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시노드, 그 이후의 노력과 전망
- 청소년 신앙생활의 활성화를 위하여 - 이 글에서는 1997년에 시작하여 2001년에 폐막된 수원교구 시노드의 결의에 따라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4년간 실천해 온 활동들 가운데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활성화에 관한 부분을 중심으로 그 특징을 살펴보고 그동안 시노드의 구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였는지, 또한 앞으로 실행해 나갈 계획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하여 간단하게 소견을 밝히고자 한다. 1. 수원교구 시노드의 목적과 중점 의안 수원교구는 새로운 복음화의 일환으로 개최되고 있는 세계교회의 시노드 개최 행렬에 발맞추어, 2000년 대희년을 잘 준비하려는 목적과 21세기인 제삼천년기의 변화하는 세상에 부응하는 교구로 거듭나려는 목적으로 1999년에 제1차 수원교구 시노드를 개최하였다. 이 시노드의 목적은 “새로운 복음화의 길 찾기”이다. 곧 교구가 새 천년기를 맞으면서 당면한 문제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지금까지 기울여오던 복음화 노력들을 뒤돌아보고, 새로운 복음화의 길을 찾아서 온 교구가 힘을 모아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수원교구는 교구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서 ‘교회 기초 공동체’와 ‘청소년들의 신앙생활’이라는 두 가지 분야를 채택하였다. 물론 다른 복음화 분야들도 중요하고 쇄신되어야 할 부분들이 있겠지만, 특히 이 두 가지 복음화 분야야말로 교회의 운명과 미래가 걸린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2. 수원교구의 성장과 당면 과제 교구 설정 37주년인 2000년 12월 31일에 수원교구는 16개 시와 3개 군을 관할 구역으로 하며, 성직자 239명에 본당 128개가 있고, 신자 수 505,601명으로 외형적으로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큰 교구로 성장하였다. 2005년 9월 23일에는 본당 수가 167개로 5년간 약 40여 개의 본당이 더 신설되었다. 그러나 교구의 이러한 외형적인 성장은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다. 2000년도부터 발간해 온 수원교구의 통계와 복음화 보고서의 분석 결과에 나타난 수원교구 복음화의 주요 지표들은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영세자들이 격감하고, 냉담자들이 증가하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암담한 것은 ‘청소년들의 신앙문제’이다. 주일학교 학생들의 출석률은 매우 낮은 상태이며, 20대 청년들은 대다수가 교회를 멀리하고 있는 상태로서 교회 청소년들의 신앙생활은 매우 심각하다. 3.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활성화 의안”의 특징 교회의 미래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지에 달려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미래의 교회를 책임질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젊은이들이 열심한 신앙인들이 되고 교회를 책임질 미래의 주인으로서 그리고 새로운 복음화의 일꾼으로서 육성되어야 교회가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활성화” 의안의 초점은 ‘교회가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그들이 교회의 꿈나무로 커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며, 그 과제는 ‘예수 그리스도를 어떻게 구세주로 받아들이고 그분께서 가르치신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헌신하게 하는가?’라는 것이다. 이제까지 한국교회는 이러한 청소년 신앙생활의 문제점 해소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노력해 왔지만, 크게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였다. 특히 ‘형식적이고 감동을 주지 못하는 전례의 거행’, ‘체계적이지 못한 신앙교육’, ‘낙후된 교육 시설’, ‘일관성 없는 조직체계’ 등에서 그 문제점들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렇다면 새 천 년을 이끌고 나갈 청소년의 신앙 활성화를 위해 한국교회는 어떠한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가?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활성화는 체험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적 가르침을 증언하는 삶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청소년 신앙교육은 내성(內性: 내적 활력 갖추기)과 외성(外性: 외향적 활력 발휘)이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① 신앙의 기초를 놓아주며, ②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고, ③ 체험적 신앙을 심화시켜 주고, ④ 성윤리(性倫理) 교육을 포함하며, ⑤ 선교에 대한 소명 의식을 가지게 해주고, ⑥ 성소(聖召)에 응답하게 하는 전인격적인 교육이어야 한다. 이것을 위해 청소년 전례, 교육, 조직, 가톨릭 청소년 문화, 가톨릭 청소년의 정체성, 교회와 사회 안의 역할, 선교활동과 봉사활동, 청소년 관련 시설과 재정 등에 대하여 새롭게 이해하고, 다음과 같은 개선점을 제시하였다. 1) 지구별 청소년 복음화 담당 신부 임명(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구분, 청년 구분) 2) ‘청소년분과’의 분리 운영(청년분과 분리) 3) 전례에서 다양한 악기 사용(여건 조성과 제공) 4) 청소년을 위한 문화 공간 제공 5) 장애 청소년을 위한 교회적 배려 6) 청소년사목의 일차적인 책임자는 본당 사목구 주임이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7) 청소년사목을 위한 수도 공동체들의 협조 8) 지구차원의 청소년(청년) 분과장 조직 구성 9) 청소년들을 위한 교구 내 성지에서의 노력 이번 시노드는 초등부, 중고등부, 청년들의 신앙생활 활성화가 서로 연결선상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청소년들이 체험적 영성과 선교활동, 복음의 가르침을 증언하는 삶을 살도록 하는 교회의 역할과 사명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루었으며, 특별히 전례, 교육, 조직, 시설 투자와 지원, 문화, 선교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활성화를 모색하는 장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라고 하겠다. 4. 시노드 이후 4년간의 노력과 현재 상태 많은 기대와 흥분 속에 시노드 결의문이 선포되었고 교구의 쇄신과 발전을 위해 온 교구 신자들이 힘을 합쳐서 시노드의 목적을 달성하자고 다짐하였다. 지구별 청소년 복음화 담당 사제들이 임명되고 청년분과가 신설되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제반 여건들이 많은 관심과 사랑 속에 개선되었다. 그런데 시노드 구현을 위해 저마다 열심을 다한 지 벌써 4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의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 한마디로 뚜렷하게 변화된 것이 없다. 노력을 많이 하였어도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활성화에 뚜렷한 변화가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반성을 통해서 얻은 첫 번째 결론은, 청소년 문제들 가운데에서 근본적이며 고질적인 부분들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교구 시노드의 결과물로 제시되어 교구의 중심사목이 된 소공동체 활성화는 나름대로 자리매김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활성화는 오히려 현 주일학교 체제로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절대로 필요하며, 또한 본당 주임신부들의 획기적인 의식 전환이 절대로 팔요하다. 둘째는, 꾸준하게 시노드 정신을 구현해 나갈 조직이 정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노드 폐막 이후에 시노드 사무국을 대신하여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활성화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청소년국은 새로운 목표와 실행에 맞추어 조직을 정비하지 못하였으며, 교구와 본당은 늘어나는 신자들을 위한 성당 신축에 많은 재정과 힘을 투자하여 기존의 문제들을 해결할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5. 시노드의 성공적 구현을 위하여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정말 해야 할 일은 무엇이며, 무엇부터 해야 할 것인가? 1) 청소년 중심 사목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내용의 공유와 협력 수원교구는 2001년 교구장 사목교서에서부터 청소년사목을 포함시킨 교구장 5대 중점사목을 발표하였는데, 그 가운데에서도 다음과 같이 청소년사목을 중점 사목으로 지목한 부분을 주목하여야 한다. “지금까지의 사목은 청소년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본당과 교구는 지금까지 어른들에게 맞추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사목의 중심은 이제부터 청소년들에게 맞추어져야 하며, 또한 그렇게 맞추어질 것입니다”(「2001년 수원교구 복음화 지침서」). 이것은 자녀들에게 집중되어 있는 가정과 사회의 상황과 잘 결부되는 것이다. 자녀들에 대한 신앙교육을 하는 데에서 교회가 지혜롭게 행동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교회의 청소년사목에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며, 청소년들이 역동적인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교회는 갈수록 미래가 불투명해질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소년 중심 사목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중요하며, 청소년사목에 대한 공유와 협력은 필수적인 것이라고 하겠다. 2) 청소년 사목자들을 위한 구체적 지침 마련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활성화에 관한 문제는 교회의 당면 과제 가운데 가장 대책을 세우지 못하는 분야라고 말할 수 있다. 청소년사목은 ‘청소년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 밖에 여러 측면들을 내포하고 있고 또한 그 순서가 중요하다. 그리고 청소년 사목자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올바른 지도가 중요하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젊은이들이 단지 교회의 사목적 배려의 대상이 아니라 … 사도직 활동에서 교회 사명의 주체들이며 협력자들”이라고 강조하면서, 사목자들은 “젊은이들에게 사회와 교회의 미래를 위한 그들의 책임을 상기시키고, 또한 그들이 이러한 책임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아시아 교회」, 47항)고 하였다. 그리고 인도의 코이카라 신부도 이렇게 강조한다. “사목자들은 청소년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교회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이끌고, 나아가 그들 스스로 동료 청소년들을 위해 일하도록 안내하여야 한다.” 이것을 위해 주임신부, 분과위원회, 교사 등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많은 사목자들이 청소년사목을 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기본 지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3) 실행 기구의 정착과 전문 인력 양성 아무리 좋은 시노드 결의문이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다면 결의문은 단지 하나의 문서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모든 교구민이 장기간에 걸쳐 결의하여 만들었고 교구가 의지를 가지고 정책적으로 펼치는 일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다면, 교구는 더 이상 어떠한 것도 교구적으로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실행 기구의 정착이 필요하며, 목적 사업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직원과 봉사자들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전문 인력들을 양성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2년 후, 5년 후, 나아가 10년, 20년, 30년 후의 계획이 없는 단체, 본당, 지구, 교구는 미래가 밝지 않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준비가 없이 오늘만을 사는 가정과 교회라면 어떻게 다가오는 많은 난관들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겠는가?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교구의 현실은 그래서 암울하다.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무조건적인 희망 또한 아무 의미가 없다. 4) 중장기적 발전 정책과 계획 수립 모든 문제는 한 가지만의 문제인 것은 거의 없고 대부분 여러 가지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한 예로 성당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봉사자들의 자녀들이 오히려 신앙생활을 등한시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 자녀들만 나와도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활성화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하는 신자들이 많다. 물론 이들이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지 못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열심하다는 봉사자들의 자녀들이 신앙생활을 잘 하지 않고 그것에 대하여 교회 지도자들과 사목자들의 역량이 자의이든 타의이든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그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겠는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것을 위해서는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적 발전 정책과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 보고 평가하며 그 내용을 참고하여 좀 더 좋은 방법으로 다시 적용해 보는 중장기적인 실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 본질적인 것을 다루고 그것이 발전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지 않다면, 한두 가지의 신앙생활 프로그램으로 전체적인 문제가 조금씩이라도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 6. 수원교구 청소년국의 발전 방향 수원교구 청소년국에서는 깊은 반성과 성찰을 거쳐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교회의 내적 성장을 위해서 여러 가지 사업을 계획하였으며 준비하고 있다. 첫째로, 시노드 결의문의 시행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청소년국이 주관하여 각 본당 초등부, 중고등부 학생들과 사목위원, 교리교사, 본당신부 등을 대상으로 설문 작업을 시작하였으며(청년사목부는 완결하였다), 분석 작업을 통해 정확한 문제를 해부하고 파악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해결을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러한 조사방법은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정기적으로 실행하여 그 결과에 따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둘째는, 청소년국의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다. 교구장 주교의 청소년 중심 사목을 실현할 수 있도록 중장기 정책과 그 실현 방안에 대한 연구를 하고 본질적인 문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자 청소년국의 현 조직 시스템을 정비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왜냐하면 기존의 주일학교 중심의 청소년사목은 현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어서 새로운 조직 구도 아래 실질적인 청소년들의 신앙생활 활성화를 꾀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소년국은 새 조직 안에 교육연구사목부를 신설할 것이다. 교육연구사목부에서는 교회의 미래와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예언자적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연구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는 조직은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로, 우선적이고 필연적인 많은 사업들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각 부서를 통합하여 운영하는 것이다. 각 부서가 서로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으면서도 그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통합으로 오는 여러 가지 장점을 잘 살려 본당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이루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 외에 다른 많은 부분들도 순차적으로 계획에 따라서 시행할 방침이다. 맺는 말 대부분의 교회가 외형적으로는 많이 성장하였으나 그것에 걸맞은 내적 성장은 매우 더디다. 비정상적으로 성장한 아이들에게 많은 문제가 일어나는 것처럼 교회 또한 같은 처지라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외적인 성장에만 신경을 써서는 안 된다. 부모들이 자녀들의 장래와 교육을 위해 수입의 절반 이상을 쓸 정도의 관심을 가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청소년들이 교회의 미래요 희망이라고 생각한다면 좀 더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으로 그들에게 다가서야 할 것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속담이 있다. 얼마나 합리적이고 지혜로운 말인가? 뿌린 대로 거두게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 교회에는 어디에다 내놓아도 손색없는 청소년 지도자들이 몇 명이나 있는가? 오십 명만 있어도 교회는 건재할 수 있을 것이다. 삼십 명만, 이십 명만, 아니, 열명만 있어도 교회는 건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유황불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어쩌면 더 심한 모습으로, 준비하지 않은 대가를 치러야만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새롭게 시노드를 구현하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노력한다면 교회의 쇄신과 발전은 가능한 것이며 성령의 은총 또한 풍성할 것이라고 믿는다. [사목, 2005년 11월호, 한승주(수원교구 청소년국장 청소년 문화원장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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