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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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20일 금요일

[(홍)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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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전례

우리나라는 18세기 말 이벽을 중심으로 한 실학자들 몇몇의 학문적 연구로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이들 가운데 이승훈이 1784년 북경에서 ‘베드로’로 세례를 받고 돌아와 신앙 공동체를 이룸으로써 마침내 한국 천주교회가 탄생한 것이다. 대부분 선교사의 선교로 시작된 다른 나라들의 교회에 비하면 매우 특이한 일이다. 그러나 당시 한국 사회는 전통을 중시하던 유교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어, 그리스도교와 크게 충돌하였다. 결국 조상 제사에 대한 교회의 반대 등으로 천주교는 박해의 시대를 맞이하였다. 신해박해(1791년)를 시작으로 병인박해(1866년)에 이르기까지 일만여 명이 순교하였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의 해인 1984년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이들 순교자 가운데 한국인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와 평신도인 정하상 바오로를 비롯한 103명을 시성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 교회는 9월 26일의 ‘한국 순교 복자 대축일’을 9월 20일로 옮겨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현재 한국 교회는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아직 시성되지 못한 순교자들의 시복 시성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9월 22일 주일로 경축 이동을 하지 않을 곳에서는 대축일 미사를 드린다.>

오늘 전례
▦ 오늘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입니다. 우리가 받은 복음 말씀은 신앙 선조들의 피로 전해진 것입니다. 그분들은 주님의 말씀을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기나긴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이어 온 선조들의 고귀한 정신을 되새기는 가운데 오늘 우리 자신의 믿음을 성찰해야 하겠습니다.

입당송

거룩한 순교자들을 공경하여 축제를 지내며 다 함께 주님 안에서 즐거워하자. 천사들도 이날을 기뻐하며 하느님의 아들을 찬양하네.
<대영광송>

본기도

인류를 창조하시고 구원하시는 하느님, 이 땅에서 하느님의 백성을 선택하시어, 오묘한 방법으로 복음을 받아들이게 하시고,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의 영광스러운 신앙 고백으로 하느님의 백성을 자라게 하셨으니, 저희도 죽기까지 복음을 따라 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말씀의 초대

지혜서의 저자는 의인들의 죽음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전한다. 하느님의 은혜를 크게 얻어 영원한 생명으로 건너가 민족들을 통치할 것이라고 단언한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는 어떠한 역경과 고난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다고 외친다. 도살될 양처럼 여겨지더라도 주님의 도우심에 힘입어 그것을 이겨 낼 것이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길을 알려 주신다. 곧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위하여 목숨을 내어놓아야 한다.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이 오히려 목숨을 잃을 것이고,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이 목숨을 구할 것이기 때문이다(복음).

제1독서

<하느님께서는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 지혜서의 말씀입니다. 3,1-9
1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2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며, 3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4 사람들이 보기에 의인들이 벌을 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5 그들은 단련을 조금 받은 뒤 은혜를 크게 얻을 것이다. 하느님께서 그들을 시험하시고, 그들이 당신께 맞갖은 이들임을 아셨기 때문이다.
6 그분께서는 용광로 속의 금처럼 그들을 시험하시고, 번제물처럼 그들을 받아들이셨다.
7 그분께서 그들을 찾아오실 때에 그들은 빛을 내고, 그루터기들만 남은 밭의 불꽃처럼 퍼져 나갈 것이다. 8 그들은 민족들을 통치하고 백성들을 지배할 것이며, 주님께서는 그들을 영원히 다스리실 것이다.
9 주님을 신뢰하는 이들은 진리를 깨닫고, 그분을 믿는 이들은 그분과 함께 사랑 속에 살 것이다. 은총과 자비가 주님의 거룩한 이들에게 주어지고, 그분께서는 선택하신 이들을 돌보시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시편 126(125),1-2ㄱㄴ.2ㄷㄹ-3.4-5.6(◎ 5)
◎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 주님이 시온을 귀양에서 풀어 주실 때, 우리는 마치 꿈꾸는 듯하였네. 그때 우리 입에는 웃음이 넘치고, 우리 혀에는 환성이 가득 찼네. ◎
○ 그때 민족들이 말하였네. “주님이 저들에게 큰일을 하셨구나.” 주님이 우리에게 큰일을 하셨기에, 우리는 기뻐하였네. ◎
○ 주님, 저희의 귀양살이, 네겝 땅 시냇물처럼 되돌리소서. 눈물로 씨 뿌리던 사람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
○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사람들, 곡식 단 안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 ◎

제2독서

<죽음도, 삶도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로마서 말씀입니다. 8,31ㄴ-39
형제 여러분, 31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32 당신의 친아드님마저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두를 위하여 내어 주신 분께서, 어찌 그 아드님과 함께 모든 것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33 하느님께 선택된 이들을 누가 고발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을 의롭게 해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34 누가 그들을 단죄할 수 있겠습니까? 돌아가셨다가 참으로 되살아나신 분, 또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신 분,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간구해 주시는 분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35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칼입니까? 36 이는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입니다. “저희는 온종일 당신 때문에 살해되며 도살될 양처럼 여겨집니다.”
37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 38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도, 권세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권능도, 39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떠한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환호송

1베드 4,14 참조
◎ 알렐루야.
○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에 모욕을 당하면 너희는 행복하리니, 하느님의 성령이 너희 위에 머물러 계시리라.
◎ 알렐루야.

복음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9,23-26
그때에 23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4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26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영광과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싸여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강론 후 잠시 묵상한다.>
<신경>

보편 지향 기도

<각 공동체 스스로 준비한 기도를 바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형제 여러분, 우리가 순교 성인들을 본받아,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마음 깊이 새기며 열심히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느님 아버지께 간절히 기도합시다.
1. 우리나라 교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믿음의 샘이신 주님, 선조들의 순교 신앙을 이어받은 이 땅의 교회가 주님에 대한 믿음으로 어려움들을 기꺼이 이겨 내고,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성실히 전하게 하소서.
◎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2. 세계 지도자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지혜의 주님, 세계의 모든 지도자에게 지혜의 은총을 주시어, 그들이 세계 평화를 해치는 악을 없애고 인류 화해와 공동선을 지향하는 형제애를 이루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3.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치유자이신 주님, 몸이 아픈 이들을 주님의 손길로 어루만져 주시어 고통을 치유해 주시며, 그들이 십자가의 고통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에게서 위로받으며, 하루빨리 몸과 마음의 건강을 찾도록 도와주소서. ◎
4. 지역 사회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사랑이신 주님, 저희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의 모든 이가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사랑하게 하시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을 갖게 하소서. ◎
+ 저희를 구원의 길로 이끄시는 주님, 순교 선조들의 굳은 믿음을 본받고자 하는 자녀들의 기도를 너그러이 들어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 아멘.

예물기도

전능하신 주 하느님, 주님 백성이 드리는 이 제사를 자비로이 받아 주시고, 복된 순교자들의 전구를 들으시어, 저희 자신을 주님께 맞갖은 제물로 바치며 온 세상 사람들의 구원에 이바지하게 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선조들의 신앙>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저희 선조들을 복음의 빛으로 불러 주시어, 갖가지 빛나는 덕행을 갖추게 하시고 죽기까지 신앙을 지키게 하시어, 마침내 아드님의 승리를 함께 누리게 하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천사와 한국 순교자들과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또는>

<순교자들의 증거와 모범>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복된 순교자 ( )는 주님을 현양하려고, 그리스도를 본받아 피를 흘려, 주님의 위대하심을 드러내었나이다. 이처럼 주님께서는 연약한 인간에게,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님을 증언할 강한 힘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모든 천사와 함께, 저희도 땅에서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 거룩하시도다! …….

영성체송

마태 10,32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하리라.

영성체 후 묵상

▦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신 나머지 버림받으시고 온갖 고난을 당하셨습니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받아 모신 성체는 이를 보여 주는 가장 강력한 표징입니다. 이제 우리도 예수님 사랑의 결정체인 성체를 받아 모셨으니, 부귀보다는 가난을, 장수보다는 단명을, 명예보다는 모욕을 받아들이는 것이 그분을 위한 것이라면 기꺼이 그것들을 선택하려는 각오를 다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하느님 아버지, 거룩한 순교자들의 축제를 지내며 용사들의 음식으로 힘을 얻고 주님께 간절히 청하오니, 저희도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게 하소서. 우리 주 …….

오늘의 묵상

오늘은 한국 순교 성인의 대축일입니다. 이 땅의 103위 순교 성인은 오늘 복음에서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실천하신 분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그런데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오늘의 우리에게는 선조들의 영웅적인 순교 이야기가 가슴 깊이 와 닿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우리가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 말씀에 나오는 ‘목숨’이라는 말은 영어로 ‘라이프’(life)입니다. 이 ‘라이프’는 ‘생명’ 또는 ‘목숨’으로 번역할 수도 있지만, ‘인생’이나 ‘생활’이라고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오늘의 말씀을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되새겨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첫 번째로 ‘정녕 나 때문에 자기 인생을 바친 사람은 그 인생을 살리게 되는 것이다.’라고 새겨봅니다. 이는 수도자의 삶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쳐 주님을 증언하는 이가 바로 수도자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정녕 나 때문에 자기 생활을 바친 사람은 그 생활을 살리게 되는 것이다.’라는 생각입니다. 이 경우에는 우리 교우들, 곧 평신도들의 삶을 새겨볼 수 있습니다. 여가 활동이나 취미 생활 등 삶의 여러 부분에서 자신을 희생하며 주님을 증언하기 때문입니다.
공인된 말은 아니지만, 이 땅의 수많은 순교자들처럼 목숨을 바쳐 신앙을 지킨 것을 ‘적색 순교’라고 표현합니다. 또한 일생을 바쳐 신앙을 증언한 삶을 ‘백색 순교’, 일상생활을 주님께 봉헌하며 희생하는 삶을 ‘녹색 순교’라고도 합니다.
종교 박해가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순교의 또 다른 의미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