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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부님, 자살한 신자에게 장례미사가 가능한가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13 조회수11,933 추천수0
[빛과 소금] 교회법 (5) 신부님, 자살한 신자에게 장례미사가 가능한가요?


“자살한 신자에게 장례미사가 가능할까요?” 라는 질문을 던지면 교우들은 물론이고, 사제들이나 수도자들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신학생 시절에 한 젊은이의 자살이 있었습니다. 그 젊은이의 부모들은 사고사라고 하였고, 이에 본당 신부님은 장례미사 일정을 잡았지요. 그런데 장례미사 직전에 자살임을 본당 신부님은 알게 되었습니다. 당황한 신부님은 “자살했지만, 죽기 전에 분명히 회개했겠지!” 라고 하면서 자신이 집전해야 하는 장례미사에 합리화를 하는 것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기억하는 자살에 대한 과거 교회의 가르침은, 자살은 하느님의 사랑에 어긋나는 것이고, 5계명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어기는 아주 큰 죄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과거에는 직접 자살은 대죄이므로, 교우가 자살하였으면 그는 대죄 중에 죽었고, 또 아무런 회개의 표시도 없었으므로 교회 예식으로 장례 지내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즉 자살자를 위해서 공식적으로 미사를 드리거나 사도 예절을 행하거나 교회 묘지에 안장하거나, 여럿이 모여 입관·하관 예절이나 연도까지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또 구 교회법 제1240조에서는 장례미사가 거부되어야 할 사람은 “① 배교자와 이단자 및 이교자, ② 자기 시신을 화장하도록 명한 자, ③ 숙고하여 자살한 자, ④ 기타 공공연하고 명백한 죄인들” 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옛 교회의 가르침과 옛 교회법에 익숙한 사람들은 자살한 신자는 장례미사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 교리서 2283항에 “스스로 목숨을 끓는 사람들의 영원한 구원에 대해 절망해서는 안 된다. 하느님께서는 당신만이 아시는 길을 통해서 그들에게 구원에 필요한 회개의 기회를 주실 수 있다. 교회는 자기 생명을 끓어 버린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한다.” 라고 하였습니다.

또 현행 교회법 제1184조에서는 “죽기 전에 어떤 참회의 표시가 없는 한 교회의 장례식이 박탈되어야 할 자로 ① 배교자와 이단자 및 이교자, ② 가톨릭 신앙을 반대하는 이유로 화장을 선택한 자, ③ 공개적 추문으로 교회의 장례식을 허가해 줄 수 없는 그 밖의 분명한 죄인들”이라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자살자에 대한 언급이 현행 교회법에서는 삭제가 되었다는 것은, 자살한 신자에 대한 장례미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교회가 허가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이 대죄라는 것은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신자들이 자살한 영혼의 구원을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하고 장례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허가한 것입니다.

물론 자살이, 젊은이들에게 본보기로 행해진다면, 이것은 죄로 이끄는 유혹이라는 매우 악한 표양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면에서 베르테르 효과를 일으키는 유명인들의 자살은 매우 악한 표양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2010년 8월 1일 연중 제18주일 인천주보, 박희중 안드레아 신부(인천가톨릭대학교, 교구 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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