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 이야기 (3) “파문”이란 무엇인가요? Q : 신부님 안녕하세요? 얼마 전 가톨릭 신문에서 전주교구장 주교님이 전주교구 소속 신자인 엄옥순 라파엘라를 파문한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파문”이란 무엇인가요? A :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회 공공의 질서와 안녕을 위해 정해놓은 법을 지키지 않으면 그에 따른 제재 혹은 형벌을 받게 됩니다. 사회법이 존재하듯 교회 안에도 교회 구성원들이 지켜야 하는 교회법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교회법을 지키지 않았을 때 받게 되는 형벌 또한 존재합니다. 먼저 “파문(EXCOMMUNICATIO)”은 가톨릭 교회법에 따른 형벌 중에 하나입니다. 형벌 중에서도 매우 중하고 강력한 벌이 “파문”입니다. Q : 그렇다면 “파문”의 벌은 어떤 때 받게 되나요? A : <교회법 제1364조> ① 배교자나 이단자나 이교자는 자동 처벌의 파문 제제를 받고 제194조 제1항 제2호의 규정이 준수된다. 성직자는 그 외에도 제1336조 제1항 제1-3호에 규정된 형벌로 처벌될 수 있다. 위의 법조항에 잘 나타난 것처럼 배교1)자와 이단2)자와 이교3)자는 ‘파문’의 형벌을 받습니다. 얼마 전 전주교구에서 파문된 엄옥순 라파엘라는 가계치유4)를 주장하고 속죄예물을 요구하며 성사의 필요성을 부정했고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로 신격화하는 등 가톨릭 신앙으로 믿어야 할 진리들을 부정한 이단 행위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이단 행위들은 우리 가톨릭교회의 일치를 거스르고 선한 신자들에게 영적, 물적 피해를 준 중대한 범죄입니다. 이에 따라 전주교구 교구장 주교님은 교회법에 따라 교회법원의 재판을 거쳐 엄옥순 라파엘라를 이단자로 “파문”한 것입니다. Q : 파문을 당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A : “파문”의 제재를 받으면 교회법 제1331조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모든 성사의 배령이 금지됩니다. 즉 모든 성사를 받을 수 없습니다. 또한 교회 안에서 맡은 모든 직무와 임무에서 해임됩니다. 파문된 사람은 “파문(excommunicatio)”이라는 라틴어 어원에 나타난 것처럼 교회의 친교에서 떨어져 나가게 됩니다. Q : 그렇다면 파문된 사람은 더는 가톨릭 신자가 아닌가요? A : 파문을 통해 박탈당하는 교회의 친교는 법적 사회인 교회와의 친교를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와 그 신비체인 교회’로부터 분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파문은 신앙과 은총 안에서 하느님과 내적으로 친교하는 것까지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쉽게 말해 파문되면 세례가 취소되어 더는 가톨릭 신자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파문된 사람은 “파문”의 형벌을 받았더라도 지워지지 않는 세례의 인호가 남아있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파문은 교회법에 따른 큰 벌입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교정벌입니다. 즉 파문된 사람이 뉘우치고 돌아오면 사면을 통해 회복될 수 있는 교회의 벌입니다. 1) 배교란 그리스도교의 신앙을 전부 포기하는 것. 2) 이단이란 가톨릭 신앙으로 믿어야 할 진리를 완강히 부정하거나 의심하는 것. 3) 이교란 교황을 인정하지 않고 가톨릭 교회의 구성원들과의 친교를 거부하는 것. (교회법 751조 참조) 4) 조상들의 죄가 후손들에게 악영향을 미치므로 기도와 예물을 바쳐 치유해야 한다는 이단적인 주장. [2023년 7월 2일(가해)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청주주보 4면, 최승환 요셉 신부(교구장 비서 겸 전산홍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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