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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1회기 개막 앞둔 세계주교시노드: 누가 참석하고, 어떻게 열리나? 사무총장 인터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9-29 조회수281 추천수0

[제1회기 개막 앞둔 세계주교시노드] 누가 참석하고, 어떻게 열리나?


여성 포함한 ‘비주교’ 대의원 참여… ‘친교·사명·참여’ 우선적 토론

 

 

- 2021년 10월 9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개회에 앞서 전 세계 주교회의 대표단에게 시노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CNS 자료사진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친교, 참여, 사명’을 주제로 진행되고 있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 제1회기가 로마에서 10월 4~29일 열린다.

 

본래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는 올해 10월 한 회기로 예정됐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주제의 중대성에 따라 본회의를 올해 10월과 2024년 10월 두 회기로 나눠 개최한다고 지난해 10월 16일 발표했다. 회기 연장 이유에 대해 교황은 “이미 시노드의 열매가 맺어지고 있지만, 더 풍성한 열매를 맺기 위해 우리는 결코 서두르지 않겠다”며 “이것은 시노달리타스를 교회의 구성적 본질로 뿌리내리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교황이 이번 세계주교시노드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교회, 각국 주교회의, 대륙별 단계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6월에는 제1회기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을 마련했다. 제1회기 참석자들은 「의안집」을 작업 도구로 삼아 교회 현안에 대한 경청과 식별을 지속하게 된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참석자들의 구성과 특징, 회의 진행방식, 이전 세계주교시노드와의 차별성 등을 알아본다.

 

 

최대 규모 대의원… ‘비주교’ 참여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에는 전 세계에서 400명 이상이 참석한다. 이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은 364명이다. 이 수치는 1965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폐막과 함께 시작한 세계주교시노드 역사상 가장 많은 것이다. 대의원 가운데 3분의 1은 교황이 직접 임명했다.

 

대의원 구성을 보면, 교황을 포함해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라자로) 추기경 등 교황청 고위 성직자들이 포함돼 있다. 한국교회에서는 서울대교구장 정순택(베드로) 대주교가 참석한다. 교황은 세계 각국 주교회의를 대표해 추기경과 주교 169명을 대의원에 임명했다. 이외에 동방가톨릭교회 대표 20명, 각 지역 주교회의연합회 대표 5명도 대의원으로 참여한다.

 

제1회기 대의원 구성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처음으로 ‘주교 아닌 대의원’(Non-bishops)들이 참여하게 됐다는 점이다. 비주교 대의원은 전체 대의원의 21%에 해당하며, 세계 각국 주교회의에서 추천을 받았거나 교황에 의해 직접 임명됐다. 비주교 대의원 중에는 대학생, 난민 운동가, 과학자, 신학자 등 다양한 직업군이 포함돼 있다.

 

교황청 세계시노드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지난 7월 7일 교황청에서 대의원 명단을 발표하며 비주교 대의원 임명에 대해 “세계 각국 다양한 교회를 구성하는 하느님 백성들이 한자리에 섞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주교 대의원 임명의 또 다른 특징은 역시 세계주교시노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투표권을 갖고 참여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수도자를 포함해 여성은 모두 54명이다. 여성들은 이전까지 세계주교시노드에 참관인으로 참여할 수는 있었지만, 투표권은 행사하지 못했다.

 

비주교 대의원과 여성 대의원 임명은 가톨릭교회의 보편성을 반영하고 있다. 교황은 특히 전체 교회에서 여성이 이전보다 더 중요한 직책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황청 내 부서 주요 직위에 여성 비율을 높여 왔다.

 

비주교와 여성들의 참여는 기존 규정을 폐지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만든 것에 따른 결과는 아니다. 2018년에 만들어진 교황령 「주교들의 친교」(Episcopalis Communio)는 세계주교시노드에 비주교도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레크 추기경과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책임보고관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벨기에 룩셈부르크대교구장)은 비주교의 대의원 참여와 관련해 “본질적이지는 않지만 중요한 변화”라며 “새로운 논의와 의사결정 방식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참석자 모두가 투표권을 갖는 대의원은 아니다. 그리스도교 타 종단 대표단 30여 명(형제애 대표단)과 떼제공동체 알로이스 수사 등 특별 초청자 8명 등은 논의나 조언은 할 수 있지만 투표권은 없다. 또한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도 개인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할 경우 다른 인원으로 대체될 수 있다.

 

모든 참가자들은 제1회기 개막에 앞서 10월 1~3일 세계주교시노드 피정에 참가해야 한다. 또한 9월 30일에는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타 그리스도교 종단 대표단이 참가하는 일치기도회가 열린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0월 14일 교황청 세계시노드 사무처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교황은 이틀 뒤인 16일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본회의를 1회기와 2회기로 나눠 2024년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CNS 자료사진

 

 

대의원 투표는 제2차 회기에서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가 올해 10월 제1회기와 내년 10월 제2회기로 나뉘어 진행됨에 따라 정기총회 진행방식도 회기에 따라 달라진다.

 

제1회기는 본회의와 그룹 작업으로 구성된다. 그룹 작업을 위해 12명가량으로 이뤄지는 언어별 그룹이 정해진다. 제1회기 작업은 전체적으로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라는 주제를 비롯해 신학적, 사목적 세 분야(친교, 사명, 참여)에 상응한 4개의 토론 단위로 구성된다. 각 대의원은 친교, 사명, 참여 각각의 토론 과정 가운데 하나에만 참여할 예정이다. 작업 그룹은 대의원들 각자의 선호도와 구사 가능한 언어적 변수를 고려해 구성된다.

 

「의안집」 내용 중 제1회기 논의 주제로 관심을 모으는 것으로는 여성 부제 허용, 사제 독신제 유지, 성소수자에 대한 교회 입장, 교회 의사결정 과정에 보다 폭넓은 참여를 보장하는 기구 설립 등을 꼽을 수 있다.

 

제1회기에서 대의원들의 투표권 행사는 이뤄지지 않는다. 제1회기가 끝나고 제2회기가 시작되기 전 약 1년 동안은 시노드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이 참석 대의원들에게 제2회기 준비에 필요한 여러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 참석 대의원들은 제2회기가 끝나면 교황에게 제출할 ‘건의안’(Advisory Final Document)에 투표하게 된다. 교황은 원할 경우 건의안을 채택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제2회기를 폐막하면서 교황이 작성한 최종문서를 발표할 수도 있다.

 

교황은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진행과 관련해 “성령은 곧 시노달리타스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세계주교시노드는 세상 시류에 따라 어떤 권리나 원하는 것을 요청하는 의회(Parliament)가 아니라 성령의 숨결에 순종하며 성령께 보조를 맞추는 여정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2023년 9월 24일, 박지순 기자]

 

 

[제1회기 개막 앞둔 세계주교시노드] 세계시노드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 인터뷰


“시노드 향한 한국교회의 솔직한 용기와 노력에 큰 감명 받아”

 

 

-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은 “함께 걸어가는 시노드의 방식을 발견해야 하며, 성령께서 우리를 안내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다. 사진 박원희 기자

 

 

교황청 세계시노드 사무처(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는 세계주교시노드(이하 시노드) 진행을 위한 다양한 실무를 맡은 부서다. 시노드에 관련된 모든 행정에서부터 시노드 관련 문서 작성과 보급, 시노드에 관련된 모든 이들과의 소통에 이르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10월 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를 앞두고 세계시노드 사무처는 어느 때보다도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세계시노드 사무처에서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을 만나 이번 시노드의 의미를 들어봤다.

 

 

“하느님 백성 모두는 이번 시노드에 초대받았습니다. 왜냐하면 모두가 세례를 받았고 성령께서 세례 받은 이들을 통해 말씀하시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던 일들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레크 추기경은 “이번 시노드의 주체는 주교가 아니라 하느님의 모든 백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노드에서는 먼저 교구가 교구 내 각계각층 신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이 경청의 결과를 각 주교회의가 식별했고, 세계 112개 주교회의를 비롯해 자치구와 수도회, 평신도협의회 등에서 진행한 경청의 결과를 시노드 사무처에서 수합했다.

 

경청 과정만이 아니다. 주교만이 아니라 사제, 수도자, 평신도에 이르는 하느님 백성의 여러 구성원들도 이번 시노드의 투표에 참여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시노드를 기해 사무처 이름도 ‘주교 시노드 사무처’에서 ‘시노드 사무처’로 변경됐다. 주교만의 시노드가 아니라 세례 받은 모든 이들, 곧 모든 하느님 백성이 이 시노드에 초대받았다는 것이다.

 

그레크 추기경은 “성령은 세례 받은 모든 이들의 특권이고, 성령께서는 세례 받은 이들을 통해 말씀하신다”며 “그래서 시노드는 모든 세례 받은 이들, 나아가 가톨릭만이 아닌 다른 교회에서 세례 받은 이들까지도 참여하는 여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레크 추기경은 “주체가 하느님 백성이라는 말이 주교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그레크 추기경은 “자신이 돌보는 하느님 백성이 없는 주교는 없고 하느님 백성 없이는 주교가 있을 수 없다”면서 “하느님 백성이 시노드의 대표라면, 주교들은 시노드 여정의 산 증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교의 직무는 교회 안에서 하느님 백성이 올바른 식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기에 주교들이 식별하는 회의는 시노드를 완전하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어떤 과정이든 처음은 다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이기에 긴장도 있고 어려움도 있을 수 있지만, 그 안에 새로운 생각을 하게끔 하는 은총도 있습니다.”

 

이번 시노드는 하느님 백성 하나하나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모습에서 많은 이들이 희망을 느끼기도 했지만, 동시에 거부감이나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나 강력하게 비판하는 이들 역시 많았다. 그레크 추기경은 그런 반응에 “정상적인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레크 추기경은 “지난 2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을 가지고 비판도 했지만, 지금은 그중 많은 분들이 이 제안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면서 비판과 반대의 여론이 오히려 “시노달리타스를 알아가는 하나의 여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노드 방식은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는 과정이고 경청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의지가 무엇인지 계속 들어야 합니다.”

 

여성 사제와 부제 서품, 성소수자(LGBTQ+)에 대한 교회의 입장과 사목적 배려, 이혼 후 재혼한 가정 문제 등 이번 시노드 과정에는 그동안 교회 안팎에서 제기됐던 수많은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계의 모든 보고서를 수합하고 살핀 그레크 추기경은 “이런 문제들을 마주하며 교회는 무엇인가, 누가 교회인가 라는 질문으로 다가가게 됐다”면서 “이 답은 마냥 기다린다고 해서 오는 것이 아니기에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 교황청 세계시노드 사무처 외관.

 

 

이어 “한국 주교회의가 보낸 보고서에도 강조했듯이 답을 주지 않는 교회에 실망해서 이야기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노드는 그저 하나의 회의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 그 자체이십니다. 성령이 없으면 일어날 수 없기 때문에 저희는 계속 무릎 꿇고 기도하며 성령의 말씀을 경청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도가 많이 필요합니다.”

 

그레크 추기경은 무엇보다도 기도를 요청했다. 모든 하느님 백성을 위한 이 시노드가 성령의 말씀을 경청할 수 있도록 기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구 단계와 주교회의의 식별이 끝났지만, 여전히 이 시노드의 주인공은 모든 하느님 백성이고, 여전히 참여하는 중이다.

 

그레크 추기경은 “이번에 각 주교회의에 함께 기도하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며 10월에 진행되는 시노드 제1회기에 대한 깊은 관심을 부탁했다.

특별히 그레크 추기경은 “한국 신자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며 각별한 애정과 감사를 표했다. 그레크 추기경은 “한국교회는 사제 없이 신앙이 전파된, 세례 받은 이들이 하느님 말씀을 기쁘게 전한 교회”라면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고귀한 역사를 지닌 한국 신자들이 앞으로도 계속 희망을 지니고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교회의 시노드 보고서를 꼼꼼하게 읽어봤다는 그레크 추기경은 “보고서의 내용도 아름다웠지만, 솔직함에 놀랐다”며 “한국 주교님들은 한국교회의 어려움을 보이는데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한국교회가 여러 문제에 솔직히 마주하는 용기와 그를 통해 희망을 찾으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전에 없던 새로운 모습의 시노드에 시노드 사무처 역시 전에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레크 추기경 역시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업무에 매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레크 추기경은 “기쁨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시노드를 통해 새롭게 변화되어가는 교회의 모습을 지척에서 바라보며, 고생 이상의 보람을 느낀다.

 

“교황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누구도 혼자 구원받을 수 없습니다. 선교 사명이나 복음화 역시 혼자 할 수 없습니다. 함께 걸어가는 시노드의 방식을 발견해야 합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비춰주시고 안내해 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가톨릭신문, 2023년 9월 24일, 바티칸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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