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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혼한 딸이 걱정입니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10-19 조회수4,398 추천수0

[교회법아 놀자] 이혼한 딸이 걱정입니다



궁금해요 :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결혼하여 현재 초등학생 딸까지 둔 저의 자식 문제입니다. 오래 전부터 사위의 의처증으로 인한 폭행으로 딸이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었으면서도 부모님이 걱정할까봐 혼자 속을 태우다가, 저희에게 사실을 이야기하였습니다.

현재 사위는 돈을 번다고 외국으로 나간 후, 2년 동안 무소식입니다. 생활비는 물론 자기 딸 용돈 한 푼 보내준 게 없습니다. 사위가 진 카드빚을 딸이 차압까지 당해가며 천신만고 끝에 갚은 후, 딸이 혼자 변호사를 통하여 단독 소송을 해서 이혼 판결을 받았습니다. 사위는 혼인 전에 영세시켜 성당에서 정식으로 혼인성사를 받았습니다.

제가 가장 궁금한 것은, 교구 법원에 혼인무효소송을 청할 경우 사위의 생사와 행방을 모르는데 가능한 지 궁금합니다.

현재 제 딸은 고해성사를 보고 성체를 모시는 등 성사생활을 하고 있다는데 교회법적으로 볼 때 재혼을 하지 않았으므로 아직은 괜찮은 것인지요? 답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답입니다 : 딸의 문제로 문의를 하셨군요. 성당에서 성사혼인 예식을 하였는데,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이 있었군요.

성당에서 관면혼인이나 성사혼인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부부의 평생 공동 운명체에 금이 간 경우에, 교회법원은 판결을 내려줍니다. 교회법원은 유효한 혼인인가 혹은 무효한 혼인인가를 판결합니다. 교회법원은 당사자들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혼인하기 전부터 존재하던 것인가를 조사합니다.

다시 말하면 혼인하기 전부터 혼인을 맺을 능력을 소유하였는지 그 여부를 조사합니다. 교회법 조문에 따르면, 이성 사용이 결여되어 있는 사람, 주고 받을 혼인의 본질적인 권리나 의무에 대해서 분별력이 중대하게 모자라는 사람, 심리적인 원인 때문에 혼인의 본질적인 의무를 질 수 없는 사람은 혼인을 맺을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간주합니다. 위에 해당하는 요소들로 부부의 평생 공동운명체가 파탄이 나면, 교회법원은 혼인무효 판결을 내립니다. 이런 경우에는 관면혼인이나 성사혼인을 성당에서 맺었다고 하더라도 무효한 혼인이 되는 것입니다. 혼인을 맺지 않은 것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처음부터 무효한 혼인이 되는 것입니다.

교회법원이 판결하는 것은 이혼판결이 아니라, 처음부터 혼인이 무효한 혼인임의 여부를 판결하는 것입니다. 딸의 혼인무효소송을 교회법원에 청하시기 바랍니다. 사위가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혼인무효소송은 그대로 진행이 됩니다.

현재 따님이 성사생활을 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를 않습니다. 관면혼인이나 성사혼인을 하고 민법상 이혼을 하였더라도 성사생활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교회에서는 민법상의 이혼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혼인유대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따라서 이혼한 교우들을 죄인 취급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혼한 교우도 자신의 성사생활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인지하고 신앙생활을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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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철 신부는 1993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로마 교황청립 라테란대학교에서 교회법 박사학위를 받았다.

※ 전례와 성사 및 기타 신앙생활과 관련된 교회법에 대한 문의는 신동철 신부(stomaso@hanmail.net)나 편집국(22면 주소 참조)으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가톨릭신문, 2013년 10월 20일,
신동철 신부(안동교구 남성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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