 필요하다. 또한, 교회에 대한 이해와 신앙인의 올바른 자세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됐다. 서로 배우고 나눔으로써 교회의 사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만남과 대화, 체험의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III. 결론 한국 교회는 시노달리타스를 통해 교회의 사명 곧 복음화를 이 지역 교회에서 실현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와 그 어려움의 원인이 무엇인지 깨닫고, 더불어 복음화를 위해 지속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성령의 이끄심을 통해 식별했다. 첫째, 하느님 백성 구성원들인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들이 저마다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충만하게 실현하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고 이를 성찰했다. 따라서 교회 구성원들이 친교와 시노달리타스를 향한 회심을 통해 각자의 고유한 방식으로 정체성과 사명을 살아가며 모두가 함께 하느님 백성의 공통된 사명을 함께 수행한다는 점을 지속해서 성찰해야 한다. 특별히 전례, 성체성사와 기도의 중요성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 특히 ‘성사의 의미에 대한 교육’을 통해 전례에 더욱 역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식과 프로그램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둘째, 한국 교회에서 하느님 백성은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기 위하여 서로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 따라서 사목자와 평신도 그리고 수도자가 서로 경청하고 소통하면서 지역 교회의 복음화를 실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구 차원에서 사목 평의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도록 활성화하는 것은 물론, 본당을 비롯한 신자들의 공동체 안에 다양한 소통의 창구가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셋째, ‘변방으로 나아가는’ 하느님 백성의 노력은 시노달리타스의 실현을 통한 복음화의 주요 과제이다. 우리에게 주변부는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 특히 여러 어려움과 고통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 가난한 이들, 이주민과 난민, 북한 이탈 주민, 독거노인, 경제적 궁핍에 시달리는 노인, 미혼모, 국가 폭력에 희생된 이들, 청소년과 어린이, 소외된 여성들, 여러 가지 이유로 신앙생활을 쉬고 있는 교우들, 타 교파·타 종교인들, 생명의 가치를 훼손하는 모든 세속적 흐름에 대항하는 의로운 이들 등일 것이다. 한국 교회가 하느님의 정의와 공동선 증진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토대로 세상과 대화하고 어려움 속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그들을 통해 얻는 사랑의 체험들은 교회의 삶을 쇄신하고 변화시킬 것이다. 넷째, 한국 교회는 지치지 않는 평화의 증언자로서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 그리고 북한 지역의 복음화를 향한 지원과 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다섯째, 지구가 공동의 집임을 깊이 깨닫고 생태적 회심에 따라 그동안 한국 교회에서 미진하였던 생태계와 환경 보전을 위한 실천과 운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10월 23일, 정리=리길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