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이란] 혼인 무효 소송 절차 ‘혼인 무효 소송’이라는 단어 때문에 교회법원의 문을 두드리기가 두렵거나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교회의 혼인 무효 소송은 누구에게 더 많은 잘못과 책임이 있는지 따지고 위자료나 재산분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가정법원의 이혼 소송과는 다릅니다. 두 사람의 혼인이 왜 유지되지 못했고, 혼인의 합의가 어떤 이유로 무효가 되는지를 교회법원에서 확인하고, 새로운 혼인을 맺을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 소송 전 준비 ① 민법상 이혼 : 교회의 혼인 무효 소송은 두 사람이 다시 결합할 가능성이 명시적으로 없을 때, 즉 민법상 이혼을 완료하고, 호적에 이혼 사실이 기재된 이후에 무효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② 본당 신부님과 상의 : 일반적으로 혼인 무효 소송의 변호인은 본당 신부님이 맡게 됩니다. 그래서 본당 신부님께 먼저 상의를 드리면서 무효 소송의 안내를 받으면 됩니다. 혹시 본당 신부님께서 교회법원에서 일하시거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변호인을 맡을 수 없는 경우 교회법원에 문의를 하면 교구 전담 변호인 신부님이 계시니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③ 소송서류 작성 : 무효 소송 준비서류는 <마산교구 홈페이지 ⇨ 교구청 ⇨ 법원 ⇨ 자료실>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1-010 준비서류 안내를 잘 읽어 보고, 2-010 소송제기서, 2-020 소송변호인 선정 서류를 직접 작성하여 본당 신부님이나 변호인 신부님과 면담을 합니다. 변호인으로 선정된 신부님께서 2-030 혼인 무효 소송 의뢰서를 작성합니다. 작성한 서류와 함께 소송에 필요한 자료를 청구인이 직접 교회법원으로 방문하여 접수를 하거나 ‘등기’로 우편 접수할 수 있습니다. ● 소송의 진행 ① 소장의 수리 : 소송이 접수되고 수리되면 법원장 신부님이 소송을 담당할 재판관을 임명하여 청구인과 피청구인에게 소송이 시작되었음을 통보하고, 청구인은 교구법원에 두 명의 증인과 함께 출석할 날짜를 공증관 수녀님과 정합니다. 이때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교회법원에서 만나는 일은 절대 없으며 피청구인에게 청구인의 연락처를 알려주지도 않습니다. ② 사실심리 : 청구인과 두 명의 증인이 교회법원에 출석하여 재판관 신부님에게 혼인생활에 대한 진술과 증언을 합니다. 재판관이 충분한 진술을 듣고 증거수집이 완료되면 소송기록 문서들을 공표하고 추가 의견을 듣습니다. ③ 판결 : 재판관은 소송당사자들과 변호인과 성사 보호관의 견해를 참조하여 혼인이 무효인지 유효인지를 판단하고 판결문을 작성함으로써 재판이 완료됩니다. ● 판결 후 상황 ① 혼인 무효 판결을 받은 경우, 세례 대장과 혼인 대장에 혼인 무효 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이 기록되며 새로운 배우자와 교회법적으로 유효한 혼인을 맺을 수 있습니다. ② 혼인 무효 불가판결, 즉 유효 판결을 받은 경우, 여전히 처음의 배우자와 혼인 유대가 남아있기에 다른 사람과는 혼인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결정적이고 새로운 증거가 나타났을 경우에 그 증거를 이유로 혼인 무효 소송을 다시 제기할 수 있습니다. 혼인 무효 소송의 절차에 대해 설명드렸지만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고, 지나간 아픔과 상처를 다시 꺼낸다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교회법원은 여러분들의 신앙생활과 행복한 혼인생활을 도와주기 위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의미로 교구에서는 현재 혼인 무효 소송의 비용을 면제해 주고 있으니 미루지 마시고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2023년 4월 9일(가해) 주님 부활 대축일 가톨릭마산 3면, 최진우 아드리아노 신부(명례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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