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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 아시아 대륙회의 최종 문서(2023년 3월 16일)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14 조회수376 추천수0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 아시아 대륙회의

최종 문서

(2023년 3월 16일)

 

 

아시아의 식별과 작성 팀

 

찰스 마웅 보 추기경(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의장, 미얀마)

기쿠치 이사오 타르치시오 대주교(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사무총장, 일본)

 

윌리엄 라 루세 신부(태국)

클라렌스 데바다스 신부(말레이시아)

모모코 니시무라 수녀(하느님 자비 복음의 종 선교회, 일본)

엔리코 엠마누엘 A. 아요 신부(필리핀)

에스텔라 P. 파디야(필리핀)

파블리토 S. 베이바도 Jr.(필리핀)

조셉 필립 곤살베스 신부(인도)

안토니 코르코란 신부(예수회, 키르기스스탄)

하이띠니 응우옌 신부(예수회, 베트남)

 

 

제1장 아시아의 상황

 

1. 다양한 문화와 종교와 언어와 민족성이라는 축복을 받은 아시아는 지리적으로도 인구로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대륙이다. 이 대륙은 지구 전체 표면의 약 30퍼센트를 차지하는 4,460만 제곱킬로미터의 광대한 대지를 포괄한다. 아시아는 약 46억 인구의 고향이며, 아시아 전역에서 2,300개가 넘는 언어가 사용된다. 또한 아시아는 힌두교, 이슬람교, 그리스도교, 불교, 자이나교, 시크교, 도교, 유교 그리고 몇몇 다른 종교의 탄생지이자 요람으로 여겨진다. 이슬람교가 가장 두드러진 종교로 12억 명의 신자가 있고, 9억 명의 신자를 지닌 힌두교가 그 뒤를 잇는다.

 

 전체 인구

(아시아)

가톨릭 신자

(아시아) 

비율

(%) 

신부 

축성생활자 

평신도 선교사와

교리교사 

 46억 명*

1억 5천만 명* 

3.31% 

70,254명 

187,021명 

432,035명 

출처: 2022년 전교 주일에 교황청 전교기구 기관지 Agenzia Fides에 발표된 2021년 가톨릭 교회 통계

* 가장 가까운 정수로 반올림하였다

 

2. 믿음, 가치, 상징의 체계는 곳곳마다 다르지만 인류 공동체의 상호 연결성은 아시아 민족을 한데 모은다. 관계적인 아시아의 가치(하느님과, 자기 자신과, 다른 인간과, 그리고 우주와의 관계)는 인류 가족의 일치와 아시아 민족들의 일치를 불러온다. 

 

3.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에는 세계에서 억만장자들이 가장 많이 있는 한편, 빈곤선 이하의 극빈자가 3억 2천만 명에 달한다는 믿지 못할 구분이 있다. 최근의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의 불평등과 경제적 차이를 더 악화시켰다. 

 

4. 정치적으로도 의회 민주주의, 군사 독재 정권, 공산주의 통치자, 입헌 군주제, 대통령제 정부를 포함하여 다양한 통치 체계가 보인다. 

 

5. 일치와 다양성이 아시아에 가져다주는 이익에도, 아시아에는 아시아의 교회와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도전도 자리하고 있다. 그 도전들 가운데에는 아시아 전역에 널리 퍼진 가난, 사람들의 삶의 불균형을 가져온 생태적 위협, 제도적 부패의 문제들, 더 나은 삶을 찾는 경제 이주의 흐름, 평화와 화합에 내적 혼란을 일으키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있고, 이외에도 더 많다. 이 모든 도전은 교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교회가 모든 민족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6. 그리스도교가 아시아의 대부분 지역에서 극소수에 머무는 반면, 개별 문화의 활력과 풍요로움은 교회의 삶에 기쁨을 가져다준다. 아시아 대륙은 광활하며 중앙아시아, 동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네 개의 지역으로 분명히 나뉘어 있다. 

 

7. 우리가 받은 세례의 동일한 존엄성 위에 세워진 이번 시노드의 여정은 참으로 보편 교회와 지역 교회가 하나 되어 함께 걸어간다는 표현이다. 교회 안팎 모두에서 서로 함께 기도하고 서로가 경청하며 성령의 목소리를 식별하는 과정으로 민족들을 저마다의 삶의 걸음에서 데려오는 것의 긍정적 효과는 그들 안에 활력의 새로운 경험과 교회의 삶의 역동을 불어넣었다. 

 

8. 아시아에 사는 40억 명의 사람들 가운데 가톨릭 신자는 전체 인구의 3.31%밖에 되지 않지만, 가톨릭 교회는 사회의 가난하고 소외된 단체들에 다가가면서 교육, 보건, 사회복지 분야에서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9. 다원주의적 아시아 사회에서 가톨릭 교회는 질 높은 교육을 통하여 소외된 이들의 힘을 길러 주고 그들을 사회의 주류 일원으로 통합하면서 사랑의 메시지를 계속 전파하고 있다. 

 

10. 수많은 사제와 축성생활자와 더불어 평신도 선교사와 교리교사들은 신앙 교육에 참여하고 아시아 전역의 가톨릭 공동체의 영적 사목적 필요에 응답하고 있다. 

 

 

제2장 시노드 과정

 

시노드 사전 단계: FABC 50주년 총회

 

11.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요청은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FABC)가 – 라틴 아메리카 주교회의의 모범을 따라 – 더 넓은 교회를 향한 아시아 교회의 헌신을 강조하고자 총회를 준비하던 가운데 이루어졌다.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 1970년 마닐라에 방문하셨을 때 개최되었던 아시아 주교 모임의 50주년을 맞이하여 총회가 처음에는 2020년 11월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FABC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 유행으로 총회를 2022년 10월로 연기하여야 하였다.

 

12. 두 가지 움직임의 동시 발생은 하느님 섭리로 여겨졌다. 총회 과정은 아시아 교회들의 현대적 사명뿐만 아니라 아시아 민족들의 현 상황과 도전들을 부각시켰고, 시노드 과정은 방법론을 제공하고 때로는 총회 자문들을 수행하는 경청의 구조들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13. 총회의 결실은 다음 부분의 ‘차이들’에서 가장 명백하여질 것이다. 이러한 차이들은 총회에서 인식되었지만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Working Document for the Continental Stage)에 대한 아시아 응답들에서는 광범위하게 다루어지지 않은 염려와 우선순위들을 대변한다. 

 

14.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FABC 총회 개막 때에 언급하셨듯이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는 아시아에서 가난한 이들의 교회, 젊은이들의 교회, 대화의 교회를 만났다. 50년이 흘러, 가난한 이들의 교회는 우리 공동의 집을 돌보는 교회가 되어 있고, 젊은이들의 교회는 이제 디지털 대륙을 항해하고 복음화하고 있으며, 대화의 교회는 문화, 종교, 민족들 사이에 다리를 놓도록 부름받았다. 

 

첫 번째 단계: FABC의 아시아 교회들

 

15. FABC는 17개의 주교회의1)와 2개의 동방교회 시노드2)와 3개의 준회원3)으로 구성되어 있다. FABC 회원4)에는 29개 영토가 포함된다. FABC는 중국 본토에 있는 교회를 FABC 회원으로 맞아들이고자 하는 희망이 있다. 

 

16. 총회가 끝날 즈음에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가 발표되었다. 2022년 10월 28일 문서는 인쇄되어 준비되었고 2022년 10월 29일 모든 참가자에게 배포되었다. 총회 기간에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아시아 TF(Task Force)를 꾸렸고 승인하였다. TF는 아시아 대륙 시노드 과정 전체를 주재하여야 하였다. 

 

17. TF는 2022년 11월 7일에 줌(Zoom)에서 만났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와 함께 자주 묻는 질문 요약을 포함한 대륙별 단계를 위한 방법론에 관한 다른 정보들을 동봉하여 시노드 과정을 설명하는 서한을 보내왔다.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아시아 대륙회의는 2023년 2월 24일부터 26일까지로 결정되었다. 

 

18. FABC의 22개 회원 모두는 2023년 1월 15일에 또는 그 이전에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에 대하여 10장으로 응답하도록 요청받았다. 그런 다음 TF가 2023년 2월 15일에 또는 그 이전에 아시아 대륙 최종 문서를 위한 ‘초안 틀’을 보내고자 하였다. 22개 회원 중 21개의 응답이 접수되었다. ‘초안 틀’은 계획대로 2월 15일에 전송되었다.

 

19. 대부분은 대림과 성탄 시기와 맞물려 이 작업을 하기에 시간이 매우 짧았다고 응답하였다. 아시아의 언어 다양성을 고려하였을 때에 번역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다. 각 주교회의에서는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에 응답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이는 이미 구성되어 있는 지구, 교구, 국가 차원의 시노드 팀을 활용하는 것도 포함하였다. 어떤 곳에서는 온라인 모임이 열렸다. 소그룹 모임들이 활용되었는데, 가능한 곳에서는 핵심 그룹들과 회의들이, 그리고 주교와 사제 평의회가 활용되었다. 

 

두 번째 단계: 식별과 작성 팀

 

20. 두 번째 단계는 주교회의들의 보고서 요약의 초안 틀 작성이었다. 이는 2023년 1월 31일부터 2월 4일까지 태국 방콕 카밀로회 사목 돌봄 센터에서 열렸다. FABC 중앙위원회는 아시아 TF를 식별과 작성 팀으로 임명하고 초안 틀을 마련하는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이 팀은 확대되어 다음과 같이 9명으로 구성되었다. FABC의 4개 지역, 곧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중앙아시아를 대표하는 2명의 평신도 (여성 1명과 남성 1명), 여성 축성생활자 1명, 신부 6명과 이 과정을 총괄하는 FABC 사무총장이다. 

 

21. 나흘 동안 이 팀은 시노달리타스의 분위기와 정신으로 기도, 나눔, 대화, 경청, 식별 그리고 초안 틀 작성에 헌신하였다. 이 팀은 3개의 조로 나누어 각 조에서 7개의 보고서를 읽었다. 각 조에서는 영적 대화 방법론을 사용하여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의 3가지 질문, 곧 반향, 긴장, 우선순위에 대답하고자 공통 주제, 맥락, 특이점들을 식별하였다. 

 

22. 이 팀은 자신들의 통찰을 더욱 성찰하고 토론하고자 전체가 모였고 초안 틀을 작성하였다. 그들은 이 초안 틀을 수정하고 보완하며 발전시키는 일을 지속하면서 다시 기도하고, 성찰하며 식별하려 하였다. 이 초안 틀은 2023년 2월 15일에 모든 주교회의와 준회원들에게 전달되었다. 

 

23. 이 팀은 아시아 대륙회의를 위한 프로그램도 계획하였다. 4일 동안의 체험은 이 팀을 풍요롭게 하였기에 그들은 아시아 대륙회의에도 동일한 식별 과정을 제안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FABC 지도부에 그들의 의견을 구하고 승인을 받고자 제출되었다. 

 

세 번째 단계: 아시아 대륙회의

 

24. FABC 50주년 총회에서 구상된 절차에 따라, 2023년 2월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린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아시아 대륙회의에 각 주교회의는 3명의 대표를 보내도록 요청받았고 각 준회원은 2명의 대표를 보낼 수 있었다. 이 대표단에는 의장 주교 또는 의장 대리자와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의 108항과 109항에 기반하여 선정된 다른 두 명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결정되었다. 대표단은 사전에 이 행사의 준비 사항들과 함께 모임에 관한 정보를 전달받았다. 

 

25. 참가자들은 2월 23일 태국 방콕대교구 반 푸 완 사목 센터에 도착하였다. 17개 주교회의, 2개 동방교회 시노드, FABC의 3개 준회원 대표들은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위원들, 총보고관, 다른 여러 참관인들과 합류하였다. 이 회의의 아시아인 참가자 수는 추기경 6명, 대주교 5명, 주교 18명, 신부 28명, 여성 축성생활자 5명, 남자 평신도 7명, 여자 평신도 11명이었다. 

 

26. 회기들을 시작하기에 앞서, 참가자들은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 식별과 작성 팀이 준비한 최종 문서 초안 틀 사본, 식별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리교육 모음집을 식별과 논의를 위한 자료로 제공받았다.

 

27. FABC 중앙위원회의에 제출되어 ‘비준과 승인’을 받은 다음에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로 전달될 최종 문서 초안 구성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아시아 대륙회의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포함하였다. 영적 대화, 짧은 발표를 통한 제언, 공동 기도와 개인 기도 시간, 전체 논의와 소그룹 논의, (식별과 작성 팀이 제안한 초안 틀 본문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초안 형태들의 검토와 재작업, 참가자들의 개입을 위한 전체 모임의 포럼.

 

28. 그룹들은 의도적으로 다양한 주교회의의 사람들과 서로 다른 생활 신분의 사람들을(예를 들어 성직자, 축성생활자, 평신도 등) 섞어 구성하였다. 그룹 작업에서 나온 제언 모음집 작업 과정에 인공 지능 기술의 도움을 받았다. 

 

29. 초안 문서의 서로 다른 부분들을 더 깊게 살펴본 식별 회기들에 대한 그룹별 응답들은 식별과 작성 팀이 밤마다 만나 문서 작업을 하면서 날마다 천천히 통합되었다. 더불어 참가자들이 문서 작성에 이바지하여야 할 두 가지 단계가 더 추가되었다. 첫 번째로, 편집된초안을 소그룹의 모든 이에게 되돌려 주면서 식별과 작성 팀은 그들이 무엇을 수정하기를 원하는지, 무엇을 추가하기를 원하는지 물었다. 두 번째로, 이 팀은 소그룹들이 바라는 수정 사항과 추가할 내용을 통합한 다음, 다시 모든 참가자에게 문서 전체를 읽고 이 팀이 중대하게 놓친 것이 무엇인지 모임 안에서 성찰하여 주기를 요청하였다. 

 

30. 작업 회기는 작성된 문서에 대하여 참가자들의 다양한 그룹에서 만장일치 확인을 얻으며 종결되었다. 이어서 대륙회의 위원들은 다음 두 가지 질문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1) 아시아 교회의 시노달리타스를 강화하기 위하여 교회의 어떤 구조들이 변화하거나 만들어져야 하는가? (2)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세계주교시노드의 2023년 10월 회기와 2024년 10월 회기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가? 

 

31. FABC 의장 찰스 보 추기경은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아시아 대륙회의의 폐막 전례를 주례하였고 전례 안에서 회의에 참석한 대표단이 작성한 최종 문서의 ‘잠정안’을 발표하였다. 

 

네 번째 단계: 식별과 작성 팀

 

32. 식별과 작성 팀에게 최종 문서를 마무리하는 일이 맡겨졌다. 아시아 대륙회의 대표단들이 제안한 수정 사항들을 포함하고자 2023년 2월 27일부터 28일까지 만났다. 이 팀 또한 논의, 영적 대화, 공동 식별을 하는 소모임에 함께하며 전체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모든 이를 경청하고 참가자들의 박동을 느끼는 것은 최종 문서 작성을 위한 식별 과정에 도움이 되었다. 

 

33. 문서의 최종 편집은 공동 작성, 따뜻한 동료애, 기도 속에서 한 식별의 정신으로 마무리되었다. 그런 다음 이 팀은 그 작업물을 FABC 중앙위원회에 ‘비준과 승인’을 위하여 전달하였다. 

 

다섯 번째 단계: FABC 중앙위원회

 

34. 시노달리타스에 관한 아시아 대륙회의의 최종 문서는 2023년 3월 3일 FABC 중앙위원회의 온라인 회의에서 제시되었다. 이는 아시아 대륙회의 최종 문서에 대한 주교회의 의장 주교들의 ‘비준과 승인’을 위한 것으로, 이 문서가 참된 시노드 여정의 결실이었다는 것을 보증하고 결코 획일성이나 양극화로 퇴보할 수 없는 교회의 일치를 수호하고자 한 것이다. 

 

35. 최종 문서(안)를 검토하고 나서 FABC 중앙위원회는 2023년 3월 3일, 더 편집하여야 할 몇 가지 사소한 수정을 제시하면서 최종 문서를 ‘승인하고 비준하였다.’ 그러고 나서 최종 문서는 시노드를 위한 아시아 대륙회의의 최종 문서로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에 보내질 것이다. 

 

 

제3장 과정에 관한 전반적 감상

 

36. 도전들이 있지만, 시노드 여정은 민주주의적 과정이 아니라 교회의 은총과 치유의 순간이다. ‘천막인 교회’라는 표상은, 포용의 정신으로 모든 이에게 확장될 수 있는 피난의 자리가 되도록 교회를 투영한다. 또한 하느님께서 당신의 천막을 폭력, 불안, 고통이 있는 곳을 포함하여 하느님의 영이 부시는 곳이면 어디에서든지 펼치실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한다. 

 

37. 가장 중요한 것은 천막 안에 모든 이를 위한 자리가 있고, 이 자리는 모든 이의 집이기에 그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 ‘버려졌다’고 느꼈던 이들이 이제 그들이 거룩하고 안전한 장소인 이 천막 안에 그들의 집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응답자 대부분은 천막의 표상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답하였다. 

 

38. 천막의 표상은 또한 예수님께서 육화를 통하여 당신의 천막을 우리 가운데 펼치셨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므로 이 천막은 하느님과 만나는 장소이자 우리가 서로 만나는 장소이기도 하다. 이제 공동의 집으로 보이는 이 천막은 공통된 세례에 속하고 함께한다는 감각 또한 다시 불러일으켰다. 시노드 과정은 교회의 유기적 성장을 위한 공동체의 친교로서 교회 안에서 함께 걷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더 큰 인식을 불러왔다. 

 

39. 각 나라의 대륙회의를 위한 자문은 다양한 형태를 띠었다. 어떤 나라에서는 다양한 계층의 많은 이들을 참여시킬 수 있었고, 다른 나라에서는 작은 규모의 사람들만이 모일 수 있었다. 앞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시간과 언어의 도전은 어떤 나라들에서는 ‘걸림돌’이 되었다. 그럼에도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를 성찰하는 이 과정에 참여한 이들은 교회의 발전을 위하여 기도와 식별의 정신을 통하여 건설적으로 이바지하였다.

 

40. 시노드 과정에 이처럼 방대한 수의 사람들이 참여하였다는 사실은 제도로서의 교회가 지닌 결점과 약점에도 교회를 향한 깊은 사랑을 드러냈다. 

 

41.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를 수많은 토착어로 번역할 수 없었다는 사실은 아시아 교회가 체험한 또다른 한계였다. 그러나 2022년 10월에 열린 FABC 50주년 총회는 시노드 과정의 이 단계를 준비하는 데에 참으로 축복이었다. 

 

42. FABC 총회 전과 그 기간에 이루어진 많은 대화는 이미 교회와 아시아의 상황과 관련한 표현들을 제공하였다. 보고서들을 ‘경청’하면서 곧바로, 당신 백성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으로 교회가 앞으로 나아간다는 희망과 기쁨의 감각이 계속된다는 사실이 주목되었다. 우리는 성령께서 하느님 백성을 개인적, 공동체적, 구조적 회심으로 움직이도록 영감을 주시는 데에 멈추지도 않으실뿐더러 실패하지도 않으신다고 확신한다. 

 

43. 우리는 또한 요청된 대로 시노드 대화를 하는 과정이 때로는 고통스럽고 불안정하였으며 동시에 우리가 서로에게 취약성을 드러내도록 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44.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는 간결한 방식으로 교회의 삶에서 더욱 커다란 쇄신을 위한 문을 여는 길로 사람들의 희망, 열망, 공허, 어려움을 포착할 수 있게 하였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경청하라는 초대는 서로에게 개방되어 있음을 보여 주고, 대화의 정신은 하나 되어 함께 움직이도록 촉진한다. “이런 만남과 대화를 가능케 하는 것이 시노달리타스 여정의 의미이다”(「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 6항).

 

45.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더욱 깊은 영적 대화를 위한 기폭제가 되는 것이었다. 이 문서는 많은 자리에서 공동 정체성과 공동 책임성의 과정을 통하여 참으로 교회 안에서 시노달리타스를 살아가는 순간들로서 경험되었다. 

 

46. 이 과정에서 모든 이의 참여가 보여 주었듯이 교회에 대한 염려의 전반적인 감각은 참된 시노달리타스를 향한 본성적이거나 유기적인 경향을 반영한다. 어떤 나라에서는, 시노달리타스 정신으로 시너지 효과와 변화를 불러왔던 다양한 차원의 지역 교회와 공동체의 사목 계획을 이행하는 원리가 이미 있었기 때문에 ‘경청하는 과정’ 자체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47. FABC는 주교회의들 사이에서 살아 있는 시노달리타스를 위하여 꼭 필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는, 우리의 체험을 폭넓게 하고 천막을 넓힐 수 있도록 하면서, 하느님 나라를 향하여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로서 함께 걸어간다는 의식을 참으로 잡아준다. 

 

48.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를 성찰하도록 아시아 교회를 위한 자리(locus)만 드러낸 것이 아닌 이러한 전반적인 의견들을 고려하면, 우리는 아시아 전역의 관점과 경험의 광범위한 다양성이 서로 다른 나라에서 제기된 모든 기회와 도전들을 종합하는 데에 어려움을 주었다는 것도 인정하게 된다. 성령의 인도에 따라 다음 장은 아시아 교회들이 명확하게 표현한 반향, 긴장 그리고 우선순위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49. 식별과 작성 팀은, FABC 50주년 총회의 논의에서는 핵심이었지만 주교회의들에서 보낸 보고서에는 없거나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다고 느꼈던 몇 가지 틈(lacuna)을 발견하는 데에서도 자유로웠다. 다음의 통찰들이 아시아 국가들에서 이루어진 개별 과정들의 정신과 핵심에 충실하기를 우리는 기도하고 희망한다.

 

 

제4장 아시아의 반향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를 읽고 기도한 다음에, 여러분 대륙의 교회의 살아 있는 체험과 현실들에 가장 강렬한 반향을 일으킨 것은 어떠한 직관이었는가?

어떤 체험들이 새로웠는가? 또는 여러분을 일깨워 주었는가?

 

50.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를 성찰하면서 아시아의 교회들이 느낀 반향들은 이미 앞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교회를 향한 깊은 사랑이 있다는 사실로 강조되었다. 교회를 향한 그 깊은 사랑 안에 기쁨, 슬픔, 나약함, 상처와 같은 다양한 감정들이 담겨 있다.

 

51. 이러한 감정의 뒤섞임과 아시아의 다양한 민족성, 인종, 문화, 언어 그리고 종교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요청에 따른 시노달리타스 정신은 교회 안에서의 저항과 아시아의 풍요로운 영성에 대한 감사의 부족 그리고 죄의식의 결여에도 우리(교회)에게 ‘함께 걷는’ 용기를 지니라고 요구한다. 

 

52. 아시아 나라들 전역에서 이러한 과정이 잘 받아들여지고 활성화되었음에도, 몇몇 보고서에서는 모임과 경청의 목표에 대한 분명한 설명과 수용의 부재로 시노달리타스 여정으로 이루어진 자문과 경청의 과정이 환멸과 실망을 일으킬 수 있었다는 언급이 있었다. 이 과정에 관여하려는 유혹은, 가톨릭 그리스도인의 관점의 참된 시노드 노력이라기보다 더 정치적이고 심지어 이념적이었다고(예를 들어 ‘의회 형식’의 논의를 위한 포럼과 유사하게) 묘사될 수 있었다. 몇몇 신자들은 이러한 시노드 과정의 목적과 앞으로의 결과와 관련하여서 회의적이다. 

 

53. 몇몇 교구들은 소수로 살아가는 환경에 있는 이들과 전통적인 그리스도교 공동체들의 목소리들이 시노드 과정과 심지어 그 결과에 동등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에 대한 계속되는 이러한 의심을 여전히 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이 비판받거나 지적받기보다는 칭송받는 것을 선호하기에 경청이 어려운 임무라고 언급되었다. 주저하지 않고 말하는 이들은 때로는 공동체의 특정 분야에서 적대자로 여겨지기도 하였다. 이는 그들의 지적과 의견이 주류의 생각과 같지 않다고 보이거나 교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쁨의 체험

 

54. 보편 교회가 요청한 시노드 과정이 영적 체험이자 영적 여정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여야 한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가 성령의 인도 아래 끊임없이 새로워지고 시노달리타스의 정신 안에서 더욱 깊어질 수 있도록 우리의 자아(ego)는 옆으로 내려두고 우리 자신을 비우며 하느님께 경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55. 시노드 과정 안에 단단히 자리를 잡은, 가능한 한 폭넓게 경청하는 역동은, 더욱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받아들이고 그러한 교회가 되도록 성령께서 우리를 이끄시는 곳에서 참으로 교회가 더 열심히 경청하고 지혜롭게 식별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56. 우리가 시작한 이 여정은 우리가 교회의 참된 본성과 교회의 상황을 직시하는 능력을 깨닫도록 도와준다. 시노드 과정은 분명 은총과 만남과 변모의 자리이기에 기쁨의 체험이 강화되었다.

 

함께 걷는 체험

 

57. 함께 걷는 과정은 아시아 전역의 지역 교회들에게, 무시되고 잊히기 일쑤인 토착 공동체들에 대한 더 큰 인식을 비롯하여 자신들의 고유한 상황과 풍요로운 문화에 대한 더욱 큰 인식을 가지게 해 준다. 함께 걷는 체험인 친교와 대화를 통하여 이러한 풍요가 증진되어야 한다. 

 

58. 우리는 다양성 안에서 살아가는 아시아의 가톨릭 신자로서 서로 경청하고 존중하며 보살핌으로써 우리 우정의 질을 높이고자 한다. 그리하여 ‘좋은 어머니’가 되고 세상에 평화와 일치를 가져오는 모범이 되려는 것이다. 하느님의 살아 있는 말씀에 기초한 신앙 교육은 시노달리타스 영성의 토대를 이룬다.

 

59. 시노드 여정은, 우리가 함께 걸어가는 가운데 주님의 식탁으로 모이게 하였다. 그리하여 우리는 주님을 통하여 주님 안에서 주님과 함께 우리의 본성적이고 유기적인 시노달리타스로의 정향을 실현해 왔고, 아시아 교회를 위한 새로운 길들을 고찰하고 발견할 영감과 힘을 얻었다. 

 

60. 전 세계 수많은 지역 교회가 보여 준 교회에 대한 깊은 사랑을 거듭 읽으며 힘을 얻는다. 신앙을 향한 이러한 사랑과 헌신이 세계주교시노드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 전체에 메아리치며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드러낸 보편적이라 할 수 있는 감각을 확실히 반영한다.

 

61. 신앙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외부의 위협들은 함께 걷는 체험을 해치기도 한다. 몇몇 아시아 국가들에서, 신앙을 지키고 있다는 이유로 다양한 위협에 고통받는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 주목받아 왔다.

 

62.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순교’가 존재함에도, 많은 이들이 여전히 믿음에 충실하며 나아가 믿음을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바치려 한다. 어떤 지역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위협과 폭력이 눈에 띄었고 어떤 지역에서는 그리스도인들이 그들의 믿음 때문에 또 다른 방식으로 차별당하고 있다.

 

상처의 경험

 

63. 보고서들은 또한 치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아시아 교회의 취약성과 상처를 반향하였다. 교회가 입은 여러 상처 가운데 재정, 관할권, 양심, 권위, 성과 관련한 남용이 있다. 틀림없이 이러한 남용이 교회를 부정적 모습으로 그려 왔을 것이고 일부 사람들이 신뢰 부족을 이유로 교회를 떠나는 결과로 이어졌다. 협치(governance) 차원에서도 투명성과 책임성의 부족이 교회에 대한 신뢰의 위기로 이어졌다. 

 

64. 보고서는 이러한 남용 때문에 교회를 향한 불관용, 원망, 부정적 생각이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지적한다. 이러한 감정들이 소셜 미디어와 인쇄 매체, 다른 공론의 장에서도 표현된다. 모든 이가 교회에 대한 책임감을 지녀야 하고, 따라서 모든 이가 공동 식별을 통하여 의사 결정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65. 여성이 교회 안에서 협치와 의사 결정 과정에 충분히 포함되지 못하는 데에 대한 깊은 우려도 있다. 여성 축성생활자들은 다양한 교회 직무에 헌신하고 있음에도 소외감을 겪고, 교회의 정책 결정에서 그 목소리가 충분히 경청받지 못하곤 한다. 여성 축성생활자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그들이 헌신적으로 봉사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뚜렷하다.

 

66. 시노달리타스 대화는 성경 안에서 여성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감안하여 여성의 교회 생활 참여에 관하여 재고하도록 촉구하여 왔다. 교회 안에는 교회의 모든 측면에서 여성의 의미 있는 참여를 가능하게 해 줄 협치 구조의 쇄신이 필요하다.

 

67. 보고서는 교회의 일원이지만 교회에서 환영받기 위하여 힘겹게 노력하는 일부의 사람들에 대한 교회의 이해 부족과 그들에게 충분한 사목적 배려를 기울이지 못한 점을 인정한다. 그러한 이들 가운데에는 한부모, 비통상적인 혼인 상태에 있는 이들, 혼종혼, 성소수자(LGBTQIA+)로 자신의 정체성을 밝힌 이들, 이주민 등이 있다. 

 

68. 일부 보고서는 많은 교회에서, 특히 그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젊은이들이 부재하는 데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였다. 반면에 젊은이들은 교회 전체가 위험을 무릅쓰고 변화를 이루어 갈 용기를 내도록 끊임없이 영감과 도전을 준다.

 

69. 일부 보고서는 이따금 간략하게 토착민들의 역경에 관하여 언급한다.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 안에서 토착민들의 여러 열망과 목소리가 충분히 강조되지 않은 점도 주목되었다.

 

70. 이와 동시에, 아시아 민족들의 지대한 관심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가난한 이들과 지구의 부르짖음에 대한 경청은 적절히 다루지 못한 사안이었다. 교회의 역할은 취약한 공동체들에 대한 경청, 그리고 그러한 공동체들과 그들의 환경, 권리, 특전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이어야 한다.

 

71. 교회 안에서 받은 상처 가운데 일부는 급속한 경제 성장과 소셜 미디어 접근의 자유가 불러일으킨 개인주의, 소비주의, 물질주의와 같은 이념들의 침투로 비롯되었다. 그 이념들 가운데 많은 것들이 여러 아시아 지역에 발전을 불러왔지만, 그 다양한 부작용이 교회에도 영향을 끼쳤다.

 

72. 교회가 자신의 예언적 역할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교회의 목소리는 억압적 정권에 침묵당하여 왔다. 또한 그 침묵은 공포가, 때로는 무관심이 빚은 수동적 동조로도 이어져 왔다. 아시아 전역의 교회들은 억압 정권 아래 놓인 교회들을 그 생존이 위협받거나 위태롭지 않게 하는 방법으로 도와주어야 한다. 

 

새로운 길들을 받아들이라는 요청

 

73. 아시아 전역에서 기쁨과 상처의 경험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향한 새로운 길들을 모색할 기회로만 여겨질 수 있다. 그리스도의 한 몸으로 함께 선다는 것은 ‘새로운 교회’, 곧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라는 사목적 사명에서 새로운 전망을 요구한다.

 

74. 교회는 그 안에서 모든 이가 환영받으며 천막 안에 들어와 있다고 느끼는 포용의 정신으로 시작하여야 한다. 하느님 백성으로서 그 누구도 배제되어서는 안 되며, 힘없고 나약한 이들일지라도 교회 안에 포용하는 정신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75. 아시아의 종교 다양성은 평화, 화해, 화합을 이루기 위한 방법인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에의 참여를 의무에 가깝게 만든다. 여러 보고서가 타 교파의 그리스도인들과 타 종교인들과의 풍요로운 관계에 관하여 언급한다. 아시아 전역의 종교와 문화는 다양하지만,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 관련 사안에서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76. 일부 지역에서는 이러한 대화의 추진이 오로지 가톨릭 교회의 몫이었고, 상호관계가 이루어지지 않는 때들이 있다. 또한 이러한 대화의 추진은 평신도보다는 성직자의 ‘일’로 여겨져 왔다. 

 

77. 일부는 그 동기에 관한 불신과 의심을 비롯하여 다양한 이유로 이러한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에 대한 의구심을 표현하였다. 교회는 평화와 화해, 정의와 자유를 위한 다리 건설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한다.

 

78. 아시아 보고서들에서 (미성년자와 힘없는 이들의) 보호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지만 교회 안에서 모든 차원에서 보호의 문화의 환경을 발전시키고 길러나가야 한다. 

 

79. 시노드 과정은 교회의 모든 차원에서 변화를 일으키려면 폭넓게 서로 경청할 것을 요청하였다. 평신도들과 남녀 축성생활자들은 교회 안에서 발언권을 얻거나 경청받지도 못하였다고 말하여 왔고, 일부 사제들은 그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경청되지 않았을뿐더러 무시당하였다고까지 느꼈다.

 

80. 보고서를 읽으면, 더 멀리 더 넓게 그물을 쳐야 하는 교회가 자기 자신만을 향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밖을 향한(ad-extra) 선교가 아시아 교회들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영성 생활에 관하여 자기 자신만 향하고 개별적이며 편향된 접근법을 더욱 선교적이고 공동체적이며 통합적 접근법으로 변화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 

 

81. 교회로서 우리의 사명을 실현하는 희망찬 길로 나아가도록 각각의 아시아 교회에 가장 잘 알려진 방식으로 천막을 넓혀야 한다. 

 

82. 아시아 교회들은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가 담고 있는 많은 내용과 관련을 맺으며 많은 것을 반향할 수 있었다. 이는 아시아 교회가 다른 나라와 다른 대륙의 교회들과 유사점이 많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에 우리가 모두 이 여정에 함께한다는 사실을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83. 우리는 이 사안들의 일부가 특정 지역에 고유한 것일지 모른다는 사실도 인정하지만, 우리가 함께 걸어가기에 교회의 쇄신과 하느님 나라의 확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얻는다.

 

 

제5장 아시아의 긴장들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를 읽고 기도 안에 머무른 뒤, 여러분 대륙의 전망에서 볼 때에 특별히 중요하게 부각되는 본질적 긴장이나 차이는 무엇인가? 이에 따라 과정의 다음 단계에서 직면하고 고려해야 하는 사안들이나 질문들은 어떤 것이 있는가? 

 

84. 기도하고 연구하며 다양한 보고서를 읽고 난 다음에 우리는 이 시노달리타스 여정이 ‘천막을 넓히는 데에서’만이 아니라 성령께서 아시아 전역의 교회들 안에서 활동하심을 인식하는 데에서도 결실을 거둘 것이라는 희망으로 가득 찼다. 

 

85. 아시아 교회들은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를 읽으면서 보편적 긴장 몇 가지와 아시아 상황에 특정한 긴장 몇 가지도 인식하였다. 이러한 긴장들 가운데 일부는 겉보기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사실을 유념하면서, 이 시기에 우리가 해야 할 과제는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긴장과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며 성령께서 아시아 교회에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더욱 성찰하는 것이다. 

 

시노달리타스를 살아가는 데에서의 긴장

 

86. 교회는 온갖 생활 신분의 사람들(성직자, 축성생활자, 평신도)로 구성된다. 그런데 많은 보고서가 지적하듯이, 교회 안에서는 성직자와 평신도, 주교와 신부 또는 수도회, 교회 단체와 운동, 교구, 연합회 사이에, 그리고 더욱이 교회 밖에서는 교회와 정치 권위, 나아가 종교 사이에 일종의 ‘갈라짐’이 있는 듯하다. 참여하는 교회 정신으로 ‘섬김의 모델’ 안에서 리더십을 체험하려면 시노달리타스의 실천에 더욱 깊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87. 참 제자가 되라는 세례의 소명을 살아가지 못하도록 다른 이들을 가로막는 (때로는 배제하기까지 하는) 리더십 형태가 종종 더욱 참여적이 되라는 도전을 방해한다. 사제가 지배하려는 성향을 띠거나 심지어 평신도에게 강요적, 지배주의적, 권위주의적으로 대할 때, 리더십을 위한 섬김의 모델이 방해받거나 때로는 그와는 반대되는 증언이 된다. 평신도 역할의 재구성은 젊은이들 상담과 구직 지원, 아픈 이들의 돌봄, 교육, 어린이 보호를 비롯하여 다양한 은사를 통하여 평신도 직무의 가능 영역을 확대하는 것을 포함한다. 

 

88. 우리는 또한 신앙의 교사들일 뿐만 아니라 응당히 공동체의 지도자이기도 한 아시아 교리교사들의 활동을 인식한다. 수 세기 동안 교리교사들은 성사를 받도록 신자들을 준비시키고 그들이 신앙을 살아가는 데에 동반해 왔다. 그렇기에 우리는, 주교회의들에게 교리교사 직무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라고 하신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지침을 재확인한다(자의 교서 「오래된 직무」[Antiquum Ministerium], 9항 참조).

 

89. 성직자, 남녀 수도자, 평신도 사이의 긴장을 인정하면서, 보고서들은 교회의 삶과 사명에서 모든 이의 공동 책임성이라는 주제를 거듭 제기하였다. 권한의 행사가 책임성과 투명성과 괴리될 때에 많은 문제가 일어난다.

 

의사 결정에서의 긴장

 

90. 일부 지역에서는 식별과 의사 결정 과정에서 협력하는 책임이 부족하였고 종종 사제나 주교에게만 맡겨졌다는 사실이 언급되었다. 이 과정에서 소수의 목소리는, 나아가 평신도의 목소리조차 고려되지 않는다. 때로는 피상적인 대화뿐이고, 사목평의회나 재무평의회처럼 교회법으로 권고되거나 규정된 구조 안에서조차 자문이 부족하다. 이 구조를 성직자가 관장하기 때문에 어떤 교회들은 이를 일종의 성직주의라고 여긴다.

 

91. 교회 내 의사 결정과 재정 문제에서 책임성과 투명성의 부족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의 정신 안에 함께 걸어가는 데에서 더욱 큰 갈라짐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사안들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은 때로는 교회로부터 배척당한다. 권위주의적이고 지배하려는 형태의 리더십은 성직자들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평신도 지도자들도 그러한 특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긴장은 시노달리타스 방식으로 참여하는 교회를 향한 여정에 지속적인 걸림돌이 된다. 

 

92. 지도자에 대한 공경이 내재적 가치인 아시아적 맥락에서, 평신도는 성직자에게 지나치게 굽히는 경우들이 있고 이러한 지나친 공경은 남용될 가능성이 크며, 권력과 통제가 활동 방식(modus operandi)이 된다. 나아가 이는 교회의 협치뿐만 아니라 교회의 사명에서 ‘비성직자’가 공동 책임감을 지니지 못하도록 해를 끼친다. 

 

사제 성소에서의 긴장   

 

93. 성직자에 대한 지나치게 비판적인 시각이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사제 성소 감소의 한 원인이었다는 점도 제시되었다. 아시아에는 봉사할 사제들과 지속적인 신앙 성숙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지역들이 있다. 사제의 필요성은 실질적이며 복음 전파를 위한 것이다. 사제들의 추문과 사제들이 보이는 불건전한 태도와 행동 또한 성소 감소를 유발하고 있다. 

 

94. 이와 더불어, 일부 보고서들은 세속적이며 물질주의적 문화가 사제들은 물론 평신도 지도자들에게까지 끼치는 영향력 또한 인정하였다. 이는 교회의 사명에서 복음적 가치들을 증언하는 데에 도전이 되곤 한다. 

 

여성 참여에서의 긴장

 

95. 아시아의 여러 교회에서 교회의 일상적 삶에 대한 여성의 참여는 상당하다. 그러나 리더십 역할에서 여성의 존재감이 부족하다. 어떤 사회에서는 여성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

 

96. 어떤 이들은 이를 아시아 사회의 문화적 차이와 전통적 가부장 체제 탓으로 돌린다. 어떤 곳에서는 그러한 문화적 사고방식 때문에 리더십 역할을 하는 여성이 크게 환영받지 못한다. 남성이 의사 결정을 하거나 모임을 이끌고 여성은 그저 결정을 이행하거나 남성의 지휘 아래 활동하는 듯 보이곤 한다. 여성들의 역할은 남성의 보조적인 존재로 부차적인 것으로 여겨지거나 쉽게 내쳐진다. 이는 여성 축성생활자도 마찬가지이다.

 

97. 그러나 어떤 나라들의 보고서에서는, 교회 안에 남성들이 없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리더십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사람들은 바로 여성들이라고 말한다.

 

젊은이에 관한 긴장

 

98. 보고서들이 언급하는 한 가지 공통된 현상은 우리 교회들 안에서 젊은이들의 부재이다. 젊은이들이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약 65%), 교회의 삶에서 그들은 상대적으로 부재하는 것이다. 교회의 삶에 참여하는 일부 젊은이들이 있지만 신앙 교육, 동반, 리더십 역할과 의사 결정 과정에 그들의 더욱 큰 참여가 필요하다.

 

99. 노인과 젊은이들 간의 세대 차이가 존재하는 가운데, 교회는 ‘어머니’로서 젊은이들에게 그 사랑의 품을 넓혀, 길을 잃고 혼란스러워하며 교회에서 떨어져 나간 이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보고서들은 교회 안에서 젊은이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하지만, 숙고해야 하는 요점은 젊은이들이 그들 삶에서 교회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100. 디지털 접근이 더욱 손쉬운 아시아 각지의 젊은이들은 신기술에 더욱 능통하기에, 복음화와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 선포를 위하여 젊은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려면 미디어 분야와 소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투자 또한 확대되어야 한다고 보고서들은 요청한다. 그럼에도 젊은이들과 함께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의 대화에 참여하여야 하는 도전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101. 많은 젊은이 인구로 축복받은 아시아 교회는 젊은이들이 자리한 곳에 있고 그들을 효과적으로 사목하는 ‘디지털 천막’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었다.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시노달리타스는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의 세상에서 그들이 견디는 긴장을 체험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02. 디지털 세상이 가진 이점들이 있음에도, 소셜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이 강조되기도 하였다. 곧 사람보다는 기기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사회 안에 증오와 편견과 두려움을 퍼뜨리고자 소셜 미디어가 활용되는 방식, 그리고 어떤 이들은 소셜 미디어가 사람들을 신앙에서 멀어지게끔 흔들고 있다고 말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가난한 이들의 긴장

 

103. 고군분투하면서 때로는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는 많은 자녀를 두고 있는 아시아 빈곤 가정의 어머니처럼 아시아 교회 또한 고군분투하면서, 시노달리타스의 과정에서 각별한 동반이 필요한 수많은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안쓰러워하며 품어 안는다.

 

104. 아시아에서 가난한 이들의 양상은 다양하다. 소수 민족, 이주 노동자, 도시의 빈민가 거주자, 피난하는 난민 등 물질적 빈곤층과 저학력자, 무관심한 젊은이, 장애인, 구금자, 성소수자(LGBTQIA+)라고 인정한 이 등 흔히 교회와 사회가 소홀히 하는 사회적 빈곤층이 있다.

 

105. 그러나 우리는 가난은 상대적인 말이라고 인식한다. 물질적으로 가난하지만 문화, 영성, 환대의 측면에서는 부유한 사람일 수 있다.

 

106. 일부 문화적 장벽이 존재할 수 있지만, 아시아 교회는 용감하게 눈을 들어 가난한 이들의 얼굴을 보고, 모든 사람을 지금 우리의 관심을 받을 자격이 있는 하느님의 자녀로서 사랑으로 인식하고 인정하며 환영하려고 하여야 한다. 그 긴장들이 포용되어야 하지만, 복음적 가치와 교회의 방식들에 대한 도덕적 성실성에 충실하여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식한다. 그 긴장들이 교회 안에서 환영받는다면 아마 추문조차도 품어 줄 것이다. 

 

107. 교회는 가난한 이들을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 받아들이는 길을 찾고자 노력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그들이 우리의 사도 전승과 가톨릭 정체성의 틀 안에서 신자들의 신앙 감각을 통하여 치유받고 길러지며 양성되어, 교회 안에서 다른 모든 이와 함께 동등한 동료이며 존중받는 동반자가 되게 한다. 몇몇 보고서가 언급하였듯이, 이러한 변화 가운데 일부는 가난한 이들을 향한 교회의 포용성을 증진하도록 교회법 개정을 요구할 것이다.

 

108. 교회는 또한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가 되어야 한다. 교회가 불가촉천민들(Dalits), 부족들, 토착민들, 가난한 이들의 역경과 부르짖음에 침묵할 때가 있다. 정부 당국과 갈등을 야기하고 싶지 않거나 침묵을 지키는 긴장 안에서 교회는 앞서 언급한 이들을 소외시켜 왔고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에 귀를 막아 왔는지도 모른다. 교회의 목소리는 소리 없고 힘없는 이들을 옹호하여야 한다.

 

종교 갈등의 긴장

 

109. 아시아 전역에는 종교의 다양성이 존재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종교 갈등과 (교묘하고도 직접적인) 박해까지도 증대되고 있다. 아시아 전역에서 폭력 문화의 악화는 한편으로 기능적인 사법 체계에 의지할 길이 부족하기 때문에 진정되지 않기도 한다. 종교의 정치화가 소수 종교의 신앙 실천을 어렵게 만들어 왔다. 그러한 도전들 가운데에는 정치적 억압, 독재 정부, 부정부패, 불공정한 법률 등이 포함된다.

 

110. 아시아 교회들은 언제나 복음에 충실하면서도 그리스도인들을 위협받는 자리에 두지 않는 줄타기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많은 곳에서 당연시되는 일인 자녀에게 세례를 주는 일 등이 다른 곳에서는 때때로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111. 이와 같은 상황에서 사정이 변화될 것이라는 희망과 인내가 필요하다. 아시아 교회는 끊임없이 이러한 긴장들을 다루고 있으며 용기와 사랑으로 함께 걸어가도록 상호 지원이 필요하다.

 

성직주의의 긴장

 

112. 성직주의는 세계 각지에서 그러하듯이 아시아의 우려이기도 하다. 응답들 가운데 다수가 그들 지역의 긴장으로 성직주의를 꼽았고, 일부 응답들은 이를 아시아 교회에서 시노달리타스가 부족한 원인의 하나로 언급하기도 하였다. 

 

113. 그러나 성직주의는 각각의 사람들에게 서로 다른 뜻으로 읽혀 왔다. 성직주의라는 단어는 광범위한 사안들을 포괄하는 듯 보이지만 동시에 어떤 지역에서는 더욱 구체적인 듯하다. 성직주의가 드러나는 것 가운데에는 행정적인 문제에서의 자문 부족, 지배하려는 태도, 권위를 지닌 이들 특히 사제들이 보이는 특권 의식, 사람들에 대한 권력의 과도한 행사 등이 있다. 

 

114. 성직주의의 일부 근본 원인은 개인 특성이나 심리적 미성숙 등으로 드러났다. 일부는 좀 더 구조적인 원인을 시사하며, 또 다른 것들은 침묵과 면책이라는 하위문화를 가리킨다. 따라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한 주교, 성직자, 평신도의 올바른 양성이 그러한 남용에 대한 으뜸가는 대응이 될 수 있다.

 

115. 한편, 성직자는 평신도에게 지나친 비판을 받는다고 느낀다. 그래서 일부 성직자들은 고독감과 고립감을 느끼며 늘 검증받고 있다고 느낀다. 이는 더 나아가 사제들 사이에서는 의욕 상실로, 사제 성소를 고려하고 식별할지 모르는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는 불안으로 이어진다. 어떤 이들은 성소 부족이 사람들의 비합리적인 요구 때문이라고 여긴다. 

 

 

제6장 아시아 현실과 차이들

 

116. 아시아에서 그리스도교가 소수 종교(가톨릭 신자는 아시아 인구의 약 3.31%를 차지한다고 추정되며 몇몇 지역에서는 1%도 되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알지만, 예수님과 그분의 교회를 향한 사랑이 매우 크게 느껴진다. 이 시노달리타스 쇄신을 통하여 함께하는 여정의 기쁨이 명백히 드러난다. 우리의 신앙은, 우리가 다리를 놓는 과정을 통하여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가운데 그리스도인들의 관계뿐만 아니라 이웃 종교인들과의 관계에도 힘을 북돋워 준다. 차별과 폭력이 다른 어느 곳보다 더 드러나는 곳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에 대한 믿음은 이러한 역경 가운데에서도 우리를 굳세게 하고 희망을 품도록 지켜 준다.

 

117. 자연에 대한 관상과 존중을 특징으로 하는 아시아의 영성은 깊은 신앙심과 대중 신심과 결합되어 있다. 이와 같은 신심들이 때로는 신앙에 활력을 주고 가톨릭 신자와 비신자까지도 교회로 이끈다.

 

118. 인간의 감각, 무용, 미술, 시, 침묵 등을 아우르는, 우리가 구현하는 예배와 기도의 표현들은 때로는 성사를 거행하는 공적 방식에서의 긴장으로 나타난다. 일부 보고서들은 전례의 본질을 창의적으로 재발견할 필요성을 지적하였다. 곧 예배의 아시아적 표현들을 통하여 사람들을 하느님께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119. 어떤 곳에서는 가톨릭 신자들이 하느님의 말씀 묵상, 영적 식별, 또는 개인 기도보다 대중 신심에 더 열심히 참여한다는 사실 또한 주목되었다.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본문, 따라부를 수 있는 음악, 관련성을 지닐 수 있는 예식 등 더욱 살아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전례의 필요성이 보고서들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었다.

 

120. 우리는, 예를 들어 하느님에 대한 신뢰, 공동체의 상호작용, 하느님과 자기 자신과 타인 그리고 우주와 맺는 관계 등 오랫동안 아시아 민족들의 일부였던 아시아의 사회 기풍(ethos)이 개인주의, 세속주의, 상대주의의 세계화 문화로 말미암아 지금도 서서히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121. 아시아 문화들과 우리의 신앙 표현들 사이에는 언어와 표상 그리고 권위와 힘의 개념에서조차 긴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122. 성직자, 수도자, 가정들 안에서조차 전통적(영성적) 가치와 근대성 사이에 긴장이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화의 침투로 드러난 영향 가운데 일부는, 믿음이 상대화되는 것, 사제들이 물질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삶의 방식에 이끌리는 것, 영성 생활이 쇠퇴하는 원인들 가운데 하나이기도 한 믿음직한 증언의 부족이 있다. 결국, 근대화, 물질주의, 세속주의로 말미암아 어떠한 종교적 실천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날 것이다.

 

123. 가정은 핵가족도 확대가족도 모두 많은 아시아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다. 자녀의 효성은 가정의 일치와 평화를 위하여 아낌없는 희생을 감수할 정도에 이른다. 그러하기에 시노달리타스를 향한 교회의 쇄신에서 그리고 사회에 이를 증언하는 데에서 가정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가정은 우리가 전망하고 있는 시노달리타스 쇄신을 위한 양성의 못자리가 될 것이다.

 

124. 몇몇 보고서들은 오늘날의 혼인과 가정생활에 대한 우려, 곧 가정 폭력, 미혼모, 한부모, 지참금 제도로 말미암은 만혼, 이혼과 혼인 무효 등에 대한 우려를 피력하였다. 신앙에 대한 인식 결여와 가난과 경제 상황에서 비롯된 근심으로 그리스도인 가정이 해체된다.

 

125. 과도한 개인주의로 흐르는 오늘날의 추세가 많은 이들에게 가정생활을 포용하는 일을 달갑지 않은 것으로 만드는 다양한 경제 추세와 함께 성소의 이러한 위기를 더욱 악화시킨다. 교회에 속하는 것과 가족과 맺는 관계 사이의 긴장도 있다. 

 

126. 아시아 교회는 이처럼 광범위한 도전들 가운데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가정들의 목소리, 특히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이례적이지 않고 점점 더 일상이 되어가는 다종교-다문화 가정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

 

127. 우리 공통의 사회 기풍에서 나온 아시아 공동체들과 이웃 안의 공동생활은 기쁨과 투쟁을 살아가는 자리(locus)이다. 공동의 자리는 격의 없는 대화와 함께 살아가는 삶(생명의 대화)의 기회가 된다. 사회 정치적, 경제적, 생태적 도전들에 사로잡혀 우리가 그저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풀뿌리로부터 이러한 관계성의 힘으로 번성하는 상황들이 있다.

 

128. 최근에 우리는 아시아 민족들 사이에서 증대되는 분열을 발견한다. 곧 사람들이 카스트 계급, 언어, 민족성, 사회 경제적 지위, 그리고 이러한 분열 안에서 자라나는 불관용에 기초하여 갈라진 것이다

 

129. 우리가 공동체를 지향하는 사람들일지라도, 물질적 풍요에서 비롯된 급격한 경제 성장은, 더욱 많은 사람이 정서적, 영적, 정신적 피폐에 시달리게도 하였다. 일부 아시아 사회에서는 교회 리더십의 세속적 모습과 생활양식 또한 긴장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는 아시아에서 복음적 청빈과 가난한 이들의 교회가 되어야 하는 사명에 반대되기 때문이다.  

 

130. 아시아와 같은 다양성의 대륙에서 종교간 대화는 여전히 아시아 교회의 필수적인 특징이다. 다리를 놓는 노력에도, 우리는 종교적 사회적 불관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이는 궁극적으로 박해, 그리고 사람들 특히 종교적 소수의 생활 여건의 악화로 이어진다. 극단적 상황에서는, 거짓된 신성 모독 혐의와 테러가 그리스도인들이 직면하는 주요 쟁점이 된다. 

 

131. 군국화와 정치적 압제를 비롯한 민주주의 구조의 와해는 특정 국가의 수많은 사람의 삶에 도전이 된다.            

 

 

제7장 아시아 응답에서 확인된 차이

 

132. FABC 50주년 총회는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에 대한 국가별 의견서에서 포착되지 않았거나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몇 가지 사안들을 총회 안내서와 최종 메시지에서 확인하였다. 우리는 이 모든 자료를 병행 연구하면서 확인된 차이들을 이 문서에 자유롭게 포함하였고, 세계주교시노드 2023-2024년 정기 총회에서 그 차이들이 고찰될 것이라는 희망에 차 있다. 

 

우리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

 

133. 생태 위기는 언제나 취약한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고 아시아 대륙은 기후 변화의 영향이 심상치 않은 지역 중 하나이다. 아시아는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을 옹호하는 데에 앞장설 수 있는데도 아시아에서 나온 응답들은 이 지역의 생태 위기의 강도를 충분히 포착하지 못하였다. 

 

134. 우리 땅과 우리 백성의 부르짖음, 특히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가장 가난한 이들 가운데 울리는 부르짖음에 더욱 집중적이고 심도 있게 귀를 기울이고 환경을 보존하는 것이 절실하다. 

 

자원 나눔

 

135. 우리 대륙에서 자원이 빈약한 여러 국가는 기부자들과 금융 기관의 국제적 재정 지원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 빈곤층의 사회·경제적 부상을 확실하게 돕는다. 그런데 아시아 교회들 또한 이 지역의 자매 교회들 또는 국가들과 (비록 한정된 것이라도) 우리의 자원을 나누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136. 자원을 나눔으로써, 우리는 물질적 선물들뿐만 아니라 우리를 풍요롭게 하는 서로에게 받은 영적 선물, 예를 들어 기초 교회 공동체(Basic Ecclesial Community)의 활기와 교회 운동의 은사 등 또한 공유한다. 아시아 민족인 우리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로서 서로 함께 있다. 

 

현재를 위한 젊음

 

137. 젊은이들을 종종 미래라고 말하지만, 젊은이들은 현재이기도 하다. 젊은이들을 위한 우리의 우선적 선택에는 교회 안에서 하느님 사랑의 인격적 체험, 전인적 양성, 성소 식별, 동반이 포함되어야 한다. 젊은이들은 교회에서 참되고 신뢰할 수 있는 증인들을 찾고 있다. 그들에게는 함께 걸어갈 시노달리타스 공동체가 필요하다. 

 

138. 젊은이들은 인생에서 마주하는 희망, 꿈, 현실, 투쟁 그리고 한계를 통하여 하느님 앞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됨으로써, 그들의 여정에 버팀목이 있으며 혼자가 아니라는 체험을 하고 인생의 여정을 함께 걷도록 다른 이들을 격려할 수 있다. 

 

139. 젊은이들이 직면한 마약, 도박, 온라인 중독, 가족 해체, 정신 건강 문제와 같은 사안들은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다. ‘망가져 버린 젊은이들’은 이 시노드 여정에 기여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는 이 젊은이들의 치유, 성장 그리고 성소 식별을 위하여 그들을 동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가정과 혼인

 

140. 가정은 사회생활을 육성하는 가정 교회이다. 아울러 인격이 형성되는 곳이 바로 가정이기에 ‘시노달리타스 학교’이기도 하다. 그런데 가정이 직면한 새로운 도전에는 경제적 어려움과 이념적 학습으로 인한 가족 해체, 생명 증진의 노력 부족, 혼인에 대한 두려움, 출산율 감소가 포함되어 있고, 오늘날 아시아의 가정 단위를 형성하는 훨씬 더 많은 도전이 있다. 

 

141. 일부 국가에서는 낙태가 ‘여성의 권리 문제’로 가장하고 있다. 또 다른 국가에서는, 낙태가 인구 통제와 우생학적 수단으로 부추겨진다. 아울러 가정 폭력, 근친상간, 명예 살인 등의 경우에 침묵하는 끔찍한 문화도 존재한다. 거룩한 지성소로서의 소명을 반영할 수 있도록 가정생활의 영성을 증진할 필요가 있다. 

 

142. 아시아 일부 지역의 고령화 사회에서는 노인 돌봄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 

 

143. 아시아에서 종교 간 문화 간 혼인의 증가는 도전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종교와 문화를 존중하면서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기에 더욱 커다란 사목적 돌봄이 요청된다. 

 

가난, 부패 그리고 갈등

 

144. 아시아 전역의 가난은 주요한 문제이다(세계은행은 3억 2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아시아에서 극심한 가난 속에 살고 있다고 추정한다). 교회는 가난한 이들 사이에서 그들의 부상을 위하여 지칠 줄 모르고 일하는 최전선에 있어 왔다. 그러나 아시아 전역의 가중되는 가난과 그것이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가 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145. 우리는 또한 지속 불가능한 도시화와 제도적 부패가 아시아에서 주요한 문제이며 이는 아시아 민족의 가난과 다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이러한 사회 각계각층의 제도적 부패는 일반 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에 대한 응답은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많이 숙고하지 않았다. 

 

146. 아시아 교회는 인구통계학적, 사회경제적, 문화적, 정치적 소수이므로 정치적 갈등은 물론 점진적 억압이나 근본주의적 정권에 대해 더욱 취약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147. 종교와 윤리성 사이의 단절이 참으로 우려된다. 아시아 민족이 종교나 영성의 형태로 연결되어 있음에도 때로는 종교적 체험이 윤리적 삶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 예를 들어, 어떤 이는 종교가 있지만 동시에 타락할 수 있다. 

 

원주민들

 

148. 전 세계 원주민의 거의 60%가 아시아를 고향이라고 부른다. 수천 년에 걸쳐 뿌리내린 전통의 전달자인 원주민들은, 인류가 피조물과 조화를 이루어 살아갈 수 있는 법을 보여 준다. 많은 원주민이 그리스도교 신앙을 받아들였지만, 교회 안에서조차도 부족주의와 편견으로 상처 입은 그들이 복음화의 동료 일꾼으로서 존중받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한다. 아시아에 원주민 인구가 많은데도 그들에 관한 이야기가 응답 안에 거의 없다. 

 

세상 안의 교회

 

149. 교회는 세상 안에 그리고 세상을 위하여 존재한다. 그런데 많은 응답이 - 교회 내부만 바라보면서 - 매우 편협되어 있었다. 교회가 자기 일을 처리하는 데에 단지 편하게만 하려고 머무르는 안락함의 수준이, 하느님 나라의 열매를 모든 이가 누릴 수 있도록 교회가 세상(아시아)을 변화시키는 방법에 대한 언급의 결여로 이어졌을 수 있다. 아시아 교회는 우리의 천막의 터를 넓히는 방법의 하나로 만민 선교(missio ad gentes)가 어떻게 시노달리타스의 방식으로 인식되고 실천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질문하여야 한다. 

 

150. 교회는 자기 자신만이 기준이 될 수 없기에 세상을 새롭게 하는 일에 헌신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사회 변화 - 공동의 집을 돌보고 종교 간 대화를 위하여 기초 교회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그 방법의 하나이다. 종교 간 대화의 문화와 문화 간 만남의 문화는 교회 삶에 융화되어야 한다. 교회는 모두의 공동선을 위하여 다른 이들(조직과 기관)과 더욱 거대한 관계망 구축을 향하여 나아가야 한다. 

 

이주민, 난민 그리고 실향민

 

151. 이주민, 난민, 실향민, 인신매매 등과 관련된 문제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이동하는 주요 원인에는 갈등, 더 나은 경제적 기회들에 대한 열망, 환경 파괴, 착취로 인한 피해자들 등이 포함된다. 

 

152. 아시아 일부 지역의 정치적 불안정은 사람들을 난민과 망명 신청자가 되게 하였다. 교회는 평화, 안전 그리고 조화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환대하는 천막’이 되는가?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은 살아 있는 체험뿐만 아니라 그들의 신앙까지도 가져다주기에 이러한 지역들 가운데 수많은 곳에서 복음의 선교사가 된다. 아울러 이주민, 난민 그리고 실향민들은 그들의 현존을 통하여 지역 교회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교회는 이러한 여정에 그들을 새로운 복음 전파자로서 통합하고 동반하는 데 힘써야 한다. 

 

평화 구축

 

153. 억압적이고 독재적인 정권으로 말미암아 내부 갈등이 존재하는 국가들에서 교회는 평화를 구축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일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 교회의 다른 많은 역할 가운데 모든 시민의 평화와 조화는 사목적 우선순위에 있어야 한다. 

 

154. 평화와 화해를 향하여 일하는 것은 복음화의 새로운 형태들 가운데 포함될 수 있다. 교회를 포용의 ‘천막’으로 바라보는 것뿐만 아니라 교회는 또한 평화와 화해의 과업에서 ‘다리 건설자’가 되어야 한다. 

 

보호

 

155. 미성년자와 힘없는 이들의 보호는 아시아 교회가 우려하는 사안이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문화적 이유로) 보고된 사례들의 수치가 비록 낮지만 우려하는 주요 사안이다. 「대륙별 단계 작업 문서」에 대한 응답에서 이 사안에 관한 언급이 매우 적다. 그렇지만 교회의 모든 인력을 교육하는 측면에서 이를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156. 아시아 교회는 학대받고 착취당하고 잊힌 어린이들을 위하여 그들이 어디 있던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보호 절차를 이행함으로써 그들을 경청하고 돌보며 보호하고 보살펴야 한다. 


주교의 역할

 

157. 확실한 근거로, 주교들은 지역 교회의 시노드 여정에 생기를 주는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느님 백성의 주된 목자로서 주교가 자신의 리더십 방식에 시노드적 접근법을 포함시키는 열의와 성실의 정도는 그가 봉사하도록 부름받은 성직자와 평신도 사이에 이러한 중요한 그리스도교 실천을 재발견하려는 노력의 분위기를 크게 결정한다. 

 

158.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진정한 전통을 확인하는 주교의 책임은 이 공동체의 삶에 생명을 주시는 성령의 활동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증언하려는 의지에서 힘을 받는다. “시노드를 한다는 것은 복음화를 한다는 것이다”(프란치스코 교황). 길이며 진리이신 분만을 바라고 앎으로써 양 떼가 계속하여 성장하고 회심하도록 격려하는 착한 목자를 본받는 것은 생명, 곧 참된 생명, 풍요로운 생명, 영원한 생명으로 이끈다. 

 

159. 이러한 방식으로 주교는 가톨릭 정체성을 지탱하고 강화하는 맥락 안에서 자신의 역할과 부르심에 충실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그리스도교 현실의 본질적인 세 가지 측면인 친교, 참여, 사명에 참여하도록 촉구한다. 

 

160. 공동체 지도자들의 권위를 기쁘게 받아들이면서 성직자, 축성생활자, 평신도는 하느님을 알고 다른 이들 안에서 그분을 사랑하고 섬기는 자신들의 소명을 통하여 강화된다. 하느님의 말씀 안에서, 그분의 교회를 통하여 그리고 다른 이들과의 대화에서 하느님께 귀 기울이면서 세례의 인호를 받은 공동체 모든 구성원은 봉사의 책임을 공유한다.

 

161. 오늘날 주교들은 ‘교회와 시노드는 동의어이다’라고 주장한 초기 그리스도교 목자인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의 말을 증명할 수 있다. 이러한 주교들은 하느님 백성을 이끌면서, 또 한편 공동체의 모든 이의 삶에서 표현된 성령의 촉구로 격려받고 함께 가며 영향을 받는다. 

 

162. 그 누구도 이 공통된 세례의 소명을 식별하고 받아들이는 책임에서 면제되거나 배제되지 않는다.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화해시키고 거룩하게 하는 그 은총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이가 아무도 없도록 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뜻이다. 

 

163. 앞서 언급한 모든 차이 안에서, 시노달리타스 방식은 이러한 차이를 다룰 때에 배어 있어야 하며 시노드 여정은 교회 삶과 사명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제8장 아시아 응답에서 우선순위

 

164. 아시아의 응답들은 다채롭고 다양했으며, 각 지역의 특색을 띤 다양한 사안들과 도전들을 함축하였다. 그러나 응답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보이는데, 모든 의견서가 진정한 예언자적 섬김의 리더십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이러한 리더십은 지속적인 회심에 달려 있고 또 지속적인 회심으로 이끌어 준다. 이러한 현실을 수용하려는 하느님 백성의 인식과 자발성으로 시노드 여정의 상당 부분이 더욱 가능해졌다는 사실이 분명하다.

 

165. 다음의 여섯 가지 우선순위는 아시아인들 마음의 염원을 반영하고 있다는 희망으로 기도와 식별의 과정을 통하여 확인되었다. 

 

양성

 

166.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가 되기 위하여 가정과 기초 교회 공동체에서 시작하여 모든 차원에서 모든 이를 위한 초기 양성과 지속 양성이 필요하다. 

 

167. 신학생, 신부, 주교와 남녀 축성생활자는 시노달리타스 리더십 방식, 공동 식별과 의사 결정을 실천하도록 양성받아야 한다. 곧 신학교 양성자와 신학 교수 훈련의 쇄신 그리고 현 신학교 프로그램의 쇄신을 수반하는 시노달리타스 문화의 증진이 더욱 생활-교역을 지향하며 이루어져야 한다. 

 

168. 평신도는 세례의 소명에 따라 하느님을 아낌없이 섬기고 교회와 교회의 백성을 위하여 사랑으로 봉사하는 능동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양성받아야 한다. 시노드 영성을 위한 양성이 교회의 사명과 전망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포용성과 환대

 

169. 여성, 젊은이, 소외되거나 배제된 이들, 버림받은 이들(예를 들어, 거리의 아이들과 노인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함께, 이혼한 이들, 재혼한 이들, 한부모들, 해체된 가정들, 장애인들, 재소자들, 성소수자라고 인정한 이들, 노인들, 약물 의존자들, 성매매 종사자들 등에게 의미 있는 사목적 돌봄이 제공되어야 하며, 상처를 입고 피해당한 이, 분열된 가족들과 성정체성을 고민하는 이들, 실향민과 박해받는 이 그리고 여러 방면에서 다른 많은 이들이 이 ‘천막’(교회)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야 한다. 

 

170. 모든 이가 교회 안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저마다 그리스도의 사절, 포용성과 환대의 사절이 되도록 구조의 재검토가 필요할 수 있다.

 

선교하는 제자들

 

171. 아시아 상황 안에서 우리는 예언적으로 증언하고 서로에게 복음을 ‘속삭이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는 무엇보다도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과 개인적인 체험에 기반을 둔 자신의 신앙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공동체들의 친교인 교회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을 수반한다. 

 

172. 아시아에서 그리스도인이 소수민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아시아 순교자들의 비교할 수 없는 증언은 도전이자 격려의 원천을 제공한다. 

 

173. 우리는 또한 대화, 자문과 공동 식별 안에서 성장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동시에 아시아 다른 민족들의 감수성에 대한 존중도 교회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다종교 가정들을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우리는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그리스도를 전할 수 있는가? 우리는 세상에 그리스도를 전하고자 만남의 문화와 다리를 놓는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174.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세계적 유행 이후 시대에 교회 삶(현장과 온라인)의 혼성화는 우리가 복음화의 기회를 수용하고 극대화하여야 하는 현실이며, 이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임무로 이러한 노력에서 기술의 더욱 넓고 식별력 있는 사용을 포함한다. 

 

책임성과 투명성

 

175. 책임 있고 투명하여야 한다는 소명은 재정 문제뿐만 아니라 의사 결정 과정과 협치(governance)에서도 적용된다. 이는 교회법전의 일부 조항의 개정을 불가피하게 할 수도 있다. 성직자든 평신도든 리더십 역할을 맡은 이들에게는 평신도와 젊은이 양성에 대한 책임도 있다. 

 

176. 협력과 공동 책임의 정신은 상대방의 성소와 삶의 신분과 교회의 다양한 은사들을 포용하면서 각자 증진해야 한다. 

 

기도와 예배

 

177. 우리의 기도와 예배는 아시아 민족의 마음을 반영하고 건드려야 한다. 전례 거행은 더욱더 ‘시노드적’(참여적이고 토착화되고 공감대를 형성하고 우호적인)이 되어 모든 이가 하느님을 예배할 수 있는 거룩하고 안전한 공간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교회 삶과 예배 안에 문화의 통합이 또한 신자들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환경

 

178. 공동의 집을 돌보는 데에서 교회는, 어머니 지구를 보호할 뿐 아니라 지구를 치유하는 일에도 앞장서야 한다. 예수님께서 모든 피조물을 구속하시고 화해시키고자 오셨듯이, 교회는 지구의 모습을 새롭게 하고자 힘써야 한다. 

 

179.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는 지체들로서 우리는 녹색 교회가 되고 연대 안에서 살며,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의 일치를 존중하고 보호하며 지키고 양육하도록 부름받았다. 환경에 관한 관심은 단순히 생태학적 관심만이 아니라 환경이 모든 이, 특히 가난한 이에게 영향을 미치므로 영적이며 사회적 차원의 의미도 지닌다. 

 

 

제9장 ‘우리 신을 벗기’: 아시아의 시노드 여정

 

180. 아시아인들 사이에 집이나 성전에 들어갈 때 신을 벗는 행위는 공통된 관행이다. 이는 아름다운 존중의 표시이며, 우리가 발을 들이는 상대방의 삶을 의식한다는 표시이다. 나아가 이 행위는 거룩함에 대한 우리의 깊은 인식의 표현이기도 하다. 

 

181. 신을 벗는 행위는 모세에게 하느님께서 하신 말씀을 상기시킨다. “네가 서 있는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어라”(탈출 3,5). 더욱 중요한 사실은 ‘우리 신을 벗기’를 통하여 우리가 보호하고 돌보도록 부름받은 지구를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182. ‘우리 신을 벗기’는, 아시아 교회로서 우리가 걷는 시노드 여정의 아름다운 상징이다. 이는 아시아 교회가 문화와 종교의 다양성으로 특징지어졌고, 경청하고 대화하며 식별하고 결정할 때 우리가 모두를 존중하라고 상기시킨다. 또한 진정한 경청을 의미하기에 우리는 상대방을 환대하고자 편견과 선입견을 내려놓는다.

 

183. 신발은 신분의 상징일 수도 있으며, 우리는 신을 벗음으로써 우리가 인간으로서 평등하다고 인식한다. 맨발로 우리는 이를 깨닫고 또한 우리 가운데 있는 가장 가난한 이들과 우리 자신을 동일시하게 된다. 

 

184. 아울러 ‘우리 신을 벗기’는 토양, 곧 우리가 발을 내딛고 있는 땅을 매우 의식하게 만든다. 아시아의 사회 정치적 맥락은 매우 도전적이고, 이러한 맥락 안에서 교회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인류와 함께하는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이는 아시아 민족의 기초적 현실들에 우리가 더욱 가깝게 느끼게 한다. 

 

185. ‘우리 신을 벗기’는 교회의 시노달리타스 표상으로서, 겸손과 희망으로 여정을 함께하면서 상관관계가 있고 맥락이 있으며 사명을 지닌 교회에 대한 우리의 체험을 분명하게 표현한다. 

 

 

제10장 결론

 

186. 2021년 10월에 시작된 시노드 여정은 아시아 교회에 새로웠던 과정이 아니다. 많은 나라에서 이미 사목 계획을 발전시키고자 경청과 식별의 기회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본당, 교구 또는 국가 차원에서만 있었던 기회였다. 이러한 차원에서 성공과 도전들이 모두 있었다. 

 

187. 시노드 여정은 이 과정에 참여한 가톨릭 신자들에게 다양한 교회의 위로와 염려에 대한 지역적으로도 보편적으로도 더욱 깊은 이해를 제공하였다. 이러한 위로와 도전들은 서로 다른 지역의 고유한 사안일 뿐만 아니라 그 방식들이 복합적이라는 사실도 인정하였다. 

 

188. 예전에는 변두리에 있었을지 모르는 많은 가톨릭 신자의 체험이 상당히 큰 규모로 이루어진 식별 과정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통하여 교회 삶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이 과정을 통하여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씨앗이 뿌려졌지만 동시에 일부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회의적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한다. 

 

189. 이는 교회 삶의 모든 차원에 스며들어야 하는 과정이다. 시노달리타스의 과정, 곧 식별과 영적 대화는 앞으로 교회 삶과 직무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아시아 전역의 일부 교회들은 이미 시노드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경청한 결실들을 이행하기 시작하였다. 

 

190. 구조들의 변화가 시노드적 변화들을 이행하는 데에 중요하지만, 관계성은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가 되는 데에 핵심 요소로서 이 여정에서 잊어서는 안 되는 측면이다. 

 

191. 아시아 대륙회의(2023년 2월 24-26일)에서 주교회의들, 교구들과 본당들이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에 제기할 수 있는 제안들에 관하여 작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2023년 10월 세계주교시노드의 「최종 보고서」(relatio finalis)가 가능한 빨리 발표되기를 제안하였다.

 

192. 아시아 전역의 언어 다양성을 고려하여 ‘최종 보고서’의 요약본도 발표되어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번역 작업을 할 수 있고, 이 요약본이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전달된다면 유익할 것이다. 

 

193. 2023년 10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 이후에는 소지역 시노드 대화가 있어야 한다. 소지역 모임들은 아시아 교회를 위한 지속적인 경청과 식별의 수단이 될 수 있으며, 이에 2024년 교회의 시노드도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경청과 식별의 결실인 이 최종 문서를 제공하면서,

온 인류와 함께하는 이번 시노달리타스 순례 안에서

아시아의 모후이신 마리아의 모성적 보호와 전구를 청합니다.

 

1) 방글라데시천주교주교회의(CBCB), 중앙아시아천주교주교회의(CECAC), 인도천주교주교협의회(CCBI), 인도천주교주교회의(CBCI), 인도네시아천주교주교회의(KWI), 일본천주교주교회의(CBCJ), 한국천주교주교회의(CBCK), 라오스⸱캄보디아천주교주교회의(CELAC), 말레이시아⸱싱가포르⸱브루나이천주교주교회의(CBCMSB), 미얀마천주교주교회의(CBCM), 파키스탄천주교주교회의(PCBC), 필리핀천주교주교회의(CBCP), 스리랑카천주교주교회의(CBCSL), 중국지역주교회의(CRBC)[대만], 태국천주교주교회의(CBCT), 동티모르천주교주교회의(CET), 베트남천주교주교회의(CBCV).

 

2) 시로-말라바 주교시노드(인도), 시로-말란카라 가톨릭 교회(인도).

 

3) 홍콩 교구, 마카오 교구, 네팔 대목구.

 

4)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브루나이, 캄보디아,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카자흐스탄, 한국, 키르기스탄, 라오스, 마카오, 말레이시아, 몽골, 미얀마, 네팔, 파키스탄, 필리핀, 싱가포르, 스리랑카, 대만, 타지키스탄, 태국, 동티모르,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원문: Federation of Asian Bishops’ Conferences, Final Document of the Asian Continental Assembly on Synodality, 2023.3.16.>

 

영어: https://www.synodresources.org/wp-content/uploads/2023/03/ACAS-Final-Document-16-Mar-202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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